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내일채움공제’가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에 취직한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매달 청년이 12만 5000원씩 2년간 300만 원을 적립하면 정부와 기업의 지원금 1300만 원이 더해져 만기 후 1600만 원을 성과보상금 형태로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지원 대상은 청년의 경우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이다. 군필자는 복무기간에 비례해 참여 제한 연령을 연동해 적용하되 최고 만 39세로 한정한다. 기업은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5인 이상 중소·중견기업(소비향락업 등 일부 업종 제외)이 해당된다. 벤처기업, 청년창업기업에 한해 5인 미만 기업도 참여가 가능하다. 기업에는 2년간 채용유지지원금 700만 원이 지원되며, 이 중 400만 원은 청년의 장기근속 지원을 위해 적립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중소·중견기업은 구인난 해소를 목표로 한다. 올해 1월부터 청년 신규 취업자의 지원 조건과 기업의 신청 조건을 완화하면서 예정된 5만 명분이 조기 마감된 상태였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추경 이전부터 시행 중이었지만 예산 소진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지난 5월 21일 추경예산이 통과됨에 따라 청년내일채움공제에 704억 원이 증액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이번에는 기존 2년형 청년내일채움공제 추가분과 함께 3년형이 신설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새로 마련된 ‘3년형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활용하면 청년이 3년간 600만 원을 적립하고 정부·기업이 2400만 원을 지원해 청년은 만기 후 3000만 원을 돌려받도록 확대·운영된다. 3년형에는 2만 명이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참여자 모집이 종료된 2년형 청년내일채움공제 역시 4만 명의 사업 물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로써 청년내일채움공제의 혜택을 보는 청년은 11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청년 지원자들이 2년형과 3년형을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최대한 두 사업의 시행 시기를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지난 3월 15일 일자리 대책에서 나온 것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 세대들이 고용 시장에 대거 진입하는 3~4년간의 취업시장 집중 지원을 위해 2021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청년 위하는 통신장비 제조기업 (주)이너트론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한 (주)이너트론은 통신장비 부품을 주력으로 제조하는 기업이다. 주로 디지털 방송장비에 쓰이는 마이크로웨이브 필터를 제조하는데, 이는 방송기기들이 사용하는 주파수가 다른 장비 주파수와 섞이지 않도록 걸러주는 기능을 한다. 이동통신 기지국 내에 설치하는 다중대역결합기 또한 이곳 제품이다. 후지쯔, 도시바, 히타치, 하니웰 등 일본과 미국 장비 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전체 매출의 60~7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수출 강소기업이다. 2002년 창립 후 현재까지 자체 특허기술이 총 116건으로 매월 1.5개의 특허출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때문에 열정과 도전이 넘치는 청춘 기업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젊은 기업답게 청년들을 위한 여러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청년내일채움공제이다. 106명의 직원 중 현재 14명의 직원이 혜택을 보고 있다. 경영지원부 김지은(29) 씨는 “입사 이후에 적용된 경우라 회사 적응에 문제도 없었고, 정부 주관이라 적어도 손해를 보진 않겠구나 싶어서 안심했어요”라고 말했다. 해외영업부 정부섭(30) 씨 역시 “청년들 입장에서는 부담 없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밝혔다. “2~3년 정도의 단기 운영도 필요하지만, 결혼으로 인한 주택 마련으로 목돈이 필요한 청년을 위해 5~10년 정도의 중·장기 운영도 필요하지 않을까요?”라는 의견도 내놨다. 해외영업부 정아영(30) 씨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율이죠. 회사와 잘 맞을 경우에는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 통신계측기와 필터 부품 생산라인에 선 조학래 대표(왼쪽에서 세번째)와 직원들 ⓒC영상미디어
조학래(47) (주)이너트론 대표이사도 기업 입장에서도 득이 더 많은 제도라고 설명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로 2년간 한 명당 400만 원 정도 나가는데 그것은 인센티브로라도 줘야 할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강소기업은 사람이 곧 재산입니다. 이직률이 줄고 근속 근무기간이 높을수록 일의 숙련도가 올라가고, 신규 채용으로 인한 비용도 절감되기 때문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재직자들과의 형평성 문제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기업주 입장에서는 다 같은 직원인데, 입사 일자에 따라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니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적용 기준이 좀 더 유연해졌으면 합니다.”
