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5일 부천시청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다소 생소한 영화가 소개됐다. 북한 영화 ‘우리 집 이야기’다. 7월 12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상영됐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주최 측은 영화제 준비 단계부터 북한 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을 구성했다. 당시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한반도에 평화무드가 조성된 영향이 컸다. 최용배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으로 물꼬가 트인 남북관계 회복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었다”면서 “남북 교류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북한 영화 공개상영을 급하게 추진했다”고 밝혔다.
부천영화제 북한 영화 특별상영전 ‘미지의 나라에서 온 첫 번째 영화 편지’에서 소개된 영화는 북한에서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제작된 장편영화 3편과 단편영화 6편 등 총 9편이다. ‘우리 집 이야기’,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불가사리’,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 등이다.
사회주의국가에서 영화는 으레 프로파간다(선전) 도구로 쓰인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내면이나 예술적 가치를 표현하기보다 당의 사상이나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북한 영화는 크게 예술영화, 기록영화, 과학영화, 아동영화로 나뉜다. 예술영화는 배우의 연기로 흐름이 이어지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영화의 형태다. 기록영화는 화면을 그대로 수록해 보여주는 형식이다. 기록영화는 다시 행사기록영화, 주제기록영화, 시보영화 등으로 나뉜다. 기록영화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영화를 활용하는 형태를 그대로 따른다.
통일부가 발표한 ‘2018 북한 이해’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이전보다 영화제작 편수가 한층 줄어 2013년부터는 한 해에 평균 1편 정도 만들고 있다. 영화 주제도 이전과 차이가 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로 ‘정치적 선군’, ‘경제적 실리’를 주로 다루다가 2010년대에 들어서는 ‘정’을 내세운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정으로 가면 사회주의로 나가는 것이고 돈으로 가면 자본주의로 나가는 것을 강조하며 사회주의 제도의 핵심이 ‘정’임을 드러낸다.
고난의 행군 이후 영화제작 여건이 어려워지자 대외 합작으로 눈을 돌렸다. 이로써 세계적 영화제작 기술을 갖춘 나라의 영화제작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제작에 투입하는 인원을 10여 명 내외에서 40여 명으로 대폭 늘리고 제작 수준도 향상시켰다. 국산 애니메이션 ‘뽀로로’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가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뽀로로’ 합작 이후 10년 만에 남북 간 영화 교류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7월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를 발족해 남북 영화 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공동영화제 개최, 해외 영화제 공동 참석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남과 북 사이를 가르고 있는 문화의 장벽을 조금씩 해소해나갈 계획이다.
자료│통일부 북한자료센터
장가현 위클리 공감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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