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누구에게나 어렵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지만 더 나은 육아를 바라볼 순 있다. 육아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육아 커뮤니티 하면 소위 말하는 ‘맘 카페’를 떠올리기 쉽다.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사회 분위기가 오랜 시간 자리 잡으면서 엄마끼리 소통하는 커뮤니티가 당연해져서다. 하지만 육아를 향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부모의 공동 영역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실제로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가 늘고 있다. 아빠 육아 정보 공유의 장도 등장했다. 고용노동부의 ‘아빠넷’이 대표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플랫폼 ‘아빠넷’을 열었다. 아빠 맞춤형 육아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남성육아휴직자의 심리적 고충을 덜어주는 게 목적이다. 아빠넷은 공식 누리집(http://papanet4you.kr)을 비롯해 페이스북과 네이버 포스트 등 정보 아카이브 형태로 운영된다.
육아하는 아빠라면 필요한 각종 정보를 아빠넷에서 얻을 수 있다. 정보라고 해서 딱딱한 정책이나 지원 방식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누구든 육아 과정에서 한 번쯤 고민할 법한 내용도 이곳에 담겨 있다. 이를테면 돌을 앞둔 아이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은 무엇인지, 용변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현실적 소재를 다룬다. 정보 전달이 카드뉴스와 동영상으로 이뤄지는 덕분에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도 쉽게 이해가 된다.

▶ ‘아빠넷’에서는 다양한 육아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아빠넷
아빠넷 콘텐츠는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아빠육아 지원 정책정보’는 육아휴직과 연관된 정책정보와 아빠육아 지원 정책을 소개한다. 육아휴직은 언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육아정보 제공 온라인 커뮤니티는 무엇이 있는지 등의 내용이다.
‘아빠 맞춤형 육아정보’는 일상 육아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정보를 안내한다. 아빠가 알면 좋을 건강 상식부터 나들이 정보, 아이의 지능·감성 교육을 위한 정보 등이다. 대표적으로 ‘머리 묶어주는 아빠’ 유병건 씨의 이야기는 소소하면서도 실용적인 콘텐츠다. 유병건 씨는 ‘아이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시작한 딸아이 머리 묶기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준다. 커다란 손으로 조심스레 머리를 땋는 그의 모습엔 여느 딸바보 못지않게 애정이 가득하다. 그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딸의 머리를 예쁘게 묶을 수 있도록 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하겠다”며 “딸의 머리 스타일까지 책임지는 특별한 딸바보 세계에 입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카테고리인 ‘아빠 심리 지원’은 행복한 아빠가 되기 위한 심리 전문가 멘토링, 아빠를 위로하는 그림일기 시리즈를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콘텐츠들과 달리 감성적인 성격을 띤다. 아빠로서 겪는 심리적 어려움을 공감하고 조언을 건네는가 하면 한 컷의 그림으로 육아의 희로애락을 표현한다.
생생한 육아 경험담 공유
‘아빠 육아 생생 사례’는 말 그대로 육아휴직 경험기다. 아빠들은 육아휴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 느낀 점, 이후 달라진 점 등 솔직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털어낸다. 이들은 육아휴직의 힘든 점을 토로하면서도 결국 공통적으로 육아휴직을 권장한다. 권성욱 씨의 경우 경험담 말미에 “저는 여전히 퍼펙트한 슈퍼맨 아빠와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아무리 서툴러도 늘 노력하는 팬더 아빠, 그게 접니다”라며 “육아휴직, 아이도 자라지만 아빠도 자랍니다”라고 전했다.
아빠넷 이용자들은 해외 아빠육아 정책사례도 살펴볼 수 있다. 스웨덴의 ‘라떼파파’, 영국의 ‘부성연구소’, 일본의 ‘땡큐파파 프로젝트’ 등 해외에서는 정책적으로 아빠육아를 어떤 식으로 지원하는지에 관한 정보다. 이외에도 아빠넷은 아빠가 자주 묻는 질문을 위주로 궁금증을 해결해주거나 기사, 이벤트 등 소통 공간도 조성해놓았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아빠는 육아와 가사 경험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육아휴직 과정에서 우울증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아빠넷이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의 긍정적 인식 확산과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맘 카페’만 있나요? ‘육아대디 커뮤니티’
100인의 아빠단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아빠들만의 육아 노하우를 공유하는 육아모임이다. 2011년 보건복지부가 저출산 극복과 남성 육아 참여 촉진을 위해 시작한 모임. 1기 창단 이후 2017년 7기까지 1000여 명의 아빠들이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100인의 아빠단은 자녀 연령별로 육아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7기는 남성의 육아 참여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육·건강·일상·놀이·관계 분야의 멘토들이 육아법을 전달한다. 이 밖에도 100인의 아빠단은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멘토링과 ‘육친소(육아하는 아빠 친구를 소개합니다) 데이’ 등 아빠들 간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육아종합지원센터 가족 양육 지원
복지부와 지자체가 운영 중인 중앙·지방 육아종합지원센터는 부모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공통부모교육 외에 영유아의 성장·양육 방법, 보호자의 역할, 영유아의 인권보호·아동학대 예방 등 온라인 교육도 실시한다. 육아종합지원센터 누리집을 방문해 ‘가정양육 지원’ 카테고리를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건강가정지원센터 아빠교육 프로그램
여성가족부는 전국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아빠를 대상으로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빠 역할 지원을 위한 교육, 아이와 아빠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 육아에 지친 심리를 공유하는 모임 등이다. 건강가정지원센터 누리집에서 ‘아빠를 위한 육아정보’, ‘교육프로그램 안내’ 순서로 검색하면 전국 센터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근하│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