중소기업의 연간 이직률은 2010년 4.6%에서 지난해 5.0%로 상승했다. 100명이 근무하는 업체에서 연간 이직률이 5%라면 매달 평균 다섯 명이 회사를 그만둔다는 말이다. 한 해로 치면 직원의 60%가 물갈이되는 셈이다.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과의 연봉 격차지만, 최근 취업 동향에서는 중소기업의 근무환경과 비전을 중요하게 보고 있음이 나타났다. 중·장기적 계획에 따른 비전을 준비하는 것이 인력 채용 및 유지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근본 방안이 되는 것이다.
“워라밸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중소기업이라고 해도 비전이 맞고 운영 철학이 마음에 든다면 대기업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정부섭)
워라밸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한글독음 첫 자를 딴 신조어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말이다. (주)이너트론은 ‘워라밸’이 어울리는 회사다. 주요 경영철학에는 ‘직원 행복’이 있고, 가족관계 증진 및 여가생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매주 수요일은 전 직원이 5시 30분 정시 퇴근을 한다. 술 마시는 회식 대신 ‘문화 회식’으로 한 달에 한 번 팀별로 영화를 보거나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이너트론은 여성가족부가 선정한 가족친화기업이기도 하다.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는 물론 잔업과 야근이 없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중소기업이 바뀌어야 청년들의 삶이 달라진다
2017년 9월 입주한 신사옥도 눈길을 끈다. 크고 작은 큐브 형태의 세련된 색상과 외관을 자랑하는 사옥은 ‘인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장’(2017년)으로 선정됐을 정도다. 실제로 이너트론의 제조 라인은 밝고 깨끗하다. 통유리로 환한 빛이 들어오고, 밖으로 공원과 바다가 보이는 쾌적한 공간이다.
“벽에 불량률 0% 써놓고 열심히 하라고 닦달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그것을 가능케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너트론도 이전에는 남동공단의 임대공장에 있었는데, 열악한 환경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청년들을 참 많이 봤습니다. 면접도 못 보고 돌려보내는 심정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죠.”(조학래 대표)
조 대표는 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단지로 변화한 것처럼 인식과 환경의 변화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너트론은 매출액의 10%가 넘는 높은 R&D 투자는 물론 근로자의 활발한 기술개발을 장려하는 직무 발명에 대한 보상제도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직무 발명 보상제도는 직무 발명 보상금에 대해서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비과세 적용을 받는 제도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세제혜택을 보면서 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직원은 보상금을 통해 소득을 보전하면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기에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 제고와 비전을 키울 수 있다.
김지은 씨는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강소기업들도 많습니다. 정부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검증된 곳입니다. 임금 체불 여부나 신용등급 등을 세세히 검증하기 때문이죠. 취업 준비를 할 때는 이들 기업을 눈여겨보는 것도 방법입니다”라는 팁도 전했다. 우리 기업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산업현장의 일선에 선 만큼 많은 청년이 가게 되는 곳이다. 때문에 중소기업이 바뀌어야 청년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이너트론처럼 청년들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기업이 더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청년내일채움공제 신청하고 3000만 원 받자!
누구?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군복무 기간 비례 최대 만 39세까지)
어디? 5인 이상 중소·중견기업(벤처기업, 청년 창업기업은 5인 미만 가능)
신청은? 청년내일채움공제 누리집( www.sbcplan.or.kr)
변경은? 7월 31일까지 청약변경 신청하면 2년형에서 3년형으로(3월 15일 이후 취업자 적용)
중도해지는? 만기 이전에 해지할 경우, 본인 적립금과 가입기간 동안 적립돼 있던 정부지원금 중 일부만 지급(6개월 미만은 정부지원금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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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라│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