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 지역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다함께 돌봄’ 시범사업이 지난 7월 27일 전국 10개 시·군·구에서 시작됐다. ‘다함께 돌봄’ 시범사업이란 주민센터나 도서관, 학교,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등 접근성이 높고 개방된 안전한 시설의 지역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하고 경력단절 보육교사나 은퇴교사, 자원봉사자 등 지역 내 다양한 인적자원을 활용, 돌봄이 필요한 0~12세 아동에게 일시·긴급 돌봄, 방과 후 프로그램 연계, 등·하원 지원, 정보 제공 등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는 이 사업이 문재인정부 4대 복합·혁신 과제 중 하나인 ‘인구절벽 해소’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다함께 돌봄’ 사업을 공모했으며, 시·도 자체심사를 통해 제출된 14개 시·군·구 20개 사업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의 우수성, 타지자체로의 확산 가능성, 주민체감도 등을 고려해 총 10개 지역, 10개 사업을 최종 선정했다.
그동안 지속적인 보육 및 돌봄서비스 확대에도 불구하고, 출퇴근 시간, 방과 후, 부모 병원 이용 시 등 아동을 일시, 긴급하게 맡길 수 있는 인프라 등이 부족했다. 또 지역 주민의 수요와 지역 자원 등 지역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돌봄서비스 제공에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가 실시한 자녀양육 부모 설문조사 결과, 급할 때 돌봐줄 사람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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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벌이 가정 자녀를 위해 마련된 서울 월계초등학교의 돌봄교실 ⓒ서울시
과천, 공무원 관사 리모델링해 시범사업 공간으로 사용
그러나 다함께 돌봄 사업은 기존의 지역공동체 자원을 활용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지역 수요와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돌봄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필요한 때 ▲가까운 곳에서 ▲친인척 수준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 주민의 수요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시범사업이 시행되는 곳은 ▲울산 북구(꿈나무 그루터기) ▲경기 과천시(마을 돌봄 나눔터) ▲충북 청주시(언제든 돌봄 나눔터) ▲충북 단양군(아이 키움 온(溫)마을) ▲충남 보령시(틈새돌봄 놀이터) ▲충남 서천군(송아리 돌봄센터) ▲전북 익산시(토요일 및 야간 일시·긴급 돌봄) ▲전남 여수시(아이나래 행복센터) ▲경남 창녕군(또바기 돌봄) ▲경남 함양군(꾸러기들의 건강놀이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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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시의 경우 시가 추진하고 있는 ‘마을 돌봄 나눔터’ 사업이 다함께 돌봄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과천시는 육아 및 돌봄에 대한 부담이 출산을 포기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파악하고, 마을 돌봄 나눔터를 지정해 2015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과천시 마을 돌봄 나눔터는 현재 별양동 래미안슈르아파트 단지와 부림동 주민센터 등 2곳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초등학생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 공모에는 과천시가 그동안 공무원 관사로 활용해오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쓰기로 결정한 중앙동 단독주택에 내년 초 문을 여는 과천시 마을 돌봄 나눔터 3호가 선정됐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익산시는 ‘다함께 돌봄 시범사업’에 공모해 전라북도 도내에서 단독으로 선정된 경우다. 익산시는 정헌율 시장의 역점 공약 사업인 ‘토요일 및 야간 시간제보육서비스’ 사업을 공모했다. 익산시는 호남 최대 돌봄 환경을 갖춘 익산시 육아 종합지원센터에서 평일과 주간은 물론 토요일과 야간에도 시간제보육서비스를 통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육아 프로그램 이용자들의 높은 수요와 만족도, 풍부한 시간제 보육실 운영 노하우 등의 경쟁력이 이번 공모사업의 목적에 부합해 각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익산시는 확보된 지원금은 영아 위주로 설계된 기존 익산시 육아 종합지원센터 내 시간제보육실의 유아를 위한 화장실 설치에 사용해 영유아에게 안전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상남도는 ‘다함께 돌봄 시범사업’에 창녕군 ‘또박이 돌봄’ 사업과 함양군 ‘꾸러기들의 건강놀이터’ 등 2개 사업이 선정됐다. 창녕군 ‘또박이 돌봄’ 사업은 지역 내 노인 시설 및 노인 인력을 활용한 돌봄 시스템을 제안해 호평을 받았다. 함양군 ‘꾸러기들의 건강놀이터’ 사업은 관공서(보건소)의 유휴 공간과 높은 접근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복지부와 행안부는 시범사업 지자체에 1곳당 2000만 원 이내의 사회서비스사업 예산과 1500만 원 이내의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다함께 돌봄’ 사업이 온 마을이 나서서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마을 돌봄 공동체의 복원을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이번 ‘다함께 돌봄’ 사업이 초저출산을 탈피하는 국가책임돌봄 체계 확립의 마중물이 되어 5000만 행복사회가 실현될 수 있도록 일선 지자체와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복지부와 행안부는 지자체의 맞춤형 시범사업이 내실화될 수 있도록 전문가 컨설팅을 시행하고 시범사업 모니터링 및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모델을 마련, 전국에 확산할 계획이다.
오동룡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