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들은 앞으로 항염증 치료나 진통제 사용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의약품 부작용 정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험 청구자료(빅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사용과 부작용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특정 치료제의 경우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군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최대 3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특정 당뇨병 치료제는 인슐린 처방 환자에게 방광암 발생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4월 20일 밝힌 이번 결과는 해외에서는 해당 약물과 특정 질환의 관련 위험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으나 한국인 대상 연구는 거의 없었던 약물 중 3개 성분에 대해 실시했다. 항염증 치료제와 진통제로 사용하는 ‘디클로페낙’,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하는 ‘피오글리타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로 사용하는 ‘메틸페니데이트’ 등이 그 대상이다.
디클로페낙은 널리 처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로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근육통, 두통, 수술 후 동통 등광범위한 질환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디클로페낙이 심혈관질환에 안전하지 않다는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실험 결과 디클로페낙을 사용한 전체 환자군에비해 당뇨병, 고혈압 병력이 있는 환자군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은 약 3배, 노인계층에서는 약 4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식약처는 "디클로페낙은 출혈을 포함한 위장관계 부작용은 낮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군, 노인계층에서는 디클로페낙 사용 시 심혈관계에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해당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투약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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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특정 치료제 사용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당뇨·고혈압 환자는 디클로페낙 항염증제 주의 필요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 후 복용해야
피오글리타존은 방광암 발생 위험에 대한 연구 결과가 일관성 없이 보고된 약품이다. 이에 국내 연구팀은우리나라 인구 집단이 가지고 있는 인종적, 문화적 차별성과 특이성을 고려할 때 국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해당 약물을 사용한 집단과 다른 당뇨병약(설포닐우레아계 약물 등)을 사용한 집단에서의 방광암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설포닐우레아계의 방광암 발생 위험을 1로 했을 때 피오글리타존은 1.23으로 약간 높아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인슐린 사용 경험이 있는 환자군에서는 피오글리타존 사용군이 설포닐우레아계 사용군보다 방광암 발생 위험성이 약 3배 높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심혈관질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ADHD 주요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에 대해서는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지 않은 ADHD 환자군에서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1로 보았을 때, 처방받은 군(국내 18세 미만 ADHD 환자)에서의 발생 위험도는0.96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식약처는 "이번 분석 결과가 해당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중대한 이상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되는 약물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본인의 질환과 복용 중인 의약품에 대해 의사, 약사 등 전문가와 사전에 충분히 상담하고 의약품을 복용할 때에는 용법과 용량, 주의사항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글 · 두경아 (위클리 공감 객원기자) 201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