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잇따라 발생한 구제역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종식을 기대하고 있다. 구제역은 지난 2월 5일 충북 보은에서 올해 처음 발생한 이후 2월 12일 추가 발생을 포함해 총 6건이 발생한 상태다. 지역별로는 충북 보은 4건(젖소1, 한우3), 전북 정읍 1건(한우), 경기 연천 1건(젖소)이다. 현재까지 17개 농장에서 1203마리가 살처분된 상태다.
발생 원인을 살펴보니 국내 잔존 바이러스가 아닌 해외 유입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판단됐다. 또 농장에서의 발생 원인은 역학조사 중이나, 일부 농가는 백신의 보관·취급·접종 과정 등에서 미흡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에서는 지난 2월 9일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방역 총력전에 돌입했다.
구제역·AI 중앙사고수습본부 즉각 신설
우선 대응체계를 즉각 마련했다. 구제역·AI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 농식품부 장관)를 꾸리고, 본부를 중심으로 일일 점검회의를 통해 관계부처·지자체 간 공조를 유지하면서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점을 감안해 우선 전국 소 일제접종(2월 8∼12일)을 실시했다. 발생 도의 우제류는 타시도로의 이동이 안 되도록 ‘반출금지령’(2월 6∼15일)을 내렸다. 농장 간에는 생축이동 금지(2월 9∼18일)에 들어갔으며, 가축시장 폐쇄(2월 9∼18일)를 통해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또 일제 백신접종도 시행했다. 전국의 소 사육 농가(283만 두)에 일제 접종(99.4% 완료)했고 A형 발생으로 연천과 인근의 소는 O+A형을 긴급 접종(2월 8~12일)했다.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는 공수의 등을 동원(1200개 반 3600명)해 접종했으며, 50두 이상 농가는 담당공무원이 접종을 확인하도록 했다. 아울러 백신접종 프로그램 및 요령, 백신 보관방법 등 축산농가 교육, 홍보 및 지도를 강화했다.
추가 방역 조치도 마련했다. 백신접종 항체형성기간 등을 감안하여 발생 시·도 우제류의 타 지역 반출금지 기간을 2월 19일까지 연장 조치했으며, 지역별 추가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연천에서는 소에서 돼지로의 A형 구제역 전파 방지를 위한 핵심 지역으로 방역조치를 강화했으며, 보은에는 3km 이내 방역대 내 산발적 발생을 억제하고 인근 지역으로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방역팀(5명)을 현장에 투입해 이동통제 등 지도·점검(2월 12일부터)을 강화토록 조치했다. 보은군의 발생지역 10km 내 매일 2회 이상 소독 및 가축방역관 입회하에 보은군 사육 소가 최근 2주간 출하된 도축장을 일제 소독(2월 13일∼14일)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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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구제역 확산방지 및 종식을 위해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월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법곳동 한우 농가에서 주인이 사료를 주며 소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백신 매칭 검사 착수, 수급에는 문제없어
백신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정부는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현재 국내 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백신이 금번 발생한 바이러스의 방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자체적으로 바이러스 분리 등 백신 주에 대한 매칭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세계표준연구소(퍼브라이트 연구소)에 2월 9일 바이러스 시료(O형과 A형)를 송부했고, 매칭실험에 1~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긴급 백신 수입도 추진하는 중이다. 현재 백신 재고량은 O+A형은 99만 두분, O형은 830만 두분이며, 계약된 예정량인 O+A형은 160만 두(2월 말~3월 초), O형은 320만 두분(2월 17일, 24일)이 도착할 예정이다.
또한 영국 M사로부터 O+A형 백신을 추가 확보하는 한편,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는 A형 백신의 국내 발생 바이러스에 대한 적합성 분석 후 수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실제로 구제역 백신 수입 다변화를 추진해 지난해 8월부터 기존의 영국 이외에도 러시아, 아르헨티나에서 백신을 수입하고 있다.
국경 검역 강화도 박차
해외 유입 방지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여행객 증가 추세로 해외로부터 구제역·AI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특별방역대책기간인 10월부터 검역 인력을 확대 운영 중이며, 구제역·AI 등 가축전염병 발생국을 방문한 축산관계자에 대해서는 입국 공항·만에서 소독 조치를 하고 있다.
세관과 합동으로 휴대품 검사를 매주 335비행편에서 360편 이상으로 강화하고, 구제역·AI 발생국 등 운항 노선에 대해서는 검역탐지견 추가 투입(4개 공항·항만→12개 공항·항만) 등 검역을 강화 중이다.
