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산업 분야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큰 성과를 보이는 분야는 바로 바이오 의약품. 이런 가운데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바이오코리아 2017’이 성대하게 열렸다. 역동적인 성장세에 발맞춰 정부는 보건산업 종합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지난 4월 1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소재 셀트리온 제2공장.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주광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대표, 갈원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 15명이 이곳을 찾았다. 최근 들어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한 바이오 제약기업 현장을 방문, 관계자를 격려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정진엽 장관은 이날 현장 간담회에서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제품인 ‘램시마’처럼 국내에서 개발된 바이오 의약품이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하는 등 글로벌 시장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 산업인 바이오 제약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육성책과 민간의 꾸준한 혁신 노력이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2002년 설립된 제약사로,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했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램시마’는 이미 2년 전 유럽 지역에 출시돼 2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처방받은 신뢰성이 높은 제품이다.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도 진출했다.
현장 간담회에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세포 치료제의 경우 유효기간이 72시간 이내인데 이 같은 바이오 의약품을 보다 많이 수출하려면 시설과 기술이 함께 수출(턴키)돼야 한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정 장관은 “바이오 제약기업이 현지 공장을 건설하거나 기술 이전을 협의할 때 정부 간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10월 제2차 제약산업 종합계획을 수립할 때 전문인력 양성 확대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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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17’ 에서 참관객들이 퍼멘텍의 미생물 배양기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바이오 제약사로 탈바꿈하는 제약업계, 보건산업 수출액 전년 대비 19% 증가
제약, 의료기기, 화장품 등 보건산업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도 보건산업 분야 수출액이 9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도 예상 수출액은 114억 달러.
보건산업 중에서도 큰 성과를 보이는 분야는 바로 바이오 의약품이다. 국내 주요 제약업계가 ‘바이오 제약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동안 인공 합성 의약품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해왔던 제약사들은 최근 3~4년 사이에 바이오 신약 개발, 백신 생산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소규모 신규 바이오 제약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약협회’는 올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이름을 바꿨다. 회원사 196개사 중 바이오 의약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54개에 달한다.
정부는 이런 성장세를 뒷받침함과 동시에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종합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보건의료 R&D 혁신, 제약산업 육성, 빅데이터 활용 강화 등을 주요 전략 방향으로 잡은 ‘제2차 제약산업 종합발전계획(2018~2022)’과 ‘제2차 보건의료 R&D 중·장기 종합계획(2018~2022)’을 올해 10월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바이오코리아 2017’이 성대하게 열렸다. 올해로 열두 번째를 맞은 이번 행사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생태계 혁신’. 바이오코리아 행사는 우리나라 제약, 의료기기 등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 역량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상호 협력·투자를 촉진하는 등 그동안 국내 보건산업의 위상을 높여왔다.
특히 올해는 ▲규제 개선 ▲기술 혁신 ▲자본 투자 등 바이오헬스 생태계 혁신을 중심으로 45개국 65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550여 개 전시 부스와 다양한 비즈니스 미팅 등이 진행됐다. 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의 최신 이슈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컨퍼런스, 국내외 참가 기업 간 네트워크 확장 및 기술 거래의 장인 비즈니스 포럼 등이 열렸다. 기술 거래와 투자 활성화, 제약·의료기기 기업 홍보, 일자리 알선 등에 특화된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렸다. 최신 보건산업 기술과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도 개최됐다.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생태계 혁신
여러 행사 중 비즈니스 포럼에는 25개국 3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이들은 세계 바이오헬스 기업의 기술 교류와 네트워크 확대를 상호 협력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주 바이오협회인 오스바이오텍(AusBiotech)과 호주 무역투자대표부가 인솔하는 호주 사절단에는 호주 유망 바이오 기업 10곳이 참가해 한국 파트너를 찾았다. 또한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바이오 창업·연구 지원기관인 ‘마스 이노베이션(MaRS Innovation)’을 포함해 서니브룩연구소, 토론토아동병원, 토론토대학 등은 사업 연구물을 발표하며 국내 기업 및 연구기관에 협력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 기간 중에는 ‘제5회 하이 코리아 인베스트 페어 2017’이 함께 열렸다. 인베스트 페어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기관과의 네트워크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로, 기업과 투자기관 간 일대일 투자 상담, 기업 설명회 및 투자 전략 세미나 등이 개최됐다. 올해 행사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39개 국내 투자기관과 영국의 대표적 헬스케어 투자기관인 ‘브라이트스타파트너스’ 등 13개 해외 기관이 참여했다.
용어 설명
바이오 의약품 사람이나 동물의 세포와 단백질 등 생체물질을 원료로 만든 의약품을 말한다. 인공 합성 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
인공 합성 의약품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합성한 화학 의약품이다. 화학물질로 만들기 때문에 인체 내에 흡수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을 말한다.
제약기업의 해외 진출 적극 지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240억 원 계약 성사
정부와 제약업계 간의 협력이 원활히 전개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제약기업의 해외 진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큰 성과도 나오고 있다. 국내 신약 개발 벤처기업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슈퍼박테리아 치료제의 중국 시장 진출을 지원, 240억 원 규모의 계약이 체결되는 데 기여했다(2016년 11월). 또 국내 바이오 벤처인 크리스탈지노믹스와 캐나다 기업 간 약 3500억 원 규모의 급성백혈병 치료제 개발 계약 체결도 지원했다(2016년 6월).
이 밖에 ‘케이파르마 아카데미(K-Pharma Academy)’를 통한 정부 간 협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파르마 아카데미는 국내 제약산업의 인지도 및 의약품 인허가 제도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신흥국 의약품 인허가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수 프로그램이다. 일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인허가 간소화를 합의한 멕시코 연방보건안전위원회는 의약품 인허가 담당 직원을 2013년부터 케이파르마 아카데미에 매년 파견하고 있다.
정부는 2016년 5월 이란 국빈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양국 정부 간, 민간 간 MOU의 성실한 이행을 위해 MOM(Minute Of Meeting, 합의의사록)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이란의 7개 병원 건설 사업(총 6200개 병상, 20억 달러 규모)을 추진 중인 현대건설, GS건설 등 국내 기업이 우선 협상자 지위를 획득하면서 경쟁 국가들(이탈리아, 프랑스, 터키 등)보다 우월한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을 위한 ‘2017년도 주요 사업 계획’을 마련했다. 먼저 태동기 바이오 의약품 R&D 집중 지원을 위해 정부 부처 연계형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예컨대 유전자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등 첨단의료기술 개발을 위해 622억 원을 지원한다. 또 제약산업 특성화대학원을 통한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한다. 아울러 현장·실무형 제약·바이오 인력 양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 백신 글로벌 산업화 기반 구축을 위해 1865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백승구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