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서 일방적인 정보 전달의 영향력이 과거 같지 않다. 지금은 얼마나 가까이에서, 필요한 정보를 다양하게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정부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딱딱할 것만 같았던 이들의 소통 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으며 산림청이 그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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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림청은 지난 5월 대외행사에서 포레스트 1번가를 처음 도입했다. ⓒ산림청
산림청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중앙행정기관 4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 정책소통 우수기관 평가’에서 ‘정책소통 우수기관’과 ‘공공매체 협업홍보’ 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산림일자리를 중심으로 기관장 현장 소통을 활발히 하고 여러 분야 매체와 협업하는 등 온·오프라인 대국민 쌍방향 소통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점을 인정받아서다. 특히 산림청은 이번 평가까지 6년 연속 정책소통 분야 우수 등급을 받음으로써 남다른 의미를 지니게 됐다.
산림청의 정책소통은 ‘정책’ 또는 ‘정부기관’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통상의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소통 수단이 한정됐던 과거에는 정책소통 방법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면, 산림청은 소통 채널이 늘어난 시대 분위기에 따라 소통 방법을 다변화시켰다. 우선 정책 구상 단계부터 ‘국민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국민을 위해 만든 정책이 소통 부족 탓에 오히려 국민과 대립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30년 가까이 산림청에서 재직 중인 박현재 대변인은 그 누구보다 정책소통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개념부터 달라졌어요. 1990년대 초만 해도 국민에게 정책을 알리는 방식은 주입식 공보 또는 홍보 성격이 강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소통 형태로 자리 잡고 있어요. 또 온라인 시스템이 활성화되면서 텍스트나 이미지 위주를 넘어 동영상 콘텐츠로 정책을 전달해야 하는 시대가 왔어요.”
산림청은 정책소통 방식에서 국민의 이해도, 공감대 형성 등의 측면을 고려했다. 신문, 방송 등 기존 매체를 활용한 홍보가 국민에게 정책을 알리는 한 방편임은 분명하지만 국민이 해당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하기엔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찍이 내세운 채널이 기관 블로그를 비롯한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다. 블로그는 전체 방문자 수 1200만 명을 훌쩍 넘길 정도로 대표적인 소통 통로다. 이들 SNS에는 산림청 정책 소식은 당연하고 산림과 관련해 국민이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정보들이 소개된다. 이를테면 ‘국립자연휴양림 직원이 추천하는 야영장’, ‘참나물오픈샌드위치 만들기’, ‘필레아 잘 키우기’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다. 산림청은 임업 재해 보험 보장 내용과 같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정보는 인포그래픽과 카드뉴스 형태로 풀어냈다.
SNS 모니터링 담당자인 조채윤 전문관은 “카드뉴스나 유튜브처럼 시각적인 정보가 아니면 국민의 눈길을 끌기 어렵다”며 “중요한 정보를 알게 돼 고맙다는 반응이 돌아올 때면 그날 하루 내내 즐겁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산림청은 SNS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직원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고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등 더욱 개선된 뉴미디어 소통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
포레스트 1번가, 청문청답 등 국민과 직접 대화 창구 조성
자체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산림청만의 소통 방식 중 하나다. 산사태를 예측하거나 산림 재해가 발생했을 때 행동요령을 알려주는 앱부터 휴양림 예약서비스가 가능한 앱까지, 산림청은 국민에게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댓글, 리트윗 등을 통해 국민의 피드백을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산림청은 휴양, 생활, 경제활동 등 국민과 접점에 있는 분야가 많은 만큼 큰 정책 외에 사소한 정보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오프라인 소통 채널도 빼놓을 수 없다. 산림청은 감성이 부족한 온라인 소통의 단점을 보완하고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포레스트 1번가’, ‘청문청답(靑問聽答)’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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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목소리를 들을수 있는 청문청답 행사(왼쪽) ⓒ산림청
산림청 대변인실 소속 직원들(오른쪽) ⓒC영상미디어
포레스트 1번가는 문재인정부의 ‘광화문1번가’를 본떠 만든 국민 의견 수렴 부스다. 산림청은 지난 5월 ‘자연휴양림 휴(休)문화한마당·숲교육어울림’ 행사장에서 처음으로 이 부스를 도입해 참가자 1000여 명의 의견을 들었다. 이를 통해 산림청은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2곳에 반려견 출입을 허용하도록 정책을 손질했다. 지난달에는 청년이 묻고 산림청장이 답하는 두 번째 청문청답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청년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산림일자리를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산림청이 보다 유연하고 차별화된 소통을 꾀한다고 해서 기존 소통방식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배포한 보도자료만 650여 건. 정부기관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보도자료는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전달되는 정보로 그 중요성이 높다는 게 박혜리 전문관의 이야기다.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수록 국민과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도자료는 기관의 소식을 가장 빨리, 잘 접할 수 있는 통로예요. 산림청은 매일 두세 건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유익한 정보 제공에 힘쓰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지난해 개청 50주년을 맞아 정책 패러다임을 ‘자원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했다. 숲을 가꿔 국민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는 게 핵심이다. 산림청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정부기관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정책소통 우수기관에 도전한다.
