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9일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든 패널들을 보며 웃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화 100분 이모저모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과 대화한 것을 두고 진솔한 소통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을 청취했고, 질문 내용을 종이에 메모했다. 방송이 한 시간가량 진행된 후에는 재킷을 벗고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답변에 열중하기도 했다.
김찬욱(41·경기도 부천시 중동)씨는 “경기 부양 수단으로 부동산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신뢰가 갔다”며 “과거 역대 정부마다 경제가 어려우면 결국 기댄 것은 건설업이었기 때문에 이번 정부도 다를 바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이 직접 약속했기 때문에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신호정(39·서울 화곡동)씨는 “고 김민식 군의 부모를 대통령이 직접 위로하는 장면에서 과거 세월호 생각이 났다. 아이를 잃은 부모들이 청와대로 행진하려 했지만 경찰에 둘러싸여 저지되지 않았나. 그때와 지금의 대한민국은 다른 사회인 것 같다”고 평했다.
고민청 청와대 대변인은 11월 20일 /tbs>/tbs>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민과의 대화를 기획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큰 장점은 진심이고 진정성”이라며 “방송에서는 어쩔 수 없이 큐시트라는 것을 만드는데 수많은 언론에서 ‘다 짜고 친다’는 등의 여러 의혹을 제기하니 그럴 바에야 ‘아무것도 없이 해보자’고 (참모진이 제안)했고 대통령도 오케이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하는 동안 (패널들은) 서로 의견을 주장하려고 그랬지만 끝날 때는 모두가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끝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각본 없이 진행된 행사인 만큼 300명의 패널들이 서로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경쟁적으로 소리치는 장면도 연출됐다. 고 대변인은 아찔했던 상황을 뒤돌아보며 “현장에 있다 보니 ‘이러다가 정말 아수라장이 되면 어떡하나’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마지막에 감동이었던 것은, 끝날 때 모두 다 일어나서 박수를 치며 끝내주시더라”고 전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소통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취임 초반 주요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파격적인 소통 행보를 보였다. 근래 들어 몇몇 인선 결정 등에 있어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으나 국민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다시 한 번 국민 통합의 길을 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을 고민하는 자리이고, 소통은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노변정담’은 가장 성공적인 국민 소통으로 평가받는다. 세계가 대공황에 신음하던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은 참모들과 난롯가에 둘러앉아 대국민 담화문을 다듬던 전통을 확장해 라디오로 국민에게 얘기하는 노변정담을 선보였다. 메신저는 그 자체로 때로 메시지보다 월등한 영향력을 미친다. 생방송 진행 상황으로 메시지 전달이 약화됐다는 아쉬움도 남았으나, 국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메신저로서 문재인 대통령은 긍정적인 인상으로 남았다는 평가다. 대통령의 공감 능력과 소통하려는 태도는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는 힘이다.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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