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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 ‘코로나19 대응과 회복을 위한 공공소통’ 주제로 열린 국제 화상토론회에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장, 제프리 슐라겐하우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차장 등이 참석했다.│문화체육관광부
코로나19 대응과 회복 위한 공공소통 토론회
공공소통(Public Communication)의 측면에서 코로나19가 준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이었을까. 세계 각국의 전문가와 정부 소통기관들은 ‘신뢰의 중요성’이라고 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KDIS)과 함께 12월 9일 ‘코로나19 대응과 회복을 위한 공공소통’을 주제로 국제 화상토론회를 열고 한국정책방송(KTV)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했다.
이번 화상토론회에서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제프리 슐라겐하우프(Jeffery Schlagenhauf) OECD 사무차장, 유종일 KDIS 원장과 국내외 다양한 공공소통 전문가들이 모여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공공소통 경험을 공유하고 앞으로 방향을 모색했다.
세계 각국의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신뢰’였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에 기반한 소통’(네덜란드), ‘투명하고 사실에 기반한 소통으로 신뢰를 확보해야’(말레이시아) 등 많은 발표자들이 코로나19가 준 공공소통의 교훈으로 ‘신뢰의 중요성’을 꼽았다. 특히 산제이 프라단(Sanjay Pradhan) 열린정부파트너십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대응, 회복, 코로나19 이후의 혁신, 모든 단계에서 열린 소통을 통한 신뢰 구축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디지털에 기반한 소통 중요성 강조
발표자로 나선 베스 로빈스(Beth Robins) 영국 내각사무처 전략커뮤니케이션국 부국장은 “어떤 정부 소통 담당자라도 쉬지 않고 쏟아지는 글로벌 미디어 의제에 능통하기란 어렵다”며 “코로나19 세계적 유행 속에서 발생한 악성 정보 확산으로 소통 담당자들에겐 전례 없는 정보 환경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 위기의 속도와 규모만큼 잘못된 정보, 허위 정보, 역정보, 선전 등 다양한 정보가 넘쳐흘렀다”며 “소통 담당자들이 정보에 압도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과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와 ‘디지털’도 주요 화두였다. 베스 로빈스(Beth Robins) 영국 전략커뮤니케이션국 부국장과 대럴 웨스트(Darrell M. West)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급속도로 잘못된 정보가 퍼져나가는 ‘정보감염증(infodemic)’ 상황에서 자료에 기반한 소통이 갖는 중요성을 발표했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매체를 통한 소통이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참여를 촉진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릭 덴 훗(Erik Den Hoedt) 네덜란드 총무부 공공소통국장은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각국 정부는 전례 없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며 “코로나19 초반엔 국민의 폭넓은 지지로 소통이 비교적 수월해 보건의료에 집중할 수 있었으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리 사회 안에 피로와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지지를 계속 받기 위해선 상충하는 이해관계와 서로 다른 입장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소통 전략을 세우고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티우 홀케리(Katju Holkeri) 핀란드 재무부 공공거버넌스국장은 “공공소통은 경청하는 것이기도 하다. 핀란드의 ‘국민 대화’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빠르고 창의적인 방법”이라며 “정부와 시민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특별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핀란드 국민 대화는 2020년 4월 중순에 시작해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서로에게 배우며,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신뢰를 쌓을 기회를 국민들에게 제공해왔다”며 “처음 시작하던 날부터 다양한 계층, 특히 취약한 상황에 놓인 국민의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고, 모든 국민 대화는 문서화한 뒤 종합적 검토를 거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태준 KDIS 교수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각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사회적, 경제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혁신 국가 중 하나인 대한민국은 공공소통을 통해 정부와 국민 간의 마찰 지점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소통 바탕 국민과 정부 서로 신뢰해야”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한 문체부, OECD, KDIS는 2021년부터 공공소통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등 앞으로도 공공소통에 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제프리 슐라겐하우프 OECD 사무차장은 “한국은 공공소통에 관한 핵심 동반자(파트너)”라며 “위기관리의 모범사례로 인정받은 국가와 교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행운”이라고 밝혔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전 세계를 바꾸어놓은 코로나19가 공공소통 분야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각국의 경험을 공유해 본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위험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투명한 소통을 바탕으로 국민과 정부가 서로 신뢰하고 협력한다면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