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대(여의도수난구조대) 출동하세요. 여수대.”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장비를 챙긴 대원들이 순식간에 고속구조정에 올랐다.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수난사고 현장에는 수난구조대가 있다. 뚝섬, 반포, 여의도 세 개의 수난구조대가 한강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들을 담당한다. 서강대교 남단에 위치한 여의도수난구조대는 한강철교 하류부터 행주대교까지 17.7km를 맡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한강의 출동 건수는 1500여 건으로 여의도수난구조대가 이 중 45%를 담당한다. 보통 하루 평균 4건의 출동이 있는데 대부분의 출동이 수상안전사고가 많은 7~8월에 몰린다. 지대장을 포함한 19명이 근무하는데, 6명이 한 팀으로 3교대 근무를 한다. 구조 요청이 오면 5명(항해사 1명, 구조대원 4명)이 출동하고 남은 1명은 CCTV로 상황을 파악하며 구조정과 교신한다. 투신 우려가 있을 때는 미리 가서 대기하기도 한다. CCTV의 관찰 지역에서 투신자가 나오면 빠른 출동으로 90% 이상이 생존하지만, 사각지대에서 사고가 나면 사망률이 높다. 사고가 발생하면 구조하고 투신자가 발견될 때까지 수중을 수색하는 것이 수난구조대의 임무이기 때문에 구조대원들은 해군특수전전단 UDT와 해군해난구조대 SSU, 해병수색대 등 특수부대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응급구조사와 인명구조사 등 전문 자격을 갖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해마다 늘어나는 수난사고의 피해를 줄일 수 있던 이유는 이들의 신속한 출동과 노력 덕분이다. 수난구조대는 인생의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을 건져내는 만큼 온갖 어려운 사연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생존자로부터 “살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도 있지만, “죽은 자식이라도 찾아줘서 감사하다”며 가슴 아픈 인사를 듣는 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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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동명령 1분 전의 촬영 모습. 이들은 경보음이 울리자마자 출발선의 단거리 선수처럼 튀어나갔다. ⓒC영상미디어
자극적인 언론보도 자제했으면
여의도수난구조대는 마포대교 출동이 가장 많습니다. 전체 출동의 25~30% 정도가 마포대교니까요. 이 때문에 언론에서는 마포대교를 소위 ‘자살대교’라고도 부릅니다. 저는 이런 자극적이고 상세한 보도가 심리적으로 약한 사람들에게 자극이 될 것 같아서 우려가 됩니다. 모방범죄를 막기 위해 범죄행위에 대한 상세한 보도를 하지 않는 것처럼 투신 자살자에 대한 자극적인 보도도 자제했으면 합니다. 사람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니까요. 소방관으로 생활하면서 초기에는 현장에서 끔찍한 상황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로 겪으며 내성이 생겼지만, 일반인에게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충고를 들었거든요. 언론보도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극적인 보도는 상황을 부정적으로 만들 뿐입니다. 앞으로는 따뜻하고 절제된 기사를 더 많이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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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수(30) 구조대원
시민 안전교육으로
안전한 한강 만들 수 있어
한강의 수심은 평균 5~6m 정도로 꽤 깊은 편입니다. 가끔 둔치 쪽으로 내려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둔치의 바위는 이끼도 많고 미끄러워서 내려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익수자가 생기면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지인이나 가족이기 때문에 직접 뛰어들려고 하는데 이것은 2차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무척 위험한 행동입니다. 익수자가 생기면 주변에 있는 PET병이나 스티로폼, 뜯지 않은 과자봉지 물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명튜브를 던질 때는 익수자가 팔을 휘저어 구명튜브 줄을 잡게 해야 합니다. 여의도수난구조대 1층은 교육장으로 활용되는데 응급처치 요령, 심폐소생술, 소화전 사용, 수상 구조 등 다양한 인명 구조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40명 이하의 단체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안전을 위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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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식(29) 구조대원
골든타임 놓치지 않는 ‘4분 시대’ 열고 싶다
뚝섬수난구조대에서 10년, 여의도수난구조대에서 7년을 지냈으니 한강에서 17년 세월이 지났네요. 수난구조대에서 근무하면서 안타까운 것은 한강 전 구역에서 4분 출동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여의도수난구조대는 한강철교~행주대교 구간을 담당하고 있는데 1km당 1분으로 잡는 것이 보통입니다. 여기서 행주대교까지 17km 거리인데, 심정지 시 골든타임이 4분인 것을 감안하면 너무 오래 걸리는 시간이지요. 여의도와 뚝섬, 반포 등 세 곳에 수난구조대가 운영되고 있지만 성산대교와 잠실대교 인근에서 사고가 나도 4분 내에 현장에 도착할 수 없습니다. 신설되는 광나루수난구조대에서 잠실수중보~강동대교 구간을 담당하면 사정이 조금 나아질 듯합니다. 하지만 이제 난지지구수난구조대까지 개소가 확정되어 성산대교 하류~행주대교 구간을 전담하면 한강 전역에서 4분 출동이 가능해집니다. 현장에 근무하는 동안 한강 출동 4분 시대를 꼭 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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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옥(48) 1팀장
적극적인 신고와 대처가 생명을 살립니다
투신자살 시도자를 구하는 데는 현장을 목격한 신고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투신한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신속한 구조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신고할 때 기본 정보는 어느 대교인지, 남단인지 북단인지 알려주셔야 합니다. 주변에 보이는 건물이나 몇 번째 교각인지 알려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리를 뜨지 않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손만 흔들어줘도 구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신고를 한 뒤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해 자리를 뜨는 경우도 많은데, 투신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신고자에게 전화를 걸다 보면 구조시간이 지체되기도 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40~50대 중년 남성의 투신이 많았지만 요즘은 10~20대 청년들이 많아져 마음이 아픕니다. 구조는 수난구조대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신고와 관심이 더해질 때 더 많은 생명 구조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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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철(37) 구조대원
사회안전망 작동으로 극한에 몰리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한강에서 투신하면 대부분 구조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구조 활동이라도 예방보다 좋을 순 없습니다. 경제나 심리적으로 극한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자주 접하다 보니 저 개인의 작은 어려움 정도는 가볍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궁지에 몰려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은 생각보다 많고, 활용할 수 있는 복지제도도 많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과거에는 구조 후 별다른 조치 없이 경찰이나 구급대에 인계했지만 요즘은 투신자살의 주된 원인인 정신적 문제나 대인관계, 경제문제를 겪는 이들에게 생계, 주거, 의료, 교육 등 연관 복지 자원과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기초제도나 긴급제도 등 정부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활용해 절망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삶에 용기를 가졌으면 합니다.

김지훈(36) 기관사
2차 출동 대비한 구조인원이 충원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난구조대 근무는 육상보다 타이트한 편입니다. 적은 인원이 출동하기 때문에 대원들의 휴가에도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2차 출동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현재 6명의 인원에서 8명으로 늘면 2차 출동 대비도 가능해집니다. 대기 중인 구조대원이 현장에서 초동 대처를 할 수 있다면 시민의 안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항해사이기 때문에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 제 임무입니다. 늘 급박하게 가야 하는 상황이라 엔진을 고속으로 급격하게 다루게 되죠. 가혹한 환경에서 수백 개의 엔진을 소모하더라도 한 개의 심장을 살릴 수 있다면 상관없습니다. 구조대원에게 가장 괴로운 상황은 눈앞의 생명을 살리지 못했을 때입니다. 구조 활동에 안타까움이 없도록 구조인원이 충원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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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호(34) 항해사
강보라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