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3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 수능 전형 비율이 30% 이상 확대된다. 교육부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의 권고안을 반영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8월 17일 발표했다.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에 처음으로 숙의·공론화 과정을 거쳐 전문가뿐 아니라 학생·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했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는 공론화 과정에서 중시한 학생 중심, 공정성·투명성 제고를 원칙으로 했다.
수능-EBS 연계율 50%로 축소
2022학년도부터 대입전형 구조가 바뀐다. 학생들의 재도전 기회를 확대하고 대입 준비에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한다.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이 제시한 적절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39.6%임을 감안해 그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는 대학이 자율로 하되, 선발 방법의 취지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할 방침이다.
수능 체제는 학생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부담은 완화했다. 국어·수학·직업탐구 과목은 공통 영역과 선택형으로 분류했다. 탐구 영역은 문과·이과 구분을 폐기해 학생들이 진로·적성, 희망 등에 따라 총 17개 과목 중 2과목까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즉 사회탐구 2과목, 과학탐구 2과목, 사회탐구 1과목+과학탐구 1과목 선택이 가능하다. 또한 수학에서는 기하를, 과학에서는 과학Ⅱ 4개 과목을 선택과목에 포함시켜 관련 지식이 필요한 분야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했다. 영어·한국사와 일부 과목에 쏠림 현상이 있는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평가로 변경했다.
수능-EBS 연계율은 현행 70%에서 50%로 축소한다. 그동안 수능-EBS의 높은 연계율이 학교 수업을 파행한다는 비판은 수용하면서도, 취약지역 학생들의 수험준비 부담 완화 등의 긍정적 측면을 감안한 처사다. 과목 특성에 따라서는 지문 암기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간접연계로 전환해나갈 계획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공정성 제고를 핵심으로 개선했다. 고교 학생부에서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항목을 정비하고 학교 내 정규 과정과 활동을 중심으로 기록하게 할 방침이다. 인적사항에는 학부모 정보를 삭제한다. 수상 경력은 현행대로 기재하되 대입에 제공하는 수상 경력 개수를 학기당 1개, 총 6개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학생부에 기재하는 분량은 축소해 학교·교사별 발생하는 기재 격차를 완화할 계획이다. 학생부가 엄중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단위 학교의 학생부 기재·관리 관련 점검을 의무화한다. 성적 조작·시험지 유출 등 성적 관련한 비위 관계자는 엄정 조치하고 평가 단계별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신뢰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대학의 선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도입된다. 전형서류의 자기소개서는 현행 4개 문항 5000자에서 3개 문항 3100자로 축소해 학생들의 작성 부담을 줄이고 스스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자기소개서 작성 공동매뉴얼’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필·허위 작성이 확인될 경우 탈락·입학 취소를 의무화해 공정성을 강화한다. 교사추천서는 현장의 의견을 고려해 폐지하기로 했다.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은 다수가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입학사정관 회피·제척 법제화, 입시 부정·비리 등에 엄정함을 기할 예정이다.
면접·구술고사는 학생부 기반의 맞춤형 확인 면접을 원칙으로 한다. 전형 특성상 구술고사가 필요한지 여부를 따져 최소화하고 출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교육과정 범위 위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기로 했다. 또 면접평가를 할 때는 성명, 수험번호, 출신고교 등을 제공하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 도입을 추진한다. 적성고사는 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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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7월11일 전국연합학력평가인 ‘7월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는 학생들 ⓒ뉴시스
고교학점제 2025년까지 완성
‘고교학점제’를 도입해 학교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교육개혁을 단행한다. 학생들이 입시·경쟁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진로 설계와 성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입시 중심의 고교 교육과정 전반을 개선하고 고교학점제와 더불어 성취평가제 개선, 고교체제 개편을 종합적으로 연계 추진할 방침이다.
단계별로는 2021년까지 연구·선도학교 운영을 시작으로 학교별 특성에 맞는 지원방안과 제도 개선사항을 발굴하는 등 학점제 도입 기반을 마련한다. 2019년 고1부터 ‘진로선택 과목’ 성취도를 대입 전형자료로 제공해 학생 진로에 따른 과목 선택을 충분히 보장할 예정이다. 2022~2024년은 현행 교육과정 총론 일부를 개정 고시하고 학점제 제도를 부분 도입한다. 약 10년의 계도 기간을 거쳐 학점제형 새 교육과정이 본격 적용되는 2025년부터는 교육과정 총론을 학점제형으로 전면 개정해 고1부터 적용한다.
또 고교체제 개편을 준비해 올해부터 개선된 고입제도를 적용하고 자사고 등의 단계적 전환을 거쳐 2020년 하반기 개편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2017~2019년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의 선발시기를 일반고와 동시에 실시하고 2020년까지 자발적 일반고로 단계적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는 고교체제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충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를 거쳐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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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며 “국민들께서 요구하신 공정한 대입제도를 만들기 위해 수능 비율을 확대해 학생들의 재도전 기회를 보장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면서 “확정된 대입제도를 안정적이고 책임감 있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