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을 11월 20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2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아직도 많은 시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 대피소에서 고생하고 있다”며 “관계기관에서는 포항 시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재민 지원, 파손 주택 복구 지원 등 관련 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피해 복구비 중 지자체 부담액의 64.5%를 국고에서 지원받는다. 피해 지역 주민들은 건강보험료 경감, 통신·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요금 감면, 동원훈련 면제 등의 지원을 받는다. 주택 파손 정도에 따라 최대 6000만 원의 복구비를 연 1.5%의 저리로 융자받을 수 있다.
이에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월 17일 포항 지진 피해시설에 대해 ‘선지원-후복구’라는 기본원칙에 따라 복구 여부에 관계없이 사유시설에 대한 ‘재난지원금’을 선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택 전파의 경우 900만 원, 반파는 450만 원, 소파는 100만 원 등 지원 기준별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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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 피해를 본 이재민들이 11월 22일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에서 짐을 빼 이사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진 피해로 집이 부서지거나 기울어져 철거 대상인 대동빌라, 흥해읍 대성아파트 등 328가구를 LH 임대아파트로 옮기고 있다. ⓒ연합
민간주택 1229곳 안전점검 실시
포항시에 따르면, 20일 오전 10시 기준, 지진 피해액은 610억 3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학교와 항만 등 공공시설은 366건, 498억 79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주택 등 사유 시설은 5694건, 111억 5300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번 포항 지진 부상자는 20일 현재 77명으로 이 중 60명이 퇴원하고 17명(중상 5, 경상 12)이 입원중에 있다. 이재민은 1027명으로 9개 대피소에 나눠 생활하고 있다.
포항시와 중앙수습지원단은 11월 20일부터 5일간 지진 피해를 입은 민간주택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대상은 지진 피해가 큰 포항 북구와 남구 주택 1229곳(잠정)이다. 중앙수습지원단은 점검 인원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시를 지원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경상북도와 협의, 민간전문가를 총 126명으로 확대했다. 점검 결과에 따라 ‘사용 가능’, ‘사용 제한’, ‘위험’으로 구분해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사용 제한’ 주택은 2차 점검을 실시해 ‘위험’ 주택에는 출입을 통제한 뒤 정밀점검을 거쳐 철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가 포항 주민의 빠른 피해 복귀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진 피해를 당해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아 시내 대피소에 생활했던 대동빌라 22가구 주민이 11월 22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새 임대아파트인 장량동 휴먼시아 아파트로 이사했다. 국토교통부는 지진 피해로 정밀안전진단이 요구되는 주택 거주자 등에게 LH에서 보유한 국민임대주택 중 160세대를 이재민 임시거처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최대 2년까지 살 수 있다. 포항시는 전세금을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하고, 거처를 옮기는 이재민 가구마다 이사비용으로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주거 피해를 입은 주택 소유자의 파손 주택 복구 또는 신규 주택 구입을 지원하기 위해 총 480억 원의 융자 자금을 긴급히 편성했다. 지원 한도도 특별재해지역 기준으로 전파·유실의 경우 4800만 원에서 6000만 원, 반파의 경우 24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경북 포항의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지난 11월 21일 포항시 소재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중심 재난 대응체계 구축 ▲유동성 공급 지원 ▲수출보험 사고 발생 시 신속 보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산업부는 수출물품의 제작 자금 대출을 보증하는 선적 전 수출신용보증의 경우 기업별 대출 한도를 최대 1.5배까지 확대하고, 재보증 시 매출이나 수출이 급격히 감소한 기업도 감액 없이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재난 피해 현황 파악과 대응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마련하고, 대구 경북지사와 울산지사에 민원 접수 및 무역보험 상담을 위한 핫라인을 구축한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지진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전통시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재해 중소기업, 소상공인, 전통시장에 정책자금 및 보증 등을 긴급 지원한다. 중기부가 피해 상황을 긴급 파악한 결과, 포항 지역 24개 업체 등이 우선 피해 대상으로 조사됐다.
피해 중소기업은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최대 10억 원의 정책자금과 3억 원 한도의 보증 지원을 받게 된다. 정책자금은 2.80∼3.35%(지자체장이 재해 기업으로 인정 시 1.9%)의 저리로 2년 거치 3년 상환 조건이며, 보증은 90%까지 실시한다.
피해 소상공인은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피해 금액 범위 내에서 최대 1억 원까지 보증서를 발급 받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정책자금을 2.0%의 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전통시장과 상점가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시설 현대화 자금을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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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0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향교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지진피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포항 휴업 학교, 27일부터 정상 운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수능일인 11월 23일 행안부, 교육부, 경찰청,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현장상황관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처했다. 대책본부는 포항 시내 시험장 12개 학교에 대한 1, 2차 안전점검을 벌이는 등 안전사고 발생 차단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결과 포항 지역은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수능을 치를 수 있었다.
교육부는 수능 연기에 따른 수험생과 학부모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17일부터 ‘수능시험 연기 고충처리센터’를 운영했고, 센터를 통해 접수된 354건 중 276건의 고충을 처리(처리율 78%)했다.
이와 함께 지진 피해로 임시 휴교에 들어갔던 포항 지역의 유·초·중·고교 대부분이 정상 운영된다. 휴교 중인 학교는 11월 20일 오후 8시를 기준으로 23개교(휴업률 9.5%)이며, 27일부터 장성초 1개교(병설유치원 포함)를 제외한 모든 유·초·중·고교가 정상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진 피해를 입은 총 234개 학교·교육시설(초 110개교, 중 55개교, 고 57개교, 대학 5개교, 기타 7개교) 중 222개교가 응급복구돼 응급복구율은 94.9%(20일 오후 7시 기준)로 집계됐다. 흥해초 등 피해가 심각한 학교는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재해특별교부금이 조기 집행된다.
아울러 정부는 지진으로 인한 지역 주민의 심리적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심리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지진 이재민들은 여진에 대한 불안, 집 걱정, 불편한 잠자리 등으로 불안함, 답답함, 불면증 등 정신건강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포항 주민들의 지진 트라우마 예방을 위해 11월 17일부터 가동 중인 ‘포항 현장심리지원단’에 의료진 19명을 추가로 배치해 이재민뿐 아니라 일반 주민의 재난 심리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국립나주병원, 국립공주병원, 국립춘천병원 등 5개 국립병원의 정신과 전문의와 정신건강 간호사 등이 추가 배치됐다. 아울러 포항시와 함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순회 반상회’를 진행, 정신과 전문의나 정신건강 전문요원이 재난 후 발생하기 쉬운 정신적 문제에 대한 스트레스 대응 집단프로그램(psyco-education)을 실시한다. 복지부는 포항시 대피소 3곳에 심리지원 상담부스를 설치해 심리지원서비스를 실시하고, 지역별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24시간 상담전화도 운영 중이다.
오동룡│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