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는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맞춤형 복지정책을 도입·확대해왔다. 특히 2014년 7월 기초연금 도입·시행과 2015년 7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급여 개편은 역대 정부가 엄두를 내지 못했던 파격적인 조치였다.
기존 기초노령연금은 평균 수급액이 9만9100원으로 어르신들의 안정적 노후생활 유지에 어려움이 있었다. 정부는 2014년 7월 기초연금을 도입하며 기준연금을 2배인 20만 원으로 조정했다. 기존의 기초노령연금 체계에서는 2028년에나 가능할 수 있던 것을 14년이나 앞당겨 노후 소득 보장 수준을 개선한 것이다.
기초연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빈곤율이가장 높은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노후생활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으로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70% 정도인 448만 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빈곤층뿐 아니라 서민층에도 큰 도움
만족도 조사 결과 92.5% "생활에 도움이 된다"
대전 서구에 사는 김모(78) 씨는 홀로 살며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유지했으나 그 수입만으로는 지병인 심근경색 치료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초연금을 받게 되면서 매달 고정 생활비(전기·수도요금)를 충당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심근경색 치료약도 안정적으로 복용할 수 있게 됐다.
기초연금은 빈곤층뿐 아니라 서민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에 사는 이모(67) 씨는 기초연금 덕분에 지난해 여름 형제들과 함께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형제들 모두 만 65세가 넘어 기초연금을 받으면서 그 돈을 모아 ‘죽기 전에 한번 같이 가자’고 했던 제주도 여행의 꿈을 현실로 이룬 것이다. 이 씨는 "조촐한 여행이었지만 형제들 모두 죽을 때까지 간직할 행복한 추억이었다고 기뻐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부부 합산 월 32만 원의 기초연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며 "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꿈을 꾸게 해주었다"고 말한다. "전에는 뭘 하고 싶어도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는 게폐만 끼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기초연금이 생기면서 그 돈을 쪼개 문화센터 등을 다니며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우고 하니 자신감도 생기고 삶의 활력도 생겼다"는 이 씨는 "기초연금이 아들딸보다 효자"라며 밝게 웃었다.
이처럼 기초연금 시행으로 노인가구의 소득이 증가하고 빈곤이 완화됐으며, 소득 분배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4년 4분기 기준으로 노인가구 이전소득(생산에 직접 기여하지 않고 개인이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받는 수입)이 65만6000원에서 75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으며, 노인 상대빈곤율도 48%에서 44%로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또한 노인가구 5분위 배율(상위 20%/하위 20%)도 10.5배에서 7.9배로 크게 개선됐다.
기초연금은 수급자에게도 큰 만족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국민연금연구원이 실시한 기초연금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92.5%, ‘잘 도입했다’는 응답이 91.9%에달했다.
기초연금 수령에 따라 달라진 생활의 변화로는 ‘병원 가는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항목이 3.7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그다음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게 됐다’(3.4점),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당당해졌다’(3.0점) 순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 수급자가 기초연금을 통해 사회로부터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고 생활에도 어느 정도 여유를 확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초연금으로 삶의 여유가 생긴 노인들의 사회활동이 늘었다. 사진은 어린이집 등에서 인형극 활동을 하는 군포시니어클럽 회원들. ⓒ동아DB
한편 올해 4월부터 전년도 소비자 물가변동률(0.7% 상승)을 고려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을 20만4010원으로 상향해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 5년마다 기초연금 수급권자의 생활수준, 국민연금 변동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초연금 수급자에게 유리하도록 지급액을 조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초연금 수급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기초연금이 필요한 노인이 빠짐없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해오던 만 65세 생일이 도래한 노인에 대한 기초연금 신청 안내를 올해부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중앙에서 일괄 실시하고, 매년 각 지자체 및 국민연금공단 지사(106개소)와협업해 거주불명등록 노인을 집중 발굴·안내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 개별 복지요구 고려 ‘맞춤형 급여제도’로 개편
수급자 132만→165만, 평균 지원액 40만7000원→51만4000원 증가
충북 청주시에 사는 안모(57) 씨는 희귀질환을 앓는 둘째 아들 간병을 하다 보니 일을 하지 못하고, 아내가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월 65만 원가량을 벌고 있다. 둘째 아들의 의료비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독립해 살고 있는 큰아들(부양의무자)의 소득 때문에 201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기초생활보장 현금급여가 5만 원 수준에 불과했다. 아내의 월급과 기초생활보장 지원금만으로는 세 가족의 생활비와 의료비를 충당하기 힘들었지만, 2015년 7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맞춤형 급여 개편’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화돼 기초생활보장 월 평균 급여액이 약 45만 원으로 증가해 한숨 돌리게 됐다.
박근혜정부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일할수록 유리하고 각자의 여건에 맞게 급여를 지원할 수 있도록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맞춤형 개별급여’로 개편했다. 공공부조의 핵심 제도이며 빈곤층을 위한 최후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온 기초생활보장제도가 2000년 도입된 이후 15년 만에 상대적 빈곤과 개별 복지 욕구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 형태로 개편된 것이다.
맞춤형 개별급여로의 개편에 따라 총 수급자는 개편 직전인 2015년6월 132만 명에서 2015년 12월에는 165만 명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가구당 월평균 현금급여액(생계+주거급여)도 40만7000원에서 51만4000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로 14만 가구는 월평균 현금급여가 17만2000원가량 늘어났다.
기존에는 기초생활보장이 최저생계비라는 단일 기준으로 수급자를 선정·지원해 수급자로 선정되고 나면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등 모든 급여를 다 받지만, 일을 해 소득이 최저생계비를 약간만 넘어도 모든 급여가 일시에 중단되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구조로 돼 있었다.
개편된 ‘맞춤형 개별급여’는 이러한 기존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는 한편, ‘중위소득’을 기준선으로 사용하는 등 상대적 빈곤 수준과 다양한 복지 욕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즉 급여별로 선정기준을 별도로 설정해 기준에 부합하는 급여를 각각 지급받을수 있게 함으로써 수급자가 일자리를 얻어 소득이 늘더라도 생계급여는 중단되지만 주거·교육급여 등 필요한 지원은 계속 받을 수 있게 해 일을 통해 빈곤에서탈피할 수 있도록 했다.
글· 최호열(위클리 공감 기자) 201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