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8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는 산타가 가득했다. 마라톤 ‘산타런(Santa Run)’에 참여한 이들이었다. 산타런에 참여해 붉은색 산타 복장을 하고 4㎞를 달리면 취약계층과 어린이 환자에게 기부금이 전달된다. 지난해에는 800여 명이 참여해 거리를 붉게 물들였다. 올해는 더 많은 이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신촌기차역 광장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연세로 독수리다방 앞에 모여 총성과 함께 출발했다. 혹한의 추위도 이들의 달리기를 막지는 못했다. 12월 9일, 독일 미헨도르프에서도 ‘산타런’ 행사가 열렸다. 이들의 기부금은 암환자를 위해 쓰인다. 이번이 열 번째다. 이 10회의 달리기에 모두 참석한 할아버지도 있었다. 리처드 볼프강 베버 씨는 독일 언론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75세에 시작해 올해 85세다. 해마다 나 자신에게 말한다. ‘날씨만 좋다면, 오늘도 넌 뛰어야 해’.”
12월 7일 청와대에는 처음으로 15개의 기부·나눔 단체가 모였다. ‘청와대와 함께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행사에 구세군, 굿네이버스,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한결핵협회, 대한적십자사, 바보의 나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 유니세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푸드뱅크, 푸르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한국해비타트 등 15개 단체가 초대됐다. 나눔과 기부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모이고 보니 청와대가 환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이라며 “오늘의 행사가 기부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리 국민이 정이 많아 어려운 이웃을 보면 열심히 돕는 분이 참 많다. 돈이나 물품이 아니어도 재능기부나 자원봉사를 하기도 하고 재난이나 사고를 당하면 자기 위험을 돌보지 않고 구조 활동을 하는 분이 많다. 그런 분들 덕에 우리 사회가 어려워도 함께 힘을 내며 발전해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르메재단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가수 션은 “사람들이 왜 힘든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저는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고 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친선대사인 배우 안성기는 “유니세프 회원국 중 한국은 세 번째로 많은 지정기부자가 있는 나라”라며 “적은 돈이 모여 큰 금액이 되는 걸 볼 때마다 국민의 위대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회장인 탤런트 최불암은 “세계 아이들이 우울해지지 않도록 아이들의 꿈을 보고만 있지 말고 함께 만들어주자”고 말했다.
루돌프가 없어도 누구나 산타가 될 수 있다.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면 거리마다 종소리가 울린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그때부터 온기가 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는 올해도 ‘희망 2019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목표한 모금액의 1%가 오를 때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도 1도씩 오른다. 목표액이 채워지면 온도탑도 100도가 된다. 올해는 11월 20일부터 2019년 1월 31일까지 73일간 전국 17개 시도에 사랑의 종소리가 울린다. 지난해 사랑의 온도탑은 101.4도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액은 지난해 모금액인 4051억보다 1.3% 오른 4105억 원이다. 사랑의 열매는 모금액을 사회복지서비스가 필요한 개인과 복지활동을 진행하는 법인·기관 지원에 사용한다. 재난 구호와 긴급구호, 저소득층 응급 지원 등 긴급하게 지원해야 하는 ‘긴급지원 사업’, 주제를 선정해 배분하는 ‘기획사업’, 공모신청을 거쳐 배분하는 ‘신청사업’ 등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유슬기 위클리 공감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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