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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SW 교육기관 ‘에콜 42’ 본떠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설립
석·박사급 인재 해외 파견 지원 일반대학원에 AI학과 설치
정부가 2023년까지 4차 산업혁명 관련 인재 1만 명 양성에 나선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SW) 교육기관을 신설하고 석·박사 인재의 해외 파견을 지원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2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 선도인재 집중양성 계획(2019~2023)’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현 교육 시스템에서 배출하는 인적자원과 산업계 수요에 맞는 인재 사이에 격차가 있다고 보고, 관련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시스템 마련 계획을 세웠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과 지난해 9월부터 ‘핵심인재 양성 TF’를 구성해 외부 의견을 수렴해왔다.
운영예산 2023년까지 1806억 원으로
정부는 우선 비학위 2년 과정의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설립해 매년 500여 명의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프랑스 소프트웨어 교육기관인 ‘에콜 42(Ecole 42)’를 벤치마킹한 기관으로, 실습 중심의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콜 42는 교수와 교재, 학비가 없는 ‘3무(無) 제도’로 잘 알려져 있다. 과기정통부는 산학협력의 용이성을 고려해 이 기관을 수도권에 설치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한 운영예산은 올해 390억 원에서 2023년까지 1806억 원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석·박사급 인재를 해외에 파견해 해외 전문가와 공동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핵심인재 양성’ 추진 계획도 내놨다. 지원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 미래형 자동차, 드론, 에너지, 정밀 의료, 신약 분야 등이며 2023년까지 글로벌 인재 2250명을 양성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일반대학원에 AI학과를 설치해 2023년까지 총 860명의 인재를 기르고 산업 맞춤형 교육으로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분야에서 실무인재 70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AI학과를 개설하려는 대학의 신청을 받아 3곳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선정된 대학은 올해 가을 학기(9월)부터 학과를 운영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5년간 90억 원(2019년 10억 원, 2020년 이후 연 20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후 단계 평가를 거쳐 최대 5년(3+2년)을 추가해 총 10년간 19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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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부문 산업 맞춤형 교육도
졸업 예정자나 취업 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산업 전문가들이 프로젝트 기반으로 멘토링을 하는 교육 훈련도 계획돼 있다. 이를 통해 AI와 클라우드, VR과 AR 등 8대 혁신성장 부문에서 실무인재 7000명을 양성한다는 게 목표다. 올해 인공지능학과 신설에는 30억 원을, 실무인재 양성에는 280억 원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는 시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적시에 배출되는지 지속해서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경제활력 대책회의로 별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경원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이번 계획은 4차 산업혁명 선도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인재가 지속해서 양성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신기술 기반의 창업이 활성화돼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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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교과서·학비 없이 현장 교육
프랑스 ‘에콜 42’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 선도인재 집중양성 계획(2019~2023)’의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프랑스의 ‘에콜 42(Ecole 42)’를 벤치마킹했다.
에콜 42는 정보기술(IT) 인재 양성을 위한 민간 교육기관으로, 2013년 프랑스 이동통신사 프리의 그자비에 니엘 회장이 사재로 설립했다. 교수가 없고, 교과서도 없으며 학비도 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학생들은 실제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 과제를 팀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에콜 42는 연간 3000명의 학생을 모집하는데, 지원자는 해당 누리집에서 논리력, 사고력 테스트를 통과하면 기본 지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입학생은 4주에 걸친 라 피신(la piscine)을 통해 선발한다. 이 기간에 지원자들은 매일 과제를 받아 다른 지원자와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에콜 42는 학위는 없으나 학생들이 상호평가로 점수를 매긴다. 에콜 42 졸업생은 대부분 글로벌 IT 기업에 취업한다. 유럽 모빌리티 기업인 블라블라카의 핵심 임직원도 에콜 42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과기정통부는 한국판 에콜 42인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설립으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실습(프로젝트) 중심의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교육과 차별화했다.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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