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아르고스다인과 성남시 관계자들이 코이카 운동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드론 시험비행장 조성
‘위이잉∼∼윙.’ 6월 12일 오전 11시경 경기 성남시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운동장에서 드론이 힘차게 날아올랐다. 드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아르고스다인의 시험비행 현장이다. 코이카 드론 시험비행장은 서울공항(군용기 전용)에서 차로 불과 5분 남짓 거리다. 드론을 띄우고 있는 코이카 운동장이 관제공역이란 의미다. 관제공역이란 항공법상 항공교통 관제업무가 제공되는 공역으로 우리나라는 31개 지역이 있다. 서울공항이 있는 성남은 공항 반경 9.3km 이내 지역(성남시 전체 면적의 82%)이 관제공역에 포함돼 드론 비행이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인근 전자부품연구원(KETI) 창업동에 입주해 있는 ㈜아르고스다인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시험비행 일정이 잡혀 있다. 성남시 직원 3명이 비행통제관으로 나서 비행고도와 반경 등을 현장에서 통제 감독했고, 보안지침 준수 여부 확인과 이륙과 비행 전후 안전체제를 유지했다.
▶6월 12일 드론 시험비행 현장인 경기 성남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운동장에서 드론이 날고 있다.
김성훈 아르고스다인 사업본부 차장은 “드론의 자율주행과 관제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하는데 주당 1~2회 정도의 시험비행이 필요하다”며 드론 시험비행의 중요성을 밝혔다. 시험비행장에 대해 “거리적 이점이 가장 크다. 드론 시험비행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지 않아도 돼 시간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또 절차도 까다롭지 않다. 지난 주에 성남시에 전자우편으로 신청했고, 이번 주부터 한달 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관제공역 내 시험비행은 성남시와 서울공항을 관할하는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이 2019년 2월 18일 맺은 ‘드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른 것이다. 협약에 따라 관제공역인 수정구 시흥동 코이카 운동장, 수정구 양지동 양지공원, 중원구 여수동 성남시청사 옆 저류지 등 3곳을 드론 시험비행장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성남지역 드론업체들의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었다.
▶6월 12일 드론 시험비행 현장인 경기 성남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운동장에서 드론이 날고 있다.
코이카 바로 옆이 4차 산업의 메카인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 허브다. 이곳에 입주한 드론 개발업체만 22곳이다. 성남지역 전체로 보면 총 56개의 드론 기업이 성업 중이다. 시험비행은 드론 산업 연구·개발(R&D)의 6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테스트할 곳이 마땅찮았다. 실내 실험장이 있지만 소형 드론의 수평 비행 테스트 정도만 가능할 뿐 고정익 드론 등 상업용 드론 시험을 소화할 수준에는 못 미친다. 관제공역에 포함된 탓에, 상당수 입주 기업들이 인근 화성이나 용인, 멀리는 영월까지 가서 시험비행을 해왔다. 당연히 시간적, 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이에 성남시는 드론 산업 활성화를 위해 판교 테크노밸리 중심에서 반경 1.86km, 수직 150m가 초경량비행장치 비행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다. 성남시 부단체장 주재 규제혁파 간담회, 국무조정실 주재 관계기관 회의 등에서 적극 건의하였고, 또한 기업 대표, 경기도, 국토부, 공군 등 관계기관과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그 노력이 ‘드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 체결로 이어졌다. 현재 지정된 3곳의 드론 시험비행장에서는 드론 기업이 개발 중인 무인비행기, 무인헬리콥터, 무인멀티콥터 등의 비행 기체를 띄워 장치를 점검할 수 있다. 다만 시험비행 고도는 150m, 반경은 900m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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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 적극행정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드론을 날려야 했던 드론 기업의 불편이 해소됐다. 이들이 가까운 지역에서 다양한 난이도별 시험비행이 가능해짐에 따라 연구개발의 성과를 즉각 시험해 보고 보유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관제공역에 드론 시험비행장이 생긴 것은 성남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는 세계적인 드론 선진국(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에서도 전례가 없는 사례로 꼽힌다. 성남이 관제 공역에서 드론 실외 시험비행을 허용한 국내 첫 사례인 만큼 앞으로 드론 관련 규제 완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은수미 성남 시장은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있는 기업의 드론 비행에 대한 규제 혁신은 문재인 대통령도 당부한 일”이라며 “4차 산업의 확대와 성남시에서 추진하는 아시아 실리콘밸리 조성에도 힘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글 심은하 기자
사진 곽윤섭 기자
| 김기한 성남시 주무관 인터뷰 |
“민·관·군 협조체계 구축 4차 산업혁명의 메카로”
-공항 주변에서 드론 시험비행을 허락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진행 과정 중에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뭔가.
=아무래도 군용기 전용 공항의 관제권이다보니 보안과 안전에 대한 염려가 무척이나 많았다. 이 염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하고, 기업체의 의견을 청취하고, 직접 드론을 띄워 시험비행장의 지형, 항공기상 등을 54회에 거쳐 점검했다.
-성남시와 공군의 역할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공군은 드론비행에 대해 승인을 하는 기관이고, 성남시는 신청서를 접수해 비행승인 신청을 하고, 실제 비행승인 시 보안과 안전에 대해 감독하는 비행감독관을 통해 현장의 안전과 보안을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
-2월 18일 업무협약을 맺고 3곳을 시험비행장 으로 정했다. 실제 운영은 언제부터 했나.
=실제적으로 사용을 시작한 것은 4월 16일 부터였다. 오늘(6월 12일) 아르고스다인의 시험비행이 15회차다.
-드론 산업에서 시험 비행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드론 연구·개발에서 시험비행이 60%를 차지한다. 그만큼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2016년 고용노동부 연구에 따르면, 비행장 주변에서 드론을 비행할 수 있는 것이 드론 조종자의 준수사항으로 규제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혔다.
-드론 시험비행장 조성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2026년까지 일자리 창출 2240명, 비용절감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 어마어마한 가치로 돌아올 것이다.
-성남지역 드론 업계의 반응을 대신 전해준다면.
=A업체는 “테스트를 위해 먼 곳까지 항상 이동을 해야해서 번거로움과 비용면에서 애로 사항이 아주 많았는데 이렇게 해결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B업체는 “지금까지 수많은 곳을 다니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루어졌다. 꿈만 같다”고 하더라.
-시험 비행장 이용 절차는 어떻게 되나.
=기업이 성남시에 시험비행 신청서를 제출하면, 성남시가 이를 모아 비행 승인권을 가진 비행단에 전달한다. 승인을 받은 기업은 드론비행이 가능한 날짜에 성남시 감독관과 함께 테스트 비행을 한다. 하루 최대 3개 업체까지만 받는다.
-개인도 이용이 가능한가.
=개인들의 문의가 정말 많이 왔다. 하지만 모두 불가능하다. 관제권에 드론 시험비행장을 허가한 것은 정부가 규제개혁의 틀을 과감히 깬 사례다. 또한 드론 산업의 중심인 성남지역을 4차 산업혁명의 메카로 성장시키기 위해 민·관·군이 협조체계를 구축한 경우다. 이는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 이용에 제한이 있는 점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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