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일면서 각광받기 시작한 ‘생리컵’이 국내에서 최종 허가 결정이 났다. 정부는 국내 소비자의 생리컵 수요가 커지는 데 발맞춰 안전성, 유효성 등 국내 허가에 필요한 테스트를 빠르게 진행했다.
올해 초 국내에서 생산되는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되면서 건강을 우려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었다. 생리대 논란이 불거지면서 생리컵이 생리대를 대안할 제품으로 떠올랐다. 생리컵은 질 내 삽입해 생리혈을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제품이다.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 각종 화학물질이 들어간 생리대보다 비교적 인체에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생리컵을 찾는 여성의 수도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식 수입 허가가 나지 않아 생리컵을 구매하려면 해외직구를 통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과정에서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짝퉁 제품이 성행해 생리컵의 안전성을 판단할 만한 기준이 없어 불안해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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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의 안전성과 유해성 검사를 통과한 펨캡사의 페미사이클. ⓒ조선 DB
지난 12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 소비자가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펨캡(Femcap)사에서 제조한 생리컵 ‘페미사이클(Femmycycle)’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했다.
생리컵은 사용자의 건강이 달려 있는 제품이다 보니 무엇보다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식약처는 생리컵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제조사와 직접 소통하며 제품 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 받았다. 이후 국내에서 제조한 생리컵 1개와 수입 생리컵 2개에 대해서는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안전성·유효성 테스트 모두 통과
생리컵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은 세포 독성, 피부 자극, 제품 중 중금속 등 용출 여부, 제품의 내구성, 순도 등이다. 인체적용시험에서 생리컵 사용 후 독성쇼크증후군이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독성쇼크증후군은 황색포도상구균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고열, 구토, 설사, 어지러움 등 증상을 보이며 즉시 치료 받지 않으면 혈압 저하 등 쇼크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인체 유해성이 높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 조사와 위해 평가 결과 역시 인체에 유해하지 않는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유효성은 세 번의 생리주기 동안 해당 제품을 사용할 때 생리혈 샘 방지, 활동성, 냄새 방지, 편안함, 편리함 등을 주로 평가했다. 모든 평가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최종 허가를 결정했다.
생리컵을 잘못 사용할 경우 질염, 골반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사용 전 주의사항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리콘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 질 내 가려움증이나 질 분비물이 늘어 진균이나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 독성쇼크증후군을 경험한 사람은 제품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성장기 청소년,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 자궁 내 피임기구를 사용하고 있는 여성은 생리컵 삽입 시에 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한 후 사용해야 한다. 생리컵 사용 중 알레르기 반응, 이물질로 인한 불쾌감이나 통증 등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드물게 독성쇼크증후군 증상인 고열, 설사, 어지러움 등을 보이는 경우에도 즉시 생리컵을 제거하고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생리컵 이렇게 사용하세요!
1 사용 전 깨끗한 물로 세척한 후 끓는 물에 약 5분간 생리컵을 소독한다. 전자렌지나 알코올로 세척·소독해선 안 된다. 전자렌지로 생리컵을 소독하면 제품이 변형될 수 있으며 알코올로 소독하면 피부 자극이 심해질 수 있다.
2 본인의 질 입구에서 자궁경부까지의 길이를 검지손가락을 이용해 확인한 다음 본인의 신체 조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한다.
3 생리컵은 일반적으로 최대 12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생리기간 중 활동량이나 생리혈의 양에 따라 사용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4 사용 후에는 깨끗한 물로 씻어 건조해 보관하고 2년마다 새 제품으로 교환한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