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딸랑.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종소리가 연말을 알려온다. 겨울은 누군가에게 눈을 기다리며 설레는 계절이라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매서운 추위를 견뎌낼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서는 계절이다.
나눔과 봉사가 필요한 이유다. 사전적 의미의 봉사는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을 바쳐 애씀’이라는 다소 거창한 뜻을 담고 있다. 베풀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쉽사리 나서기 어려웠다면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나눔을 실천해온 대다수는 마음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전이 아닌 재능과 예술 콘텐츠를 선물하는 기부 형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걷고 달리는 만큼 기부금이 적립되는 방식도 색다르다.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때로는 교통수단을 기반으로 때로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또 때로는 교육을 기반으로 전해지는 온기에 이 겨울 추위를 녹여본다.
2016년 현재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자원봉사 참여자(1365 자원봉사포털 등록 기준)는 266만 7575명. 총 성인 인구(4164만 9010명)를 감안하면 6.4%의 참여율이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참여 증가율은 27.1%로 최근 5년간(2012~2016년)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참여율 수치만 두고 봐도 꾸준한 증가 추세다. 봉사의 가치는 단순 숫자로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봉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은 될 수 있다.
전문 봉사 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활동은 삼삼오오 모인 대학생과 직장인 등으로까지 넓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봉사 문화도 변화되는 분위기다. 송년회를 봉사활동으로 대체하는 기업이나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는 대학생 모임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봉사활동을 장려하는 문화도 눈에 띄는 점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자원봉사활동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장려책을 제공하는 ‘자원봉사 친화기업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봉사와 기부, 나눔을 확산하기 위함이다.
정부 차원에서 봉사를 독려하기도 한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정부가 지정한 ‘한국자원봉사의 해’다. 앞서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이 제정됐고 각 지자체마다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시대 흐름에 따른 봉사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방법보다 새로운 해법이 적용돼야 한다.
한국자원봉사의해 추진위원회는 사회문제 해결형 자원봉사로의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10대 과제를 선정했다. 신나는 학교, 행복한 교육 만들기·안전하고 범죄 없는 사회 만들기·어려운 이웃과 손잡기·풍요로운 여가문화 만들기·활기찬 노후 만들기 등이다. 일반 시민은 범국민적 캠페인과 관련 기획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기업은 1개 이상의 공익봉사활동을 추진하는 방법으로 한국자원봉사의 해에 참여할 수 있다. 관계부처는 자원봉사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정보 공유 및 네트워킹으로 힘을 보탤 수 있다.
그렇지만 나눔 총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회적 인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보건복지부가 주최하는 ‘나눔국민대상’ 등 봉사와 나눔에 대한 정부 표창이 대표적이다. 자원봉사대상은 자원봉사 활성화 및 행복한 공동체 건설에 공적이 있는 자원봉사자와 기부자 등을 발굴해 포상한다. 봉사단체와 일반 국민, 관계부처, 지자체 등을 통해 유공자를 추천받은 이후 현지 실사를 포함한 사전검증을 거쳐 심사한다. 나눔국민대상은 2012년 이웃돕기 유공과 휴먼네트워크대상 유공을 통합 운영하는 것이다. 나눔을 실천한 사람들을 포상함으로써 명예감을 기리고 우수사례를 홍보해 나눔 문화 확산에 이바지하는 게 취지다. 나눔 공적을 인정받아 자원봉사대상과 나눔국민대상을 수상한 봉사자들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 곳곳의 따뜻한 흔적을 살펴보자.
이근하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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