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서울남부기술교육원은 교육비 일체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기술 전문인력 양성 학교다. 15세 이상으로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문이 열려 있다. 나이 제한이 없지만 주로 20대 젊은이들이 기술 명장을 꿈꾸며 땀 흘리고 있다. 가구디자인, 그린자동차 정비, 외식조리, 헤어디자인 등 정규 과정뿐 아니라 주얼리디자인, 전기산업기사, 요양보호사 등 다양한 심화 단기 과정을 운영 중이다. 6월 5일 남부기술교육원에서 만난 학생들과 교수진은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교육과 실습에 전념하고 있었다. 기술 한국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안고 땀 흘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로벌 헤어아티스트 꿈 생겼죠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교육원을 소개해주셔서 알게 됐어요. 공부보다 기술을 배우는 것이 좋겠다고 적극 권유하셨죠. 미용 전반을 1년이라는 기간 동안에 배울 수 있어 좋아요. 자격증을 획득해 글로벌 헤어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실제 미용실처럼 교육 시설이 마련돼 있어 기술을 배우기 아주 좋은 여건이에요. 앞으로 해외 연수도 나가서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누나들과 놀면서 미용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워낙 관심 있는 분야여서 그런지 배우는 것이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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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준(21) 헤어디자인 교육생
자격증·실무 폭넓게 배울수 있어요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헤어디자인을 배우고 있어요. 원래는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군복무 중 진정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게 됐어요. 고민 끝에 미용 기술을 배우기로 했죠. 섬세한 작업을 잘하는 저의 장점을 살리는 데 헤어디자인이 잘 맞을 것 같더라고요. 교육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격증 수업과 실무를 폭넓게 배울 수 있어요. 과정을 수료하면 거의 모두 취업이 됩니다. 본인이 원하면 창업해서 개인 미용실을 열 수도 있어요. 저는 미용실 원장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직원들 고충을 잘 이해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일하는 미용실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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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빈(25) 헤어디자인 교육생
기술 못지않게 인성·성실 가르쳐요
교육생들이 기술을 배워 성공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어요. 교육실을 실제 미용실처럼 꾸며놓고 교육과 실습을 병행하고 있죠. 헤어, 메이크업, 두피 관리 등 미용 전반을 강도 높게 교육합니다. 교육뿐만 아니라 취업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 대형 미용 체인과 MOU를 맺어 학생들이 2주 동안 현장에서 실무를 익히도록 하고 있죠. 저는 학생들에게 인성과 성실을 강조해요. 나중에 취업을 해도 인성에 문제가 있으면 잘 적응하지 못하죠. 나아가 자기 일에 대한 열정이 필요해요. 헤어디자인 분야에 흥미와 재미가 있어야 그 열정으로 고객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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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임(50) 헤어디자인 교수
내가 먹어도 좋은 음식 만들어라
요식업은 기본이 중요해요. 식당을 방문했을 때 요리사가 유니폼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깔끔하게 요리해야 믿음이 가지 않겠어요? 내가 먹어도 문제없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조리 기술을 배우려면 그런 기본 자세가 중요해요. 열심히 노력하면 한식, 일식, 중식, 양식 4개 자격증을 모두 획득할 수 있어요. 모든 것이 자기 하기에 달려 있죠. 취업 역시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주선해주고 있어요. 정말 요리 기술을 배우고 싶은 학생이라면 과감하게 배워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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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옥(56) 외식조리 교수
나의 레스토랑 차리고 싶다
요리가 좋고, 사람들에게 요리를 해주는 것이 너무 즐거워서 배우고 있어요. 제 음식을 먹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아요.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시스템이어서 집중적으로 기술을 배울 수 있어요. 1년의 과정은 요리 기술을 배우는 길의 작은 발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천천히 차근차근 배우고 싶어요. 사설 학원보다는 세심한 것까지 챙겨줘서 좋아요. 요리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다른 교육생들과 교수님들이 응원해주는 것도 자극이 되죠. 열심히 배워서 레스토랑을 차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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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렬(20) 외식조리 교육생
배우는 과정 힘들어도 포기 말아야
기술을 배우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요.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꿈이 있으면 거기에 맞게 노력해야 하죠. 제대 후 음식을 만들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조리를 배우기로 결심했어요. 자그마한 일식집을 차리는 것이 목표예요. 교육원이 고등학교나 대학처럼 시설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체계적이어서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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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진(24) 외식조리 교육생
국가 교육 지원 늘어나야
평소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학원은 재료비가 많이 들어 부담이 큰데 이곳은 국가에서 지원해줘서 나전칠기를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돼요. 나전칠기는 우리 전통문화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죠. 나중에 상품 개발을 해서 창업하고 싶어요. 그다음에는 저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고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교육과 창업 지원을 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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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희(24) 옻칠나전 교육생
창업할 수 있는 작업실 마련을
미술을 전공하다가 전통공예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싶어 교육원에 들어왔어요. 어르신들 집에 가면 나전칠기가 하나씩은 있어요. 우리나라 전통공예는 너무나 매력적이에요. 요즘 사람들도 이런 매력을 알면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될 거예요. 동양의 묘한 매력이 담겨 있죠. 기술을 배운 이후에는 공방을 차려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작업실을 구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요. 정부에서 지원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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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예슬(25) 옻칠나전 교육생
공예도 벤처라고 생각해달라
요즘 정보통신 관련 창업을 하면 벤처기업이라고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죠. 그에 반해 전통공예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다고 하면 지원이 없어요. 공예도 벤처라고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기술을 배워서 창업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은 늘어나는데 지원은 너무 부족해요. 또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도 너무 적고요. 젊은 친구들이 세계로 뻗어나가야 하는데 한국의 전통문화를 가지고 세계 진출을 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나전칠기는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우리의 전통문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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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충휴(68) 옻칠나전 교수
이정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