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옷으로 희망의 날개를 달아준 이가 있다. 기증 받은 정장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해주는 비영리단체 열린옷장 김소령 대표다.

▶ 정장 10벌로 시작해 대표적인 비영리단체로 자리매김한 열린옷장의 김소령 대표 ⓒC영상미디어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면접 정장을 구입하는 것이 큰 부담이라고 하더라고요. 사회에 먼저 진출한 선배로서 후배들의 고민을 줄여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2011년 김 대표는 뜻이 맞는 동료 두 명과 정장 10벌로 열린옷장을 열었다. 7년이 지난 현재 정장 2500벌과 셔츠와 벨트 등 1만 2000개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 3만 원으로 재킷과 스커트, 블라우스, 구두까지 모두 대여할 수 있을 정도로 비용이 저렴하다. 하루 평균 80여 명이 정장을 대여해 가는데, 면접 시즌에는 140명이 방문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가급적 20대 청년이 면접에서 자신 있게 입을 수 있는 옷만 받으려고 해요. 아무리 비싸고 좋은 의미가 담겼다고 하더라도 예쁘지 않으면 이곳에 두지 않아요.”
유행이 지난 옷은 다른 비영리단체에 다시 기증해 제3세계로 전달하거나 노숙인 재활센터에 있는 공유 옷장인 ‘비단옷장’에 보낸다. 그마저도 어려운 옷은 재활용업체로 보내 가방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기증 받은 옷 중에 완전 폐기되는 건 없다. 대여한 옷을 입고 취업에 성공한 후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정장을 기증하는 경우는 이제 제법 많다.
“옷이 잘 맞아서 만족한 모습으로 나가는 걸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체형이 크거나 작은 경우 맞는 옷이 없어 면접을 포기하려다가 여기에서 맞는 사이즈를 발견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봤을 때 저도 좋더라고요.”

▶ 1, 2 다양한 사이즈의 구두는 물론 넥타이, 서류가방이 구비되어 있어 정장과 어울리는 소품들도 고를 수 있다. ⓒC영상미디어
열린옷장에는 남자 허리 사이즈 26~53인치, 여자는 33~88사이즈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누구나 멋질 권리가 있다’는 열린옷장의 슬로건을 그대로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열린옷장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취업날개서비스’에 참여 중이다. 또한 경기 안양시, 군포시, 고양시 등 다른 지역에서 운영 중인 청년 무료 정장 대여 서비스에도 참여 하고 있다. 열린옷장에서 발생한 수익은 청년을 위한 다양한 나눔 사업으로 사용된다. 5000원으로 정장 대여, 이력서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열린사진관’, 법률적인 도움이 필요한 청년을 위한 무료 상담 ‘열린법률상담’, 상담 및 스타일링 비용을 지원하는 ‘자신감 컨설팅’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청년들이 어쩔 수 없이 면접 정장을 입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자신의 새롭고 멋진 모습을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다음에 더 좋은 일이 있을 때에도 정장을 입었으면 해요.”
이선희 위클리 공감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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