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경아 약먹자’ 채널 운영
약에 대한 오해 바로잡는 약사 고퇴경 씨
“춤도 좋지만, 약도 놓칠 수 없죠”
고퇴경 씨는 ‘춤추는 약사’로 유명하다. 현직 약사인 그는 아이돌의 춤을 엽기적인 표정과 코믹한 편집으로 선보이며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정상의 범주를 넘어선 것 같은 그의 춤을 보고 친구들이 이제 약 먹을 시간이라며 “퇴경아 약 먹자”고 이야기하던 것을 채널 이름으로 사용했다. 그는 “K-POP의 인기에 묻어간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14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상위 1%의 유튜버다. 하지만 전업 유튜버로 나서진 않고 약사 일과 병행하고 있다. 유튜버는 즐기기 위해, 약사 일은 직업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인기 있는 콘텐츠를 좇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가 유튜브에서 보여준 행보는 오히려 반대였다. 한류스타로 떠오른 뒤에 차분하게 약에 대한 영상을 올린 것이다. 어쩌면 그동안 쌓은 인기 덕에 약이라는 제한적인 콘텐츠에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

ⓒ고퇴경
“인터넷에 올라간 건강 상식의 대부분이 잘못된 것이었어요. 잘못된 정보를 퍼나르면서 정설처럼 굳어진 것들도 많았죠. 사람들이 틀린 정보를 이야기해서 ‘어디서 그래요?’ 하고 물으면 블로그에서 봤어요, 카페에서 그러던데요 하는 거예요. 답답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아서 영상을 제작하게 됐죠.”
직업의식에서 시작된 자료 영상이었다. 누군가 질문할 때 찍어놓은 동영상을 보여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이다. 그가 올린 영상은 ‘생리 때마다 진통제를 먹어도 될까?’, ‘변비약으로 하는 다이어트?’, ‘피임약에 대한 모든 것’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면서 갑론을박이 자주 벌어지는 주제를 담고 있다. 논란을 종결지을 수 있는 영상 끝판왕인 셈이다.
“춤 영상 찍는 것에 비하면 오히려 쉬워요. 전공이니까 준비할 것도 없고, 편집도 거의 없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약사라는 타이틀을 걸었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작은 것 하나도 신경 써서 체크해야 하죠.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영상의 신뢰도가 무너지니까요.”
그의 영향력은 다양한 곳에서도 사용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즈 예방교육 동영상 제작에 고퇴경 씨를 섭외했다. 이는 젊은 층 에이즈 환자 수 증가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유튜버 스타인 고퇴경 씨가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고퇴경 씨는 에이즈 예방교육 영상에서 친근하면서도 전문가적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에이즈의 원인과 감염 경로, 콘돔 사용법 등을 차근히 설명한다.
인기 비결을 묻자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콘텐츠에 대한 고민보다 몸으로 직접 경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 맞추면 오래할 수가 없어요. 어차피 선택은 보는 사람들이 하는 거니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거,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면 돼요.”
강보라 위클리 공감 기자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