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이라는 표현보다는 ‘출생’이 좋을 것 같아요.”
결혼 3년 만에 셋째를 임신한 다둥이 엄마로 유명한 개그우먼 정주리는 “여자에게만 출산의 책임을 지우는 것 같은 ‘출산’보다는 부부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의미에서 ‘출생’이 좋은 표현 같다”고 말한다.
아들 둘과 뱃속의 셋째까지 있기에 육아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주리는 ‘육아’를 테마로 부모들이 유쾌한 수다를 나누는 SNS 라이브 쇼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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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31일 오후 2시 부산 해운대에서 생방송을 진행한 ‘우리 함께해Yo! 우.행.쇼.’ ⓒC영상미디어
지난 7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는 ‘우리 함께해Yo! 우.행.쇼.(이하 우행쇼)’가 그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후원하는 우행쇼는 출산과 육아 정책을 소개하고, 다양한 육아 토크를 통해 육아에 대한 정보를 나눈다.
정주리의 체험담과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네티즌들의 궁금증을 알아보는 ‘나도 궁금해’, 2주에 한 번 네티즌이 가장 궁금해 하는 실제 정책현장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주리의 현장학습’ 등 여러 코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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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행쇼 제14회 우리 동네 키움센터 방문 편 ⓒ우행쇼 유튜브
우행쇼는 정부의 다양한 저출산 정책이 우리 가족과 아이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고 우리가 놓치지 않고 챙겨야 할 정책들을 찾는다. 나아가 아이를 낳고 기르는 문제도 부모에게만 책임을 돌리지 말고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우행쇼는 출산과 육아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경험할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임산부 의료비 지원, 임신기 근노동시간 단축, 아이 돌봄 지원, 배우자 출산 휴가 등 여러 정책들을 재미있는 사례로 소개하는 방식이다.
진행자 정주리는 지난 7월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우리 시대의 싱글대디, 싱글맘, 육아맘, 육아파, 워킹맘 그리고 황혼 육아하는 할마, 할빠까지 우리 모두가 모여 한바탕 웃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우행쇼”라며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불만도 이야기하고, 좋은 점은 공유하자”고 소감을 밝혔다.
매주 수요일 2시 생중계… 육아 출근 시청자들 공감
누구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자유롭게 질문하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방송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매회 Q&A 시간이 마련돼 있어 시청자들이 전문가들과 실시간 소통하며 육아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댓글 창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한 ‘소통왕’을 선정해 육아에 보탬이 되는 선물을 제공한다. 방송 중간 중간에도 돌발퀴즈나 멘트를 통해 센스 있는 댓글을 남긴 시청자를 정주리가 직접 선정해 아낌없는 선물을 선사하기도 한다.
우행쇼는 지난 10월 31일 오후 2시 부산 해운대에서 생방송을 진행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행쇼의 MC 정주리입니다! 오늘도 육출! 육아 출근했다가 일하러 온 정주리입니다!” 화려한 입담으로 시작했지만, 아이 키우는 어려움을 ‘육아 출근(육출)’이라고 표현하니 아이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크게 공감이 갈 내용이었다.
아이를 낳는 것보다 키우면서 고민이 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이날은 아빠들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우리 아빠들 아이들과 하루에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평균 6분이래요. 하루가 24시간이고 1440분인데 그중에 6분만 우리 아이랑 보낸대요. 일도 하고 아이랑도 잘 놀아주려면 정말 슈퍼맨 아빠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이게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이러한 아빠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산 100인의 아빠단’이 방송에 출연했다. 2013년부터 아빠 육아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슈퍼맨이 되기를 강요받기보다는 ‘행복한 아빠’가 될 수 있도록 고민과 노하우를 나누는 아빠들의 모임이다. 한마디로 ‘육아’라는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효과를 창출하려는 목적이다. 실제 이날 출연한 100인의 아빠단은 아버지로서 아이를 키우는 어려움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개했고, 나아가 정부에 바라는 점도 이야기했다.
이날 출연한 세 명의 아버지는 자식들의 양육자, 훈육자, 상담자, 조언자, 인생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생각지 않은 늦둥이가 들어서는 바람에 당황했던 시간이 있었고, 딸들과 추억을 만들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안타까웠고, 초등학교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한 아빠들이었다. 그러나 아빠들은 공통적으로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아빠 육아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아이와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즐거움 등 일상의 소소한 육아 기쁨을 시청자와 나누었다.
아빠들의 어려움에 중점을 두었던 만큼 방송이 끝난 후에 시청자들의 반응을 정주리에게 묻자, “아빠들도 많이 본다”며 “설거지하면서 방송을 본다고 이야기하는 등 아이 키우는 데 적극적인 아빠들의 반응이 좋다”고 소개했다.
출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SNS 라이브 쇼답게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것도 프로그램의 중요한 요소다. 실시간 달리는 댓글을 보면서 정주리는 시청자들의 이야기도 전한다. 그 사이사이 돌발퀴즈를 맞춘 시청자에겐 선물도 주고 때론 친구처럼 댓글을 단 시청자들의 아이디를 불러준다. 실시간 SNS 라이브의 인기 비결이란다.
“방송에 거의 매주 찾아오는 분들은 아이디만 보아도 알 수 있어요. 반갑지요. 친구처럼 이름을 불러주고 옆에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나누는데 시청자들도 그걸 알아주는 것 같아요.”
정주리는 네티즌과 댓글로 진행되는 라이브 방송의 기본을 발전시키면서 자막과 피드백 자료를 보강하고, 유튜브뿐만 아니라 팟캐스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채널 등 다중 플랫폼으로 확산하려 한다.
즐거운 육아 필요
정주리는 셋째를 임신한 상태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육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 그의 육아 상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주리는 유쾌한 답변을 들려준다.
“남편과 ‘아이 더 낳으면 좋잖아. 재미있잖아’라는 생각을 서로 나누고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를 임신했어요.”
당사자들은 즐겁게 다둥이 부모가 되었지만, 오히려 “어떻게 아이를 키우려고 그러느냐고 걱정을 많이 한다”고 주변의 반응을 전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생겨서 낳은 것이므로 우리 부부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이 낳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편하게 생각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평소 성격답게 호탕하게 생기는 아이를 선물처럼 기쁜 마음으로 낳았지만, 기르는 문제는 누구나처럼 쉽지 않다. 정주리도 여느 부모들과 다를 바 없는 고충과 바람을 얘기했다.
“부모님이나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남편과 둘이서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제가 일이 많을 때는 새벽까지 일해야 하는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난감한 경우가 종종 생겨요. 아이를 믿고 맡길 시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물론 경제적인 혜택도 많아지면 더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