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노 김명규’ 채널 운영
무대 뒷이야기 알려주는 발레리노 김명규 씨
“발레도 영화처럼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답니다”
국립발레단 드미솔리스트인 발레리노 김명규 씨는 ‘발레리노 김명규’ 채널을 운영 중이다. ‘우주 최초, 세계 최초 현직 발레리노 유튜버’라는 인사말로 시작되는 영상은 발레의 대중화라는 고민 끝에 탄생했다. 그는 16년 만에 내한한 무용단 네덜란드댄스시어터(NDT 1)의 공연과 자신이 출연하는 국립발레단 신작인 ‘마타하리’를 무용수 입장에서 소개해 신선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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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규
“스포츠는 비인기 종목이라고 해도 올림픽이 열리면 TV에 생중계되고 한 번씩 조명받을 기회가 있잖아요. 그런데 발레는 콩쿠르에서 상을 많이 받고 국위 선양을 해도 알려지기가 어려워요. 스마트하고 위트 있는 무용수가 많은데 알려지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에 방송을 시작했죠.”
때문에 김씨의 프리뷰 동영상에는 무용수의 이름과 특징이 상세히 소개된다. 유튜버로 활동하는 그 역시 베를린 국제무용콩쿠르 대상, 바르나 국제무용콩쿠르 금상 등을 수상한 실력 있는 발레리노다. “아무도 안 할 것 같아서 방송을 했다”고 말하지만, 실력에 입담과 재치까지 갖춰 발레리노로는 드물게 팬카페가 존재할 정도다.
“무용을 설명하고 소개하려면 영상이 필수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튜브 방송을 떠올렸어요. 저 역시도 선생님께 못 배운 테크닉을 영상으로 많이 배웠거든요. 개인적으로 글이 많으면 거부감이 들어요. 그래서 영상을 보면서 전달하면 이해하기 쉽겠다고 생각했죠.”
김명규 씨는 동영상을 올리기 전에 같은 주제의 동영상을 모두 확인한 뒤 중복되는 내용은 제외한다. 그리고 현직 발레리노로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저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보 전달은 정확하게 하되, 안무자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뒷이야기도 전달해드릴 수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죠.”
주변 반응은 아직까지 호의적이지 않다. “연예인 하려고 그러느냐”, “똑똑한 척하려고 그러느냐”는 비아냥거림도 듣는다. 순수예술 특유의 배타성에 ‘한 우물만 파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도로 시작한 게 아니니까 크게 개의치 않아요. 팸플릿에도 없는 내용인데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한 분, 한 분 때문에 힘을 내는 거죠. 그런 분들이 많아지면 발레를 사랑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는 거니까요.”
김씨는 발레의 숨겨진 재미를 앞으로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운동을 하던 제 친구들도 낯간지러워서 발레를 어떻게 보느냐고 했는데 지금은 마니아가 되었습니다. 발레는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으로 나뉠 뿐!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는 수익이 창출되면 모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제빙기를 기부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무용수들은 다쳤을 때 즉시 얼음찜질을 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응급 처치는 무용수의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꼭 이루고 싶습니다.”
강보라 위클리 공감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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