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언론에서 한국 경제 현황과 전망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잇따라 나왔다. 북한의 잇단 핵 및 미사일 도발로 관심이 군사적 긴장에 쏠려 있는 가운데 나온 이런 보도는 한반도가 군사적 긴장이 압도하는 곳만은 아님을 환기시키고, 한국 경제의 잠재력에 대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뉴스통신사인 로이터는 10월 26일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한국 성장률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로이터 통신은 “반도체에 대한 해외 수요 증가가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간 외교적 갈등의 경제적 충격을 완화했다”며 “이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은행의 공식 경제성장 전망치 3%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마이클 슈만(Michael Schuman) <타임> 동아시아 특파원은 9월 말 경제 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에 ‘한국이 (경제적) 자유주의를 구원할 수 있을까?’란 기고를 실었다. 그는 ‘이전 아시아의 호랑이라 불리던 곳이 다시 한 번 경제적 정설에 도전하고 있다’는 부제가 붙은 이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다른 선진국과 완전히 반대되는 노선을 계획하고 있다”며 “성공하면 오늘날 가장 어려운 문제에 대한 각국 정부의 대응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는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우며 가계소득 증가, 근로자 복지 확대,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내용을 소개한 뒤, 이는 될 수 있으면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지 않고 세금 감면, 정부 지출 삭감, 규제 완화에 치중하는 다른 선진국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사에서 “문재인정부의 이런 정책들이 성공할까?”라며 묻고 “많은 정책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슈만 특파원은 “한국이 과거에도 경제적 상식을 성공적으로 거슬러왔다”며 “우리는 한국이 습관적인 반대자들이 다시 한 번 틀렸음을 입증하기를 희망한다”라는 말로 끝맺었다.
위에 인용한 두 건의 기사는 한국 경제와 관련해 ‘현재’와 ‘미래’ 양쪽을 모두 놓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는 해외의 시각을 보여준다.
먼저 한국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오랜 잠에서 깨어나는 최근의 세계경제 회복세를 잘 따라가고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경기 선행지수 중 하나인 주가지수(코스피)가 사상 처음 2500선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10월 한국은행은 경제 전망을 통해 “최근 상품 수출, 설비 투자의 호조가 지속되고 민간소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도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확대됨에 따라 2.9%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는 미국, 유로 지역, 일본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것은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에 필수적이다. 또 다른 하나는 지난 50여 년간 달려온 기존 성장 모델의 한계에 봉착한 한국 경제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정부는 출범 3개월여 만에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3대 정책과제를 제시하며 사람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하고, 공공부문부터 시작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며,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천명하는 등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춘 조치들도 차츰 선을 보이고 있다.
1997년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발표보다 적으니 한국을 팔고 떠나라”던 외신 보도가 아직도 생생한 만큼, 해외 언론의 한국 관련 보도는 때로 우리에게 ‘매운 잔소리’였다. 최근의 긍정적 보도대로 실제 경제에서도 오랜 주름살이 펴지길 기대하는 것은 모든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이봉현 | 한겨레신문사 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