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지치거나 피곤하면 단 음식이 당긴다. 그 순간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달달한 것을 입에 넣으면 다시 눈이 말똥말똥해지는 느낌이 든다. 여행도 ‘달달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말 그대로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에 여행은 지난한 하루하루를 온전히 버틸 수 있는 달달한 존재가 된다. 그 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여행을 떠난다.
여행이 주는 달달함은 그대로지만 여행의 모습은 달라졌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만 해도 여행을 가려면 숙소와 차편을 알아보고 여행지에서 유명한 것을 찾아보기 위해 서점에 들러 책을 뒤적이는 게 여행을 준비하는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스마트한 시대는 여행도 스마트하게 만들었다. 지난 5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장터 분석업체 앱애니가 발표한 ‘앱 경제에서 여행업체가 살아남는 방법’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여행 관련 앱 다운로드 건수는 약 30억 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과 비교하면 50%나 상승했고 2015년에 비하면 20%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으로 교통편이나 숙박업체 등 여행에 필요한 것을 예약한 비중은 2014년 12%에서 2016년 54%까지 늘었다. 그야말로 ‘스마트 트래블’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앱애니는 “여행 전과 여행 중, 여행 후까지 전 과정이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중심으로 구축됐다”며 향후 애플리케이션이 여행업계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포맷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스마트 시대 여행의 중심, 애플리케이션
여행을 주제로 제작된 애플리케이션은 종류도 다양하다. 전국 방방곡곡 여행지의 숙박시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숙박 예약 앱,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최저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교통편 예약 앱, 현지 패키지 여행을 비교할 수 있는 여행 정보 앱, 여행 일정이나 예산을 정리할 수 있는 앱, 함께 여행을 갈 친구를 구할 수 있는 앱 등 앱마다 제공하는 콘텐츠가 천차만별이다.
여행 콘텐츠 앱이 다양해진 데는 여행객의 인식이 달라진 것도 한몫한다. 과거에 비해 평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레저와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2017년 8월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6 국민여행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98.5%에 달했다. 2014년 86.4%, 2015년 87.9%에 이어 미미하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뿐 아니라 여행을 다녀온 횟수도 늘어나고 있다. 2016년 한 해 1인당 평균 여행 횟수는 5.5회에 이른다.
자주 여행을 다니다 보니 취향대로 여행 코스를 정하는 사람도 늘었다. 앱으로 여행을 즐기는 박인경 씨는 “앱을 활용해 여행을 가는 것은 편리함과 시간 절약을 넘어선 장점이 있다”며 “요즘은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여행 코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있어 같은 지역에 또다시 여행을 간다 하더라도 전혀 다른 체험을 할 수 있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를 예로 들어보자. 제주도는 여행객이 다니는 코스가 명확한 여행지였다. 한라산, 오름, 우도, 성산일출봉 등 관광명소를 가고 성게알미역국이나 갈치 정식 같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최근에는 같은 제주도라 할지라도 여행하는 방법이 바뀌었다. 제주도 한 달 살기, 미식여행과 같이 현지에 사는 사람처럼 또는 남들이 다니는 루트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대로 가는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다.
모바일 시장이 커지고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모바일 트래블 영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지 가이드투어 예약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는 “항공권과 숙박 예약은 이미 대기업과 대형여행사 위주로 구축이 잘된 상태”라며 “앞으로 모바일 트래블 시장은 투어 액티비티, 즉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을 선호하는 여행자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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