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2월 28일 ‘2017년 상반기에 주의해야 할 10대 감염병’과 ‘5대 국민행동수칙’을 발표했다. 감염병에 대한 대비·대응 체계, 결핵 안심국가 실행 계획, C형 간염 관리 방안 등 올해 핵심 추진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감염병으로 선정된 10개 질병(‘5대 신종·재출현 감염병’+‘5대 국내 감염병’)과 국민이 꼭 알아야 할 다섯 가지 국민행동수칙에 대해 살펴봤다.
5대 신종·재출현 감염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에서 주로 발생한다. 낙타 접촉을 통한 1차 감염과 병원 내에서 전파되는 2차 감염이 현지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유입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2016년 중동 5개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오만·카타르·쿠웨이트)에서 252명이 낙타에 의해 직접 감염됐다(85명 사망·치명률 33.7%). 병원 내 감염으로는 4건이 발생했다. 2017년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7명이 발생(12명 사망·치명률 32.4%)했는데 대부분 낙타 접촉에 의한 감염이었다(2월 20일 기준).
정부는 메르스 대책반을 통해 국내외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중동 지역 출입국자에게 주의 당부 문자를 보내고, 입국 시 발열 감시·건강상태 질문서를 징구하는 한편 의료기관과 입국자 정보를 공유한다. ‘검역법’에 따라 오염 지역 방문 후 건강상태 질문서를 검역관에게 제출하지 않을 경우 7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아울러 의심환자 발생 시 24시간 긴급 상황실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역학조사, 격리병상 이송 등을 총괄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인체감염증
최근 중국에서 AI(H7N9) 인체감염증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2016년 10월 이후 총 429명이 발생했다(홍콩 보건부 발표·2017년 2월 18일 기준). 이에 따라 정부는 유행이 지속되는 4월까지 여행객이나 철새에 의한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참고로 2013년부터 올해 2월 18일까지 전 세계에서 1227명이 발생했고 이 중 429명이 사망했다(치명률 34.7%). 다행히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정부는 중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출국 시 외교부 영사콜센터 명의의 문자를 발송하고 입국 시에는 발열 여부,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2013년 5월 이후 지금까지 전국 보건환경연구원과 거점검역소(인천공항·여수·부산)에서 AI(H7N9) 인체감염증 확진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최근 국내 가금류에서 발생한 AI(H5N6·H5N8)와 관련해, 살처분에 참여한 고위험군 2만 1581명에 대한 모니터링을 완료했고 237명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에 있다(2017년 2월 26일 기준).
모기매개감염증(지카바이러스감염증·뎅기열·웨스트나일열)
동남아, 미국 등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5월 이후 북반구에서 우기가 시작되면서 환자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7∼8월 여름 휴가철 여행지에서의 감염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지카바이러스감염증과 뎅기열은 동남아시아 등 열대 및 아열대 지방을 중심으로, 웨스트나일열은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국내에서 확진된 환자는 대부분 동남아 등 해외에서 감염된 상태로 국내에 입국한 사례다. 국내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된 사례는 없다. 2017년 2월을 기준으로 지카바이러스감염증 2명, 뎅기열 39명이 발생했다. 웨스트나일열 환자는 2012년 1명이 감염된 이후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임신부 여행 연기 권고, 국내 환자 유입 시 역학조사, 임상 증상 모니터링, 출입국 시 예방 수칙 등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국내 ‘흰줄숲모기’에 대한 모니터링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병원성 비브리오 감염증(콜레라·비브리오 패혈증·장염비브리오균 감염증)
콜레라는 2015년 전 세계 42개국에서 17만 2454명(1304명 사망)이 발생했고, 비브리오 패혈증은 미국에서만 연간 5000여 명이 발생한다. 일본에서는 매년 장염비브리오균 감염증이 500~800명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6년 콜레라 환자 3명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59명이 발생했다(20명 사망). 장염비브리오균 감염증도 최근 5년간 매년 10건 내외로 발생하고 있다(2016년 20여 건 발생).
정부는 올해부터 병원성 비브리오균 감염증 예보제를 실시한다. 해양 환경인자에 대한 측정치를 분석하고 지역별, 병원체별 위험지수와 위험단계를 적극 알릴 예정이다.
바이러스성 출혈열(라싸열·크리미안콩고출혈열·리프트밸리열)
대부분 아프리카에서 발병한다. 매개체와 자연계 숙주 분포지역을 중심으로 지금도 유행하고 있다. 해당 지역 방문 시 감염된 동물을 접촉하거나 이를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 참고로 라싸열은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은 아프리카와 발칸 반도 등에서, 리프트밸리열은 동·남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한다. 현재까지 국내 환자 발생 사례는 1건도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해외 발생 동향을 관련 의료기관에 제공하고, 국가 지정 격리 병상을 중심으로 환자 발생에 대비한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의심환자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진단이 가능하다.
5대 국내 감염병
유행성이하선염
4~6월에 유행하며 유치원,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19세 미만의 연령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단체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전염기간 동안 격리 조치가 필요하다. 생후 12~15개월 때 MMR 백신 1차 접종, 4~6세 때 2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단 유행 시에는 만 4세 이전이라도 2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수두
유행 시기는 4~6월과 11∼1월이다. 6세 이하 소아와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발생하며 만 12세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마찬가지로 예방접종을 반드시 하고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생후 12∼15개월에 수두백신 1차 접종을 받아야 하며, 수두를 앓은 적이 없거나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만 13세 이상은 4∼8주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접종받아야 한다.
수족구병
5~8월이 계절적 유행 시기다. 대부분 미취학 아동에게서 발생하며, 특히 2016년 전년 대비 발생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놀이 기구와 집기를 청결히 해야 한다. 단체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전염 기간 동안 격리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A형 간염
대부분 20∼40대에서 발생하며 계절적 양상은 없다. 다만 2016년에는 3∼5월에 집중 발생했고 규모도 예년 1000여 명 수준에서 4743명으로 급증했다. 생후 12~23개월에 1차 예방접종을 받고 6∼12개월(또는 6∼18개월) 후에 2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한편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레지오넬라증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발생한다. 특히 2014년 11월부터 유전자검사가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신고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2015년 45건, 2016년 128건). 의료기관, 요양시설, 목욕탕, 숙박업소 등 다중이용시설 및 공동주택에서는 급수시설과 냉각탑의 정기 점검 및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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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예방 위한 5대 국민행동수칙
1. 올바른 손 씻기
비누 또는 세정제 등을 사용하여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으세요
2. 기침 예절 지키기
기침, 재채기를 할 때 손이 아닌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주세요
3. 음식 익혀 먹기
음식물은 충분히 익히고 물은 끓여서 드세요
4. 예방접종 받기
어린이, 노약자 등 접종 대상자는 표준 일정에 맞춰 예방접종을 받으세요
5. 해외여행력 알리기
의료기관 진료 시 해외여행 사실을 알려주세요
백승구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