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에어컨 바람 없이는 견디기 힘든 날씨다. 건물 안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것보다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산바람을 맞으러 떠나는 것은 어떨까. 바다와 산, 둘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바다와 산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울릉도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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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도 삼선암 ⓒ조선 DB
울릉도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는 말이 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방문할 수 있는 섬이다.’ 변덕스러운 바다 날씨 때문에 항구에서 배에 오르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이 많아 생긴 말이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하늘이 허락해 방문할 수 있는 섬, 울릉도. 그곳으로 떠나는 배에 몸을 싣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은 이유다. 고통스러운 뱃멀미를 견디고 나면 카리브 해 부럽지 않은 깊고 푸른 바다가 등장한다. 진한 에메랄드빛 바다는 회색빛 도시에 익숙한 눈을 탁 트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바람을 타고 비릿한 바다 냄새가 코끝을 간질이면 도시에서 느꼈던 더위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동해 가장자리에 우뚝 솟은 섬 울릉도는 화산암으로 만들어진 5각형 모양의 섬이다. 화산섬이라는 점에서 제주도와 닮았지만 그뿐이다. 제주도가 완만한 형태로 퍼진 산이라면 울릉도는 치밀하고 빽빽한 형태의 산이다. 섬 가운데 1000m가량 되는 높은 성인봉이 솟아 있어 섬 어디를 가든 산 밑을 둘러가야 한다. 나리분지 외에는 평지가 거의 없어 마치 송곳 하나 꽂기 힘들 정도로 산세가 험준하다. 울릉도 해변은 용암이 바닷물을 만나 빠르게 식어 생긴 거대한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도동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촛대바위가 방문객을 반긴다. 촛대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한 노인이 아내와 일찍 사별하고 딸과 함께 살았다. 어느 날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간 노인이 돌아오지 않았다. 하염없이 아버지를 기다리던 딸이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 없어 파도를 헤치고 바다로 나갔지만 점점 큰 파도에 더는 나아갈 수 없었다. 딸은 그 자리에서 돌로 굳어버렸다. 그 후 촛대바위를 효녀바위라고도 부르게 됐다. 슬픈 전설을 간직한 촛대바위는 동쪽 해안을 따라 솟아오르는 해돋이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촛대바위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울릉도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촛대바위와 동해바다 해돋이 풍경
촛대바위에서 내수전전망대로 이어지는 길은 20분 남짓 가파른 산길을 쉬엄쉬엄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사방이 탁 트인 내수전전망대는 울릉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둘러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 내수전 산중턱 전망대 입구에 서면 동백나무와 마가목 등이 터널을 이루는 숲길이 나타난다.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그늘을 따라 비좁은 오르막길을 한 20분쯤 걷다보면 내수전전망대에 다다른다.
관음도, 죽도, 섬목 선착장, 북저바위, 저동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무엇보다 사방 그 어디에 시선을 둬도 잡히는 바다는 여름하늘보다 더 진한 푸른색을 뽐내며 가볍게 일렁인다. 산 쪽으로 보이는 도동 능선, 장재고개 등도 장관이다. 내수전전망대에서 울릉도 전체의 모습을 확인했다면 이제 ‘내수전 옛길’에 오를 차례다. 울릉도 일주도로 중 유일하게 미개통 구간으로 남아 있는 곳으로 현지 주민들이 북면에서 울릉읍 도동리로 넘어올 때 다니던 산길이다. 촛대바위, 봉래폭포로 이어지는 이곳은 현지 주민이 추천하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계곡과 중간 중간 멀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길을 따라 걸으면 푸르른 식물과 아름다운 야생초들이 위용을 뽐내며 우리의 발길을 붙잡는다.
산에 올랐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 중 하나가 폭포다. 봉래폭포는 수량이 풍부해 물이 어는 겨울을 제외하면 언제든 시원스레 물줄기를 쏟아낸다. 봉래폭포를 여름에 꼭 방문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냉기가 감도는 ‘천연 에어컨’ 풍혈(風穴)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겹겹이 쌓인 바위 틈새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을 쐬면 등줄기로 흘렀던 땀이 어느새 식어 있다.
