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교육 현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자유학기제의 취지를 살려 학생들이 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농촌진흥청은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직업을 미리 체험하고 직업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진로체험 프로그램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를 만들었다.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는 학생들이 학교 텃밭을 꾸미면서 농업과 관련된 직업을 탐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학교가 대상이다.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는 식물 기르기, 창작 활동, 판매하기 등을 기반으로 융합인재교육(STEAM)과 연계해 개발됐다. 융합인재교육이란 과학기술에 대한 학생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고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융합적 사고력과 실생활에서 필요한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교육을 말한다. 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사회 어느 분야에서 쓰이는지, 그리고 왜 배워야 하는지를 먼저 체험하고, 스스로 설계하고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실생활 속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 교육법이다.
STEAM을 기반으로 만든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는 씨앗을 탐색하는 데서부터 꽃을 기르고, 수확한 꽃으로 가공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하기까지 전 과정이 학생들의 손을 거친다. 학교에 조성된 텃밭정원을 통해 1차부터 6차까지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
총 15회 과정으로 이뤄진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는 텃밭 디자인하기, 파종하기, 새싹 키우기, 정식하기 등 텃밭정원 활동과 꽃다발 만들기, 압화 만들기, 석고방향제 만들기, 디자인 꽃병 만들기 등 창작 활동으로 구성됐다. 마지막에는 플라워 카페를 운영해 꽃을 이용한 음식을 만들어보고 카페 운영으로 경영 능력과 서비스 정신을 배울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가드너, 육묘 재배자, 화훼육종 재배자, 플로리스트, 화훼 가공 디자이너 등 화훼와 관련한 총 8개 직업군이 하는 일을 체험한다. 동영상을 통해 화훼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하는 일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는 진로 체험뿐 아니라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도움을 준다. 땅 고르기부터 꽃을 수확하는 과정까지 전반적으로 학생들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끈기와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힘을 합해 텃밭을 꾸리면서 우정을 키우고 협동심을 배울 수 있다. 수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인식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개발하면서 학생들이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농촌진흥청은 교사가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학습 지침서와 학생들이 수업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활동지를 제공한다. 교사가 수업에 참고할 수 있는 지침서에는 수업과 관련된 자료, 수업 진행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 및 유의사항을 상세하게 적었다. 수업을 통해 학생이 지적 능력을 쌓고 인성을 기를 수 있는 교수법을 제공한다. 학생이 작성하는 활동지는 수업하기 전 학습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고려해 제작했다. 융합인재교수법에 따라 상황 제시,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하기, 수업 중 느낀 점을 스스로 작성해 배운 내용을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와 관련한 콘텐츠는 농촌진흥청에서 운영하는 농사로 누리집(www.nongsaro.go.kr)이나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종합직업진로정보망 누리집(www.career.go.kr)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 프로그램을 개발한 농촌진흥청 도시농업과 정순진 농업연구사는 “농촌진흥청에서 준비한 진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작은 씨앗의 소중함과 생활 속 가드닝의 중요성을 학교 구성원에게 알려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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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전라중학교 학생들이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 체험을 하고 있다. ⓒ 연제선
자유학기제란?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 1학기~2학년 1학기 중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생의 적성과 꿈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2016년 전면 시행에 들어가 올해로 시행 2년째에 접어들었다.
자유학기제는 실생활 관련 주제 수업, 독서 연계수업, 협력 및 소통에 기반을 둔 문제 해결 학습, 교과 융합 수업 등 학생을 중심으로 수업과 평가가 이뤄진다. 정부기관, 민간, 지역사회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다채로운 체험활동 프로그램도 개발, 운영되고 있다.
“텃밭 가꾸기로 날마다 즐거운 학교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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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선(전주 전라중학교 교사)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 체험 활동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자유학기제가 시행된 2016년 학교에 있는 텃밭정원을 활용해 토마토 재배에서 판매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때 했던 체험 활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학교 정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학교에 꽃밭을 만들기로 했다. 학교 꽃밭에서 아이들이 책도 읽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수업 내용을 구성하기 위해 지역사회 농업기관, 농업연구소와 공동으로 연구하게 됐고 그 결과 학습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프로그램 내용은?
1, 2학년을 대상으로 진로 시간, 자율 시간,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학교 텃밭을 꾸밀 수 있도록 했다. 땅을 고르는 일부터 꽃을 기르는 일뿐 아니라 꽃을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과정도 수업 내용에 포함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농업과 관련한 직업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려고 했다.
아이들의 반응은?
처음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아이들이 텃밭을 조성하는 일을 노동으로 생각했다. 모종을 심고 꽃을 가꾸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재미있어 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특히 자신이 기른 꽃을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체험 활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
아이들이 직접 심고 기른 꽃 덕분에 학교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아이들이 학교를 좀 더 즐거운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느낀다. 텃밭 가꾸기 체험을 통해 친구들끼리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작은 식물도 아낄 줄 아는 마음을 갖게 된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씨앗부터 플라워카페까지’ 체험이 단순히 직업 체험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체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팀워크나 책임감 같은 인성을 기를 수 있어 좋다. 교정에 핀 꽃을 보고 아이들이 한 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는 계기가 생겨 교사로서 기쁘다.
장가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