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3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정부는 올 한 해 경제회복과 민생안정대책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월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에 희망의 돌파구를 열겠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팀과 함께 리스크 관리, 물가 안정, 수출과 성장 회복, 내수 증진 등의 과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지금 경제가 어렵지만 희망의 길을 찾겠다. 그 길은 사방으로 열려 있다”며 “해외시장 진출의 길, 창업을 통한 새로운 길, 막힌 곳을 뚫어내는 규제개혁의 길, 우리에게 강점이 있는 과학기술과 ICT 등을 활용하는 미래의 길도 있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경제가 어려우면 저소득층과 영세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들의 삶이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이뤄지도록 챙기겠다”며 “정부는 저소득층에 대한 생계 지원을 확충하고, 일시적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위기 가구에 대한 긴급복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대책을 밝히며 황 권한대행은 기업인들에게 “일자리를 비롯한 경제상황이 너무 어렵다”며 “다시 한 번 과감한 투자 확대와 혁신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에 선도적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 권한대행은 1월 25일 서울 중구 쪽방 상담소인 남대문 지역상담센터를 찾아 쪽방 주민들과 떡국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황 권한대행은 “2018년까지 전국의 모든 읍·면·동 3502개를 복지허브화해 쪽방과 같은 삶의 그늘진 곳을 먼저 찾아가는 복지전달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황 권한대행은 “쪽방에 거주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맞춤형 급여를 도입해 가구별 특성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일을 통한 자급이 가능하도록 자활 근로와 목돈 마련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 권한대행은 25일 설 명절을 맞아 대통령을 대신해 독립유공자 60여 명에게 선물을 보냈다. 선물은 청탁금지법을 고려해 5만 원 내의 잡곡세트로 정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독립유공자를 제외하고는 명절 선물 명단에 추가된 사람은 1명도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와 정책 공조 추진
정부는 또한 새롭게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와의 정책 공조도 강화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1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신(新)행정부 출범이 향후 경제, 외교, 안보,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양국 간 정책 공조가 더욱 강화되고 호혜적으로 발전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한미 관계의 돈독한 발전을 기원한다”면서 “한미 양국은 지난 60여 년간 공동의 가치를 공유한 혈맹으로, 그간 강력한 포괄적 전략 동맹관계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번영에 크게 기여해왔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은 하루 전인 1월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미 동맹의 발전과 북핵문제 대처, 경제통상 관계 발전 등을 위한 정책 공조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경제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청년창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청년창업자들의 주거안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수원, 용인, 부산, 대구, 광주, 창원에 창업지원주택 1000가구를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1월 25일 밝혔다. 2016년 7월부터 9월까지 국토부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업 후보지를 제안받아 후보지별 사업 가능성 및 입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후보지 6곳을 선정했다. 지난해 도입한 창업지원주택은 청년창업자들의 안정적 주거와 더불어 창업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지원시설 및 서비스를 결합한 맞춤형 행복주택이다. 24시간 재택근무를 위해 주택 내에 오피스 공간을 만들고 대형 유리로 된 전시공간을 설치해 복도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회사 상품을 홍보하도록 했다. 입주자들이 함께 이용하는 복도에는 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공간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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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설 연휴를 이틀 앞둔 1월 25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신영시장을 방문,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정부, ‘일’과 ‘가정’ 균형 대책 강구
이같은 정부의 경제 난관 극복 대책에 해외 투자자들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해외 매체는 최근 “한국에 정치 스캔들을 계기로 개혁이 다가오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창업과 중소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혁신, 고용,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예상은 구체적인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상품 수출과 수입 규모가 2016년 12월 나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월 24일 발표한 ‘2016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22.68로 전년 동기보다 8.1% 올랐다. 12월 수출물량지수도 145.72로 1년 전보다 3.0% 두 달 연속 올랐다. 수입도 함께 늘어 수입지수의 경우 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7.3%, 물량은 4.2% 각각 상승했다. 정부는 이러한 수출 수입 증가와 세계교역 성장률 상승 등으로 올해 수출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일과 가정의 균형 있는 조화를 이루기 위한 대책도 강구했다. 황 권한대행은 1월 20일 경기 파주시 산업단지형 중소기업 공동직장어린이집인 ‘출판도시어린이집’을 방문, 저출산 보완대책의 핵심과제인 직장어린이집 확대가 현장에서 잘 정착됐는지 확인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황 권한대행은 1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얼마 전 세 아이를 둔 여성 공무원이 휴일 출근 중 청사 계단에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이 같은 불행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불필요한 근무시간을 줄이고 육아부담을 나누는 등 기업과 가정의 ‘일하는 문화’를 바꿔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