또 해외 축산농장 방문 자제, 출입국 시 신고, 입국 후 5일간 농장 출입 금지 등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해 오는 6월 3일부터는 가축전염병 발생국에 출입국하는 축산관계자의 신고를 의무화하고, 신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진정 국면 AI는 재발방지 대책 수립
AI 방역도 순항 중이다. AI는 지난해 11월 16일 전남 해남·충북 음성에서 발생한 이후 지난 2월 10일까지 341호의 가금농장에서 발생(H5N6 340, H5N8 1)했다. 현재는 821농가의 총 3314만 마리를 살처분한 상태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6일 김제 산란계 농장에서 H5N8형 AI가 발생한 이후에는 추가 의심신고가 7일째 없는 상황(2017년 2월 16일 기준). 하지만 방역 조치에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우선 서해안 방역 강화다. 철새 주요 이동경로인 서해안 지역 가금농가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중점방역 관리지구(철새도래지 반경 10km) 내 가금위험농가(닭 1719농가, 오리 480농가) 등 방역 강화를 조치했다.
방역 취약 농장에는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주 1일 이상 현장 점검 및 농가 차단방역 등 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또한 발생농장(341개)에 대한 시군별 사후관리팀에서 발생농장의 사후관리를 점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방역지역은 총 139개소. 이 중 방역조치가 완료된 23개 지역은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된 상태다. 그러나 재발 방지를 위해 방역지역 해제 후 가축 재입식 4단계 절차를 엄격히 준수토록 하고 있다. 또 입식 전 소독 및 방역시설 구비 등에 미흡한 사항이 있는 경우 입식시험을 중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에서는 철저한 재발 방지를 위해 지자체 건의사항 등을 수렴해 더욱 강화된 사전 대응시스템 구축, 농장 방역 및 초기 대응 강화 등을 위한 대책을 수립 중이다.
구제역Q&A
“구제역 예방 접종도 접종시기 및 방법 따라 항체 형성률 달라”
경기 연천의 구제역 A형 바이러스가 돼지에게 발생할 가능성과 대책은?
우선 소의 구제역 감염이 확산하지 않도록 백신접종을 하는 한편, 소와 돼지 간 교차오염을 방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차단방역을 추진 중이다.
현재 사용 중인 구제역 백신의 효능은?
그동안의 발생상황을 감안해 세계동물보건기구(OIE)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에서 추천한 백신을 가축방역심의회를 거쳐 선정한 것이다.
2014년 물백신 논란에 따라 ① 기존 백신에 새로운 백신주(O3039)를 보완(2015년 2월), ② 기존 영국에서 러시아, 아르헨티나로 수입선(O형 백신)을 다변화(2016년 8월)했다.
농가들은 접종을 했다고 하는데 항체형성이 안 되는 이유는?
구제역 예방접종은 정해진 용법·용량으로 올바르고 정확하게 해야 하며, 예방접종 시기 및 방법 등에 따라 농가별로 항체형성률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구제역 항체형성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은, ① 보관방법이 부적절하거나 유효기간이 경과된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② 백신접종 시기가 부적절하거나 접종 용량이 부족한 경우 ③ 올바르게 접종되지 않아 백신이 지방층에 주입된 경우 ④ 오염된 백신(세균, 곰팡이 등)을 사용한 경우 등이다.
항체형성률을 높이기 위한 올바른 백신접종 방법은?
백신접종 프로그램에 따라 소의 경우 태어나서 2개월에 1차 접종하고, 3개월째에 2차 접종 후 4∼7개월 간격으로 지속 접종한다. 6개월 동안 사육 후 출하하는 돼지(비육돈)의 경우 생후 8주를 전후하여 접종하고 모돈의 경우 1년 2회 접종한다.
항체형성률 100% 농장의 가축도 구제역에 감염될 수 있나?
항체형성률 조사가 전 두수가 아닌 표본추출 조사이기 때문에 표본에 누락된 감염개체가 나타날 수 있으며 환경이 크게 오염되어 바이러스 양이 많을 경우, 백신접종 후 항체형성 전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침입한 경우, 특이체질로 면역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허약한 경우에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농장의 구제역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백신의 취급 및 접종 실시, 접종주기 준수와 함께 세척·소독, 차량 및 차단방역을 통해 농장 오염을 예방하는 한편 가축사육 환경의 개선도 필요하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박지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