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428조 원이나 되는 정부 예산은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약칭 ‘디브레인(dBrain)’으로 처리한다. 디브레인은 국민에겐 낯설지만 중앙정부, 자치단체 등 우리나라 재정 담당 공무원들은 디브레인을 끼고 생활한다고 말할 정도로 익숙하다. 단돈 1원을 써도 반드시 디브레인을 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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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로 보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활용> 표지 ⓒ한국재정정보원
공무원은 디브레인으로 하루 평균 50만 건의 재정업무를 처리한다. 디브레인을 거쳐 이체되는 돈은 하루 약 8조 원이다. 예산 편성, 집행, 회계결산, 기금, 채권, 융자, 국유재산 관리 등도 모두 디브레인에서 진행된다. 매일매일 들어오는 세입도 마찬가지다.
디브레인은 나랏돈을 관리하는 한국은행, 세금이 들어오는 국세청·관세청, 교통범칙금을 부과하는 경찰청에 이르기까지 48개 기관의 82개 시스템과 연계돼 있다. 워낙 다양한 시스템을 사용하다 보니 프로그램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파악하기 어렵다. 예산의 편성·배정·변경·이월, 채권의 회수·변경·마감·소멸, 물품의 교환·매각·양여·불용·대부 등 익혀야 할 기능도 많다. 더구나 공무원은 순환보직제라 1~2년 단위로 업무가 바뀐다. 그렇다 보니 디브레인을 운영하는 한국재정정보원에는 공무원의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1500통이나 걸려온다. 과오납 처리, 불납결손, 내부거래 제거 등 문의 내용도 수천 가지다.
재정정보원은 디브레인을 사용하는 공무원들의 궁금증을 예산, 수입, 채권, 지출, 기금, 융자, 결산 등 11개 분야별로 정리해 해결책을 담은 <사례로 보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활용>을 출간했다. 디브레인을 사용한 지난 5년 치 질문 170만 건을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한 뒤 사용자의 문의가 많았던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예를 들어 지출 분야에는 지난 5년간 19만 8400여 건의 전화·온라인 문의가 있었는데, 각 질문의 키워드를 분석해보니 관서운영경비가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카드, 지급, 출납, 교부, 청구 순으로 뒤를 이었다. 사용자들이 어려워하는 질문에 대해 시스템 화면을 보여주면서 해결 방법을 설명해놓았을 뿐 아니라 관련 규정까지 곁들였다.
<사례로 보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활용>은 디브레인 교육생에게 무료로 배포된다. 교육생이 아니어도 이메일(dbrainedu@kpfis.kr)로 신청하면 누구나 받아볼 수 있다. 6월부터는 디브레인 누리집에서 eBook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재정정보원은 향후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chatbot)도 도입해 디브레인 업무에 대한 상담 기능도 보완할 계획이다.
장가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