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난 3월 31일(미국 시간) 의회에 제출한 ‘2017 무역장벽 보고서’를 통해서다.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는 미국 무역대표부가 매년 정례적으로 미국 내 이해관계자(기업, 단체)들이 제기하는 해외시장 진출 애로사항을 목록화해 발표하는 보고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60여 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작성한다.
대표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미 FTA에 대해 “2012년 3월 발효 이후 양국은 6차례의 관세 인하 및 폐지 조치를 단행했으며, 미국 수출업체들에 새로운 시장 접근의 기회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또 “한미 FTA는 한국의 규제 시스템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했으며 자동차와 다른 주요 미국 수출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 폐기에 도움을 줬다”면서 “미국의 아시아 내 핵심 전략 파트너와 유대를 확대 강화하는 한편 미국 수출업체를 위한 한국의 사업 환경을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교역 감소에도 한미 교역은 증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로 양국의 상품, 서비스 교역 규모는 2011년 1265억 달러에서 2015년 1468억 달러로 증가했다. 4년 사이 16%나 증가한 셈이다.
한편 양국 간 협의로 원만히 해결된 일부 이슈는 올해 보고서에서 삭제됐고, 그 외 이슈는 한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보고서에 포함됐던 전기통신장비 전기안전 인증서 및 표시 등은 올해 보고서에는 삭제됐는데, 이는 우리 측이 그간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동위(1.12) 양자 협의 등 다양한 통상 채널을 통해 양자 현안을 해소한 내용이 보고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의 지속적 관심 사항인 원산지 검증 원활화, 법률 서비스 시장 개방 등은 예년 수준으로 언급했으며, 목재 제품 규격 등의 이슈가 올해 새롭게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보고서가 제기한 사안에 대해 국내 이해관계자, 관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미국과도 한미 FTA의 각종 이행위원회 등 협의 채널 등을 활용해 긴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간 상품 무역의 관세 철폐 등에 관한 규정을 담은 한미 FTA는 2012년 3월 15일 0시에 발효됐다. 2006년 6월 첫 협상 후 5년 9개월 만의 결과였다.
발효 이후 한미 FTA의 성과는 수치로 드러났다. 대미 수출은 5년간 연평균 3.4% 증가했는데, 이는 선진 경제권인 EU, 일본과 중국, 아세안 등 주요 신흥시장의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대미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된 2015년 이후에도 세계 수출 감소율에 비해 낮은 수치다.
한국의 대미 수입은 연평균 0.6% 소폭 감소했는데, 이 또한 전체 수입이 연평균 5.0% 감소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감소율이다.
양국 간 교역 증가에 힘입어 한미 모두 상대국 수입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올랐다. 한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2012년 2.59%에서 2016년 3.19%로 0.62%p 증가했으며, 미국의 한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8.34%에서 10.64%로 2.14%p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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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무역대표부의 무역장벽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로 양국의 상품, 서비스 교역규모는 4년 사이 16% 증가했다. 사진은 부산 현대부산신항만의 수출용 컨테이너 모습. ⓒ뉴시스
박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