김재현 산림청장
국민과 소통할 때 비로소 정책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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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영상미디어
산림청 소식을 전하는 SNS 기반 동영상 콘텐츠는 김재현 산림청장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국민은 모든 정부정책을 알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관과 국민의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제안 이유였다. 특히 산림청이 담당하는 산불재난과 산사태 대응, 산림병해충 방제 사무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항에서는 쌍방향 소통을 빼놓을 수 없었다.
“개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와 산림청의 활동을 알리면서 우리 기관의 역할을 온전히 알고 계신 국민이 적다는 걸 깨달았어요. 산림은 여러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데 많은 분이 어디에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모르시더라고요. 그동안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만 소통해왔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수요자인 국민의 관점에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했어요.”
김재현 청장은 세대를 막론한 네트워크형 소통을 지향하면서도 2030세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려 한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요즘 젊은 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숲과 밀접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향후 그들이 숲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들어서다. 이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문청답’ 행사 개최 배경이기도 하다.
산림청은 3월 강원 지역에서 ‘청년이 바라는 일자리, 숲에서 찾다’라는 주제로 청문청답을 처음 개최한 데 이어 6월에는 서울시에서 진행한 바 있다. 김 청장은 이 자리에서 청년의 질문에 직접 답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무엇보다 그는 취업을 향한 청년들의 절박함에 비해 기관이 제공하는 정보의 부족함을 느껴 소통 공간을 더욱 늘리려 한다.
사람 중심 소통, 내부 대화도 중요
김 청장의 정책소통 방향 저변에는 ‘사람’이 존재한다. 그는 2017년 7월 산림청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일자리팀을 꾸려 ‘산림일자리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산림일자리발전소는 산림형 중간 지원 조직으로 행정과 현장 간 소통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산림청이 수립한 ‘숲 속의 대한민국 만들기 추진 계획’ 목적과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다. ‘숲 속의 대한민국’은 숲을 매개로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숲은 굉장히 좋은 매개체입니다. 산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경우는 극히 드무니까요. 숲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자연과 자연을 연결하고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싶어요. 이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그의 소통 방식에서 또 특기할 점은 ‘내부 소통’이다. 김 청장은 구성원들과의 소통부터 활성화돼야 국민과 양질의 소통이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그는 내부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현장 담당자를 비롯한 지방청, 산하기관 근무자들과 소규모 모임을 꾸준히 갖고 있다. 산림청장실 한편에 설치된 커다란 모니터도 활발한 소통을 위한 수단 중 하나다. 모니터에는 ‘금방 뵙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화면이 떠 있는데, 이것은 직원들이 김 청장의 실시간 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더불어 김 청장은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직접 방안을 제안할 수 있는 콘테스트를 열어 지원하고 있다.
“지난 1월 장차관 워크숍에서 대통령께서 ‘정책은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홍보로써 비로소 완성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책을 구상하는 것도 국민에게 알리는 것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죠. 산림청은 홍보를 넘어 정책이 현장에서 잘 실행되도록 내부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국민에게 더 유연하고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근하│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