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도시재생 뉴딜 정책이 시행될 전망이다. 도시재생 뉴딜 정책이란 노후 주거지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개념이다. 지난 6월 23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도시재생사업 우수 현장인 수원 팔달구 행궁동을 찾아 사업 추진 과정 및 현장을 살폈다.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행궁동 생태교통마을을 찾아 골목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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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수원 팔달구 행궁동 생태교통마을 풍경 ⓒC영상미디어
경기 수원시 행궁동 주민센터를 가는 길, 파란 하늘 아래 기와지붕을 맞댄 한옥들이 보였다. 길가에 핀 꽃은 바람이 불 때마다 하늘거렸다. 관광객을 태운 자전거 택시는 골목 구석구석을 누볐다. 5층 이상의 높은 건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돌담과 방앗간, 구멍가게 등 도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상가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어린이들은 신기한 듯 돌담을 만지작거리고 부모들은 자녀에게 화성행궁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행궁동 일대는 신상옥 감독의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보람 씨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이곳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이와 함께 골목 구석구석을 구경했다”면서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고 아이들에게는 도시재생이 주는 교훈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도시재생이 주는 교훈
행궁동 주민은 2000년 3만 7000명에 가까웠지만 10년 사이 급격히 감소해 지금은 1만 1000여 명에 불과하다. 수원 화성이 1997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도시 개발 제한, 행궁 복원 등으로 지역 주민이 살던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물이 1970~1980년대 지어졌지만 재건축은 물론 신축도 어렵고 건축 규제도 심하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수원시와 주민이 뜻을 모아 골목마다 특색을 지닌, 수원을 대표하는 문화거리로 재탄생시켰다. 화성행궁 팔달문 인근에는 공예품을 전시 및 판매하거나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공방과 갤러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일대의 공방은 카페의 역할도 함께해 수많은 관광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도시재생사업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벽화거리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바로 수원이다. 많은 타 지자체에서 행궁동 아름다운 벽화거리를 찾는다. 아름다운 벽화거리 사업이 오래된 주택가를 전면 철거한 후 고층 아파트를 짓던 기존의 재개발 방식을 대체하는 도시재생 방법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만난 신영희 씨는 “신도시를 세우는 것보다 기존의 낙후된 도시를 생기 넘치게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문재인정부가 내세우는 도시재생사업은 분명 지역 균형 발전과 지역 경제 살리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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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생태교통마을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C영상미디어
생활밀착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문재인정부가 출범하고 ‘도시재생 뉴딜’이 국정과제로 추진되면서 수원시의 도시재생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6월 23일 수도권 도시재생사업 우수 사례로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을 찾아 사업 추진 과정과 과제 등 전반을 파악하고 국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수원시는 낙후되고 침체한 원도심 도시 재정비 차원에서 2013년 9월 행궁동 일대를 1개월 동안 ‘자동차 없는 마을’로 지정해 운영했다. 사업비 155억 원을 들여 생태 특화 거리와 옛길, 쌈지 마당을 조성하고, 경관시설과 주거환경시설을 개선했다. 주차 대책을 세우고 이동 수단도 지원했다. 또 주민의 호응을 얻기 위해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행정 서포터스와 주민추진단, 시민 서포터스 등을 꾸렸다.
수원시는 ‘생태교통 수원 2013’ 경험을 토대로 화성 안 마을 전체를 차 없는 마을로 조성하기 위해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하고 트램을 설치하는 등의 후속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화서문 1만 8000㎡와 남수동 5000㎡를 각각 한옥마을, 한옥 게스트하우스로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기존 도시재생보다 사업 규모를 줄여 대규모 철거 없이 주민이 원하는 마을 도서관과 주차장 등 생활밀착형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에 넓게는 400만㎡ 이상 규모로 지정됐던 사업지가 이번 뉴딜에서는 최대 50만㎡ 정도로 설정된다. 소규모 단독주택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우리 동네 살리기’는 5만㎡ 이하로 사업이 추진된다. 그만큼 신속한 사업 진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는 도시재생사업의 주도권을 지자체에 대폭 위임한다. 전체 사업지의 70%가량을 지자체가 직접 선정하도록 한 것이다. 정부의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광역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평가하되 최종 단계에서 국토교통부가 적격성을 검증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주거 안정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정책”
모든 사람이 나고 자라 늙고 죽는 것처럼 도시도 나라도 생로병사를 겪는다. 도시 쇠퇴는 도시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가 가라앉는 상황을 말한다. 수원시는 지난해 9월 대만 가오슝시에서 열린 ‘세계 항구도시 포럼’, 같은 해 10월 에콰도르 키토 유엔 ‘해비타트Ⅲ 회의’ 등 국제 행사에 잇달아 초청돼 생태교통 수원의 성공 비결을 전수했다. 수원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생태교통 수원’이 도시재생사업의 아이콘이 된 것이다. 주민의 힘으로 마을을 되살리고자 작가와 시민단체가 함께 철거 예정 건물을 ‘행궁동 커뮤니티아트센터’라는 창작 공간으로 조성해 옛 도심에 문화와 예술을 입히는 작업을 했다. 정부는 쇠퇴하는 도시의 다양한 자원과 기반시설을 되살려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펼칠 전망이다. 낙후된 도시를 문화적·환경적으로 보다 경쟁력 있게 재창조하자는 것이다.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다.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고, 놀고 싶고 쉬고 싶은 공원 녹지를 주민 곁에 만들어줘야 한다. 시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사람이 모이면서 소비가 늘면 도시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정부는 건물을 허물고 새롭게 짓는 대신 기존의 낙후 시설을 정비해 도시재생을 구현할 방침이다. 도시재생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각 지자체에 숨어 있는 마을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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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욱(58·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김태형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