울릉읍을 둘러봤다면 이번엔 섬 반대편에 있는 서면으로 가보자. 서면으로 가는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기이한 형태의 바위를 만나게 된다. 코끼리바위다. 코끼리바위는 울릉도에서 볼 수 있는 바위 중에서도 압권이다. 이 바위는 물속에 코를 빠뜨리고 있는 코끼리의 형상과 닮았다 해 지어진 이름이다. 주상절리가 바위 전체를 덮고 있어 바위가 마치 코끼리의 거친 피부처럼 보인다. 코끼리바위는 구멍이 뚫린 바위라는 뜻인 ‘공암’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코와 몸통 사이로 난 작은 구멍을 통해 소형 선박이 지나다니기도 한다.
거북바위도 빼놓을 수 없다. 서면으로 가는 첫 번째 터널을 지나기 전 볼 수 있는 거북바위는 마치 누군가가 끌로 바위를 그어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거북바위는 끈적한 용암과 암석 조각들이 뭉쳐져 생긴 바위다. 어미 거북이가 새끼 거북이들을 등에 업고 육지로 기어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 마치 거북이 들어가는 통처럼 보인다고 해 통구미(通龜尾)라고도 부른다. 거북바위는 보는 사람에 따라 새끼 거북의 수가 다르게 보인다. 어떤 사람에게는 여섯 마리, 또 어떤 사람에게는 여덟 마리로 보인다. 거북바위 앞에서 새끼 거북의 수를 세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울릉도 육로 여행의 백미는 울릉도의 중심인 성인봉과 나리분지다. 울릉도를 논할 때 성인봉을 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울릉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형제봉, 미륵봉, 나리령 등 크고 작은 산봉우리를 거느린 성인봉을 올라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식물계의 세렝게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성인봉에는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된 원시림이 있다.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섬고로쇠나무 등 희귀 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살아 있는 생태학습장이다.
성인봉 아래에는 평평한 대지가 펼쳐진다. 칼데라 화구가 함몰되면서 생긴 나리분지다. 나리분지는 울릉도 개척 초기 수백 명의 이주민이 최초의 집단마을을 이뤘던 곳이라 ‘나리골’이라고도 불린다. 나리분지에는 울릉국화, 섬백리향 등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들이 모여 군락지를 이룬다. 이곳에서는 울릉도 개척 때인 1882년에 지은 울릉도식 전통가옥 ‘너와집’을 볼 수 있다.
울릉도 산에 있는 자연경관을 만끽했다면 이제 바다 속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바다에서만 할 수 있는 레저 활동을 즐길 차례다. 요즘 울릉도 방문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레저 활동은 단연 투명카누다. 투명카누는 바닷물에 몸을 담그지 않고 바닷속을 구경할 수 있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다. 투명카누를 타고 천천히 노를 저어 울릉도 앞바다로 나가면 맑은 바닷물 사이로 손 흔들며 반기는 해초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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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전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 전경|울릉군 2 어미 거북이가 새끼 거북이들을 등에 업고 육지로 기어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는 거북바위|울릉군 3 학포마을 앞바다에서 투명카누를 즐기고 있는 방문객 ⓒ홍익여행사
사동 신항만과 학포마을 스노클링
바다를 좀 더 가까이 보고 싶다면 스노클링을 추천한다. 사동 신항만과 학포마을 바다 체험장에서 물안경, 오리발, 구명조끼 등 스노클링에 필요한 장비를 대여하고 있다. 스노클링은 동해바다에 사는 작은 물고기 떼를 비롯해 성게, 뱀장어 등 다양한 생물이 지나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섬에서는 바다낚시를 빼놓을 수 없다. 울릉도에는 월척을 낚기 좋은 낚시 포인트가 섬 곳곳에 있다. 여름철 울릉도 앞바다에는 참돔, 벵어돔, 자리돔, 부시리 등 낚시꾼들이 탐낼 만한 어종이 서식한다.
