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송년회와 새해 신년회는 즐거운 마음에 과음과 과식을 하기 쉽다. 겨울철에는 감기, 낙상 등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과목별 전문의들에게 연말연시 건강관리 방법을 물었다.
“척추 건강 위해 고단백 안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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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무척나은병원 최기석 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연말연시 각종 모임에 참석하고 난 후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음주와 흡연이 잦은 중년 남성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지나친 음주는 알코올 해독 과정에서 많은 양의 단백질을 소비한다. 그 결과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에 필요한 단백질의 양이 줄어들면서 요통이나 허리디스크 등의 척추질환이 생길 수 있다. 음주와 흡연을 같이하면 더욱 해롭다. 담배의 유해 성분이 우리 몸의 칼슘을 녹여 뼈를 약하게 하고, 니코틴이 혈관을 수축시켜 척추 주변 조직에 혈액 공급을 방해한다. 당연히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
연말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단백질이 풍부한 안주를 섭취하고, 하루 50g 이하로 알코올 섭취를 낮춰야 한다. 회식 자리에서 틈틈이 허리를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걷기나 자전거 타기, 수영 등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 허리 근육 강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간이 쉬도록 음주 후 휴식 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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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승업 교수
연말에 이런저런 모임에 참석하다 보면, 술을 피할 수 없다. 간 수치가 좋지 않은 환자들이 연말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보통 술이 원인이다. 만성 간질환이 없는 경우에 주종에 관계 없이 1주일에 2~3번, 한 번에 3잔 정도까지는 괜찮을 수 있으나 간이 회복할 수 없게 하루도 빠짐없이 음주를 하면 간에 무리가 될 수 있다. 이미 만성 간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특히 간경변이 있는 경우에는 소량의 알코올도 간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음주가 과한 경우도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임을 명심해야 한다. 술을 많이 먹으면 ‘필름이 끊겼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어제 일이 기억 나지 않는 경우다. 이는 알코올성 치매의 전단계이므로 술을 줄이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알코올성 간질환뿐만 아니라 연말에 지나치게 음식을 많이 먹는 과식도 문제다. 지속적인 과식으로 인한 비만은 고혈압, 당뇨, 뇌혈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알코올에 의한 지방간뿐 아니라 과식은 비알코올 지방간을 늘리기 때문이다. 지방간이란 간세포 내에 지방질, 특히 중성지방이 쌓이는 것으로 알코올 과다섭취로 인한 알코올 지방간과 제2형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약물 복용, 영양실조 등으로 인한 비알코올 지방간으로 나뉜다. 최근에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알코올 지방간이 특히 문제다.
모든 것이 그렇듯 균형 있는 생활이 중요하다. 과음을 피하고 음주를 하면 간이 회복할 수 있게 하루 이틀은 쉬는 것이 간건강에 도움이 되며, 음주할 때에 단백질, 지방, 야채, 비타민 등을 균형 있게 함께 섭취하면 좋다. 특히 물을 많이 먹으면 해독에 도움이 된다. 너무 맵거나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관절 건강 위해 내복 입고, 온찜질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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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힘찬병원 박승준 원장(정형외과전문의)
겨울철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혈관이 수축되어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근육과 인대로 가는 영양분과 통증 완화 물질이 적게 전달되면서 관절염 환자들이 더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추위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온이 우선이다. 관절 부위만 따듯한 것이 아니라 전체 체온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내복을 입거나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손, 발, 목 등 추위에 쉽게 노출되는 신체 부위는 장갑, 목도리 등을 착용하면 효과가 있다. 무릎 관절염 환자는 담요를 덮어 체온을 유지하고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통증을 느낄 경우, 온찜질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온찜질은 너무 뜨겁지 않게 하고, 30분 이내로 끝내는 것이 좋다. 족욕과 목욕은 몸 전체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관절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염증과 통증은 수면 부족에 따른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친다. 숙면을 취하면 관절에 도움이 된다.
적절한 운동은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준다. 산책과 같은 걷기 운동, 맨손체조 등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면 겨울철 관절 예방에 도움이 된다. 햇볕을 쬐면 비타민 D의 합성에 도움을 주어 뼈가 튼튼해지며, 멜라토닌의 분비가 촉진되어 건강한 수면에도 큰 도움이 된다.
“노인들은 특히 ‘낙상’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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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박희민 교수
연말이 되면 감기와 설사 환자가 늘어난다. 11월부터 3월까지는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다. 독감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는 것이 좋다. 감염병 예방은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비누를 충분히 써서 엄지손가락부터 손목까지 손을 씻는 것을 권한다. 또 감기 걸린 사람은 마스크를 써서 주변 전파를 막아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아이들과 노인들은 주의해야 한다. 어린아이들은 면역체계가 아직 발달하지 않았고, 노인들은 면역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폐렴 예방접종을 권한다. 또 나이가 들면 위중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병원을 찾는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만성질환이 있는 노인들이 감기에 걸리면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으니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권하기도 하는데, 겨울철 운동은 주의해야 한다. 노인들의 경우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면 안 된다. 이전의 생활습관을 천천히 건강하게 바꿔야 한다. 갑작스럽게 생활방식이 바뀌면 스트레스가 된다. 가능하면 천천히, 덜 짜면서 채소 중심의 식생활로 바꿔나가는 것이 좋다. 또한 노인들은 미끄러운 곳을 피해야 한다. 낙상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넘어져 대퇴부 골절이 생기면 사망 위험이 갑자기 높아질 수 있다.
고칼로리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것도 문제다. 평소 심부전증이 있던 사람이 겨울 동안 체중이 10kg 늘어날 경우 그것만으로도 숨찬 증상이 갑자기 심해질 수 있다. 반대로 날이 추워지면서 입맛이 떨어져 음식 섭취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감기와 위장장애가 나타나면서 탈수가 생기는데, 심하면 심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꼭 겨울철이 아니더라도 열이 날 때, 숨이 가쁠 때, 소변이 너무 적게 나올 때, 체중이 갑자기 빠지거나 늘어날 때는 다른 질병이 있을 수 있으니 병원을 찾도록 한다.
이정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