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공기는 맑다. 억새가 자라나는 가을은 산에서도 파도가 친다. 온도와 습도도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더구나 10월의 단풍은 책갈피에 끼워두고 한 해 동안 간직할 만큼 아름답다. 추억의 책갈피에 끼워둘 ‘가을 여행지’는 어디가 좋을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를 비롯한 17개 광역자치단체와 함께 ‘가을여행주간’을 정했다. 10월 20일부터 11월 4일까지 진행되는 ‘가을여행주간’의 슬로건은 ‘여행이 있어 특별한 보통날’이다. 가을이라니 단풍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늘하늘 춤추는 분홍 가을을 보려면 통영 진촌마을 코스모스 밭으로, 황금빛 물든 노란 가을을 보려면 정선 민둥산 억새밭으로, 운치 넘치는 먹색 가을을 보려면 광양 매화마을로, 맛있게 일렁이는 은빛 가을을 보려면 목포 남항으로 가면 된다.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긴 했지만, 여전히 ‘과로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건, 쉼표다. 일상에서 작은 점을 찍고 다른 풍경에 머물다 오는 일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쳇바퀴를 구를 힘을 얻는다. 보통날들 속에 특별한 하루를 선사하기 위해서는 휴가 문화를 개선하는 일도 필요하다. 여름철 하계 휴가 시즌 외에 휴가를 사용하면 부담으로 여겨지는 현실을 바꾸는 일이다. 시기에 상관없이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 가을 휴가는 그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유휴자적(有休自適), 일상에 휴가가 있으니 여유롭고 걱정이 없다’, ‘유휴죽순(有休竹筍), 일상을 떠나 휴가를 즐기는 자들이 마구 생겨나다’, ‘유휴무언(有休無言), 휴가를 떠나는 자에게는 어떤 이유도 필요 없다’ 등의 캠페인으로 ‘휴가가 있는 일상’, ‘휴가로 재충전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하고 있다.
가을여행주간을 즐기는 방법
서울에서도 즐길 수 있는 가을 여행은 많다. 10월 10일부터 11월 30일까지는 서울로 7017, 약현성당, 남대문시장, 서울역 등에서 TV 속 드라마와 예능의 주인공이 되어볼 수 있다. 명사와 함께하는 자연여행도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어디서 살 것인가>의 저자인 건축가 유현준과 함께 도심을 도보로 여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과 함께 청계천 일대를 거닐며 보고, 듣고, 맛보는 가을 미식 여행도 준비돼 있다. 10월 22일 진행하는 이 ‘가을미식회’에서는 ‘낙원동에 떡집이 많은 이유와 청계천의 추어탕이 맛있는 이유’ 등을 들을 수 있다.
가을여행주간에만 특별히 열리는 관광지도 있다. 홍천의 은행나무숲은 여행주간인 10월 동안 무료로 개방한다. 충청북도 청주시 대청호반로에 있는 문의문화재단지도 여행주간 동안 특별 연장 개방한다. 경상북도 영천시에 있는 보현산천문대에서는 1.8m를 볼 수 있는 망원경 시설을 견학할 수 있다. 충청남도 보령시에 있는 상화원과 대구광역시에 있는 구 대구제일교회 역사관,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금강산전망대도 특별 개방한다.
유슬기 위클리 공감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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