산으로 바다로 울릉도를 만끽했다면 여행의 마무리로 행남 해안산책로를 추천한다. 도동항 방파제에서 시작하는 행남 해안산책로는 도동항에서 저동 촛대바위에 이르는 총 2.6km 구간이다. 해안 절벽을 끼고 나 있는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눈에 펼쳐지는 푸른 동해바다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다가온다. 기암괴석과 가파른 절벽으로 이뤄진 울릉도 해안선을 둘러보는 것이 울릉도의 거대한 절경을 가장 가깝게 만나는 방법일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를 걸으면서 해안 절벽의 거친 질감과 달려와 열정적으로 껴안는 파도, 하얗게 부서지며 내는 파도 소리, 바다 냄새를 가슴 한편에 담아두면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해양수산부 선정, 2017 우수해양관광상품 8
해양수산부와 한국어촌어항협회는 여행객에게 바다의 매력을 알려줄 ‘우수 해양관광상품 공모전’을 실시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울릉도 바다만끽 레저투어’를 비롯 총 8개 상품이 선정됐다. 수상한 상품은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체험프로그램이다. 관광 상품은 바다여행 누리집(www.seantour.kr) 및 각 여행사별 누리집을 통해 7월부터 11월까지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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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위도섬 힐링투어
1박 2일간 누구보다 알찬 여행을 하고 싶다면 부안으로 떠나보자. 채석강 관광을 시작으로 염전 탐방과 바다낚시까지! 알차게 바다를 즐길 수 있다. 바지락칼국수, 백합탕 등 서해바다 별미와 전문가에게 배우는 염전 체험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문의 모든학교 1577-2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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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 청산도 바다여행
전남 대표 어촌마을인 송호마을을 체험하고 청산도를 관광할 수 있는 상품이다. 송호마을 전복양식장에서는 직접 전복을 채취해 맛볼 수 있다. ‘서편제’, ‘봄의 왈츠’ 등 촬영지로 유명한 청산도와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해남 땅끝마을, 다산초당, 백련사, 광주에 있는 송정 1913시장까지 풍성한 볼거리가 여행객을 기다린다.
문의 대원여행사 062-526-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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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바다 힐링투어
가족과 함께 아기자기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경기 안산시 대부도 여행이 적격이다. 해수욕, 염전 체험 등으로 몸으로 부대끼는 시간을 보낸 다음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편지를 쓰고 있노라면 바쁜 일상에 치여 소홀했던 가족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절로 솟구칠 것이다.
문의 모든학교 1577-2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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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가우도 워킹투어
2017 강진 방문의 해를 맞아 남도의 대표 관광지 전남 강진에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걸어서만 지날 수 있는 출렁다리, 하저어촌마을의 아름다운 바닷길 걷기를 시작으로 가우도 짚트랙 체험, 바지락 캐기 체험, 염전 체험 등 여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내용으로 알차게 구성했다.
문의 여행공방 1644-7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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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다랭이길 워킹투어
산세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경남 남해 사량도 트레킹을 시작으로 다랭이마을을 거쳐 삼천포 실안 노을길에서 보는 낙조로 마무리되는 낭만 가득한 여행 코스다. 통영 지역의 명물인 멍게비빔밥과 멸치쌈밥은 여행객에게 먹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문의 아름여행사 157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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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평도 평화여행
인천시 연평도에는 색다른 바다 여행이 준비돼 있다. 평화공원, 등대공원, 조기역사관을 둘러보며 분단의 아픔과 역사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마을 주민들이 실제 대피했던 마을 대피소와 피격 장소를 방문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히 여겼던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문의 섬투어 032-765-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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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길에서 만나는 좋은 인연,
바다 걷기 여행
지식을 쌓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바다 걷기 여행을 추천한다. 지역 전문가와 함께 해안누리길을 걸으며 관광지에 대한 소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걷기 여행 전문가로부터 걷기 여행의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문의 브라이트 스푼 02-755-5888
아름다운 섬 울릉도에서 즐기는 ‘바다만끽 레저투어’
울릉도 바다만끽 레저투어는 섬 관광에 해양레저를 접목해 2박 3일간 섬 관광과 스노클링, 낚시 등 다양한 레저 활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상 상황이 허락한다면 인근에 있는 독도를 방문하는 일정도 마련됐다. 울릉도 바다만끽 레저투어는 7월 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상품가격은 25만 7000원을 시작으로 여행 시기, 여행 인원, 숙박 날짜 등에 따라 달라진다. 자세한 사항은 바다여행 누리집(www.seantour.kr)을 참고하거나 홍익여행사(02-717-1002)로 문의하면 된다.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