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나 친절한 사람, 착실하고 정의감이 넘치는 사람, 능력 있고 강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러나 그 사람들 중에도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힘들어 죽겠어’, ‘더는 못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누구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온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할까. 해결책은 없을까.
"적당히 살아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그 사람은 적당히 일한다고 말할 때,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가 포함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이때 ‘적당히’라는 말은 ‘단정하지 않은’, ‘칠칠치 못한’, ‘대충대충’, ‘무책임한’ 등등의 말로 바꿔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과감하게 ‘적당히 살아보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눈총을 받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적당히 사는 법’을 외치는 저자는 심리상담사다. 저자는 "요리를 할 때 레시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스스로 적당히 간을 맞추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기 입맛에 딱 맞는 맛을 찾아낼 수 있다"며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적당히 산다’는 것은 결코 ‘대충 산다’는 뜻이 아니다. 아무리 실패하거나 남에게 미움을 받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자신의 마음이 편해지는 장소를 찾아가는 것, 일상에서 자신을 회복하는 것을 에둘러 말하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일과 사랑, 인간관계에서 타인의 평가나 시선을 외면하고 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열심히 살면 살수록 삶이 고달픈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한 가지가 나답게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내 마음이 편한 일, 내가 매우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에 나를 맞춰가며 산다는 뜻이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어렵지만 간단하다. 저자는 마치 고양이가 고양이로 살아가는 것, 다시 말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 것을 사례로 든다.
세상에는 크게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무슨 일이든 항상 열심히 하는 사람과 대충대충 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면 ‘성과를 올리지 않으면 안 돼, 분위기를 파악하지 않으면 안 돼’라는 생각으로 초조해하며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느긋하게 자기 방식대로 일하는 사람이 있다. 전자의 경우 긴장 상태로 살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쉽게 지치고 무너지기 쉽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 ‘적당히 살라’고 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무례한 주문일 수도 있다. 그동안의 습관이 하루아침에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몇 가지 방법을 이야기한다. 설레지 않으면 과감히 끊기, 상처 받았을 때 ‘뭐, 괜찮아’라고 말하기, 과거를 위해서도 미래를 위해서도 반성은 금물, 못난 자신을 보고 재미있게 여기기 등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열심히 노력해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다. 또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 ‘열심히 노력하라’는 말도 많이 듣는다. 매사에 애쓰고 노력하며 착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자신을 회복하고 마음의 쉼표를 찾으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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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사는 법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 김한나 옮김 | 유노북스 | 160쪽 | 1만2500원
글· 윤융근(위클리 공감 기자) 2016.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