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세계의 위대한 지도자 50인”<포춘>,“위대한 협상가”<타임>, “품격 있는 리더십”<포린폴리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외신들의 평가다. 외신들은 문재인정부의 첫해를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 국정 혼란과 좋지 않은 대외관계 속에서 정부가 출범했음에도 주요국과 외교를 복원한 성과를 높이 샀으며 한국 국민과 성숙한 민주주의 체제에 찬사를 보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이 세계 민주주의에 빛나는 귀감”이라는 논평을 낸 바 있다(2017.11.9).
시기별로 살펴봤을 때, 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6월에는 국내의 높은 인기와 지지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 블룸버그는 “허니문을 즐기는 한국의 문바마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2017.5.23). 비권위적이고 소통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을 부각하며 높은 인기를 얻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비견하는 내용이었다.
6월 28일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문재인정부의 정상외교가 본격화됐다. 문 대통령은 한미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북한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대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했다. 7월 6일에는 독일을 방문해 ‘베를린 평화 구상’을 밝혔다. 2017년 하반기 외신들은 문 대통령이 현실주의·실리주의를 추구한다고 평가하며 북한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 ‘협상가’로서의 리더십을 높이 샀다.

▶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4월 27일 킨텍스프레스센터에 3000여 명의 취재진이 모였다. 이 중 해외 취재진은 850여 명에 달해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C영상미디어
2018년 새해와 함께 남북 화해 기류가 찾아왔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승리’라는 시각과 주요국 사이에서 펼친 ‘중재 능력’이 조명됐다. 평창의 분위기가 남북정상회담 개최로까지 이어지자 문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고수해온 ‘대화’ 중심의 대북 접근법이 새롭게 각광받았다.
문재인정부 1년에서 외신들이 최대 성과로 꼽는 것은 단연 ‘2018 남북정상회담’이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북한 문제에서 평화의 단초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화’를 일관되게 주장하면서 얻은 성과였다. 외신들은 남북정상회담을 한반도 평화의 초석을 다질 전환점으로 평가하며 북미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진 데는 문 대통령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CNN은 판문점 선언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협상의 대가(The masterful deal-maker)”라는 별명을 붙였다(2018.4.26).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은 취임 초 한미동맹 약화에 대한 의구심을 낳았다. 그러나 정상외교를 거듭하는 동안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균형외교’와 ‘중재외교’를 펼치며 외교 지평을 확대해나갔다. 특히 방문국에 대한 존중과 노력에 대한 ‘감성외교’는 호평을 받았다. 2017년 12월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인민일보>의 영자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문 대통령이 난징대학살 언급으로 한중의 동질감을 표시하며 “성의를 보였다”면서 중국을 존중하는 자세를 호의적으로 보도했다(2017.12.14). ‘감성외교’는 2017년 11월 동남아시아 순방 중에도 관심을 모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포스트> 외 다수 언론은 한-인니 정상의 서민 행보를 1면에 다뤘으며(2017.11.10), 베트남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한국 정상 전용기만 유일하게 자국-베트남 국기를 함께 달았다”고 전했다(2017.11.10).

▶ 주요 외신들이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1면으로 다뤘다. ⓒ해외문화홍보원
‘적폐청산’ 개혁 드라이브, 높은 지지율 배경
문재인정부의 국정 운영 평가도 이어졌다. 외신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개혁 추진이었다. 특히 재벌개혁 추진 의지를 주목했다. 영국 로이터는 재벌 거버넌스 개선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줄어들 가능성이 열렸다고 바라봤으며(2017.10.31), 독일 유력 주간지 <디 자이트>는 독일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희망을 향한 용기”라고 한 지지 발언을 소개했다(2018.2.14).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문재인정부의 높은 지지율 배경에 ‘적폐청산’이 있다고 분석했다(2018.4.7).
경제·산업 부분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경제·증시의 호황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호주 일간 <더 오스트레일리안>은 원자재·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는 등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가 호황이라며 문 대통령의 취임이 한국 경제에 예상 밖의 강장제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2017.11.16).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긍정적 평가에 덧붙여 경제인구 고령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2017.11.27).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 창출 등 사회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공약 이행 노력은 높이 평가했다. 동시에 노년층 빈곤과 여성 불평등을 한국의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저임금 1만 원이 노동자들에게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해줄 것(2017.10.25)이라면서도 한미 FTA 재협상, 중국의 한한령 등의 대외환경을 주시하며 급진적 개혁을 실시할 최적의 시기가 아닐 수도 있음을 경계했다(2017.10.14).
평창동계올림픽 평가도 이어졌다. 북한과 대화의 계기가 됐다는 시각과 함께 경기 운영과 행사를 통해 드러난 한국의 문화와 기술을 호평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남북한 동시입장으로 평화의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으며(2018.2.9), 아르헨티나 최대 일간지 <클라린>은 역사상 최고의 테크놀로지 올림픽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2018.2.8).
외신들은 뜨거운 관심만큼 제언도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외교적 노력 확대에 따라 2018년 중반이 ‘심판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안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했다(2018.1.9).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남북·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에 대해 ‘일본 소외’ 가능성을 우려했다(2018.3.9). 프랑스 <르몽드>는 최저임금 보장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며 장기훈련 또는 노년층 적정 연금 지급 등과 같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2017.8.11).
선수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