▶중소벤처기업부 임상규 서기관│임상규
중소벤처기업부임상규 서기관
경기도에 자리한 와이비소프트는 오랜 연구 끝에 환자의 낙상사고 방지용 안전바가 부착된 휠체어를 개발했다. 그런데 일부 기관에서 의료기기 인증 획득과 의료수가 적용을 하는 데 2년 이상 걸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국내 병원, 요양원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도 다수의 특허 취득 후 야심 차게 제품 출시를 준비했던 유영배 대표는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재정담당관실 임상규 서기관은 2018년 4월 20일 해외시장총괄담당관실에 근무할 당시 스타트업 대상 간담회에서 이 기업 사례를 접하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기업 측은 “최악의 경우 중국의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인 리하센스(Rehasense)에 특허 매각까지 생각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직접 생산해 대한민국 브랜드로 판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간담회 준비 담당자였던 임 서기관은 이 기업이 개발한 안전바 부착 휠체어에 대한 의료기기 제조업 등록, 의료수가 적용에 필요한 시험성적서 발급 문제 등을 신속하게 해결해 제품을 출시하도록 돕고 싶었다.
문제 해결 위해 관련 부처와 수시로 상담
간담회 이후 바로 와이비소프트를 방문해 제품과 현재 진행 상황(애로사항)을 상세히 파악하고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관련 법령 조사, 의료기기 판매를 위한 절차 파악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정책과, 시험인증기관(KTR, KTL, 부산고령친화연구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련 기관 담당자와 수시로 상담했다.
이 결과를 와이비소프트 측과 공유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희망이 보였다. 이 기업의 제품은 1등급 의료기기에 해당하기에 신고만 하면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이 정보를 접한 업체 측은 4월 25일 즉시 제조업 등록을 했다.
다른 희소식도 들려왔다. 식약처와 협의한 결과 복지용구 등록을 위한 시험 검사는 기존 기준(KSP 6113)으로도 진행 가능하다는 소식이었다. 4월 26일 이를 와이비소프트 측에 안내했고, 5월 2일 기업 측은 시험성적서 발급을 의뢰했다. 결국 와이비소프트는 인증 및 복지용구 등록 절차를 정상적으로 거치고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제품 출시 후 7월 4일 휠체어 등 의료기기 글로벌 기업인 리하센스와 2021년까지 70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좋은 소식이 줄을 이었다. 유럽 현지 다수 기업과도 수출 관련 협의를 하는 중이라는 소식을 듣자 임 서기관은 더없이 기뻤다.
이는 ‘2년 걸릴 일을 며칠 만에 해결한’ 적극행정 사례로 손꼽힌다. 임 서기관은 “업무를 총괄하고 있어서 현안 대응과 과제 해결을 병행하는 데 시간이 부족했다”며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의료기기 제조 등록 및 시험성적서 발급 문제를 해결하는 거라 처음에는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문제를 접했을 때 해결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들고, 해결을 장담할 수도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을 피하지 않고 기업 측과 적극적으로 부딪힌 덕에 신속하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의 중기씨’ 상 첫 번째 수상자로 뽑혀
“유 대표께서 제가 주선한 시험인증기관을 방문하신 후 ‘장비가 부족해서 시험성적서 발급이 어렵다’는 기관 측 얘기를 듣고 전화를 하셨어요. ‘사업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며 크게 낙담하시더라고요. 저도 결과를 듣고 막막함을 느꼈지만, 동시에 끝까지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보자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수소문했죠. 부산 테크노파크(TP)에서 시험성적서를 발급해준다는 것을 파악하고 담당자와 통화 후 유 대표 측에 안내를 해드렸는데 그쪽에서 긍정적인 얘기를 듣고 많이 기뻐하시더군요. 저희한테도 매우 고마워하시는 걸 보고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특히 우리 제품이 해외에 수출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보람이 더 큽니다.”
이 사례로 임 서기관은 중소기업벤처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일한 공무원에게 주는 ‘이달의 중기씨’라는 상의 첫 번째 수상자가 됐다. 임 서기관은 “적극행정은 결과를 예단하지 않고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문제에 부딪히는 것이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간부 분들이 스타트업 간담회 같은 행사가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간담회가 돼야 한다고 많이 강조하셨는데 이런 관심도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동료 직원들과 다른 부서에서도 제가 세부적으로 문의하는 내용에 대해 바로바로 알아봐주시는 등 협업했던 것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부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중소벤처기업부처럼 지원 부처의 경우,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말했을 때 기업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고, 더욱 희망적인 해결 방법을 찾는 사례도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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