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이 세계 최초로 구축되어 8월 30일 개통됐다. 핀테크 기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때 필요한 금융 전산 프로그램을 전 은행과 증권사가 표준화된 형태로 공동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핀테크 기업은 오픈 플랫폼에 접속한 후 조회·이체 등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API(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표준화된 개발도구)를 내려받아 서비스에 연동시키는 것만으로 16개 은행, 또는 25개 증권사와 연계되는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출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업은 기존의 가계부 앱에 계좌 조회 API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고객이 보유한 모든 은행 계좌 명세를 한 번에 보며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가계부 앱을 만들 수 있다.
그간 핀테크 기업이 조회·이체 기능 등이 포함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개발 단계부터 금융회사와의 협약이 필요해 스타트업에는 장벽으로 존재했다. 또한 어렵게 은행과 협약을 맺어 서비스를 개발·출시했다 하더라도 전산표준이 다른 은행과는 호환이 되지 않아 같은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국내 간편송금 분야에서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한 핀테크 기업의 경우도 서비스 출시 이후 은행들과 일일이 협약을 맺고 전산표준을 연동해 전 은행권과 연계된 서비스를 출시하기까지 3년 넘게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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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지원센터 제10차 데모데이, 핀테크 오픈 플랫폼 개통식’이 8월 30일 금융결제원 분당센터에서 열렸다. ⓒ뉴시스
금융권 공동의 핀테크 오픈 플랫폼 구축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핀테크 분야의 글로벌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7월 1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 구축방안’에 따른 것으로 그동안 금융결제원(은행권)과 코스콤(금융투자업권)을 중심으로16개 은행과 25개 증권사, 핀테크 기업 등이 참여해 공동 오픈 플랫폼 구축을 추진해왔다.
API 내려받기만 해도 전 금융권과 서비스 연계
핀테크 기업 모바일 서비스 등에 활용 폭 커
한편 이날 금융결제원 분당센터에서 열린 개통식에서는 핀테크 지원센터가 매달 개최하는 ‘제10차 핀테크 데모데이’와 연계해 9개 핀테크 기업이 금융권 공동 오픈 API를 활용해 개발 중인 핀테크 서비스를 시연했다. 15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인터넷 커뮤니티 ‘중고나라’ 운영진이 설립한 벤처기업 ㈜큐딜리온은 계좌 실명 조회 및 입출금 기능 API를 활용해 개발한 ‘중고나라’ 모바일 서비스를 시연해 주목을 받았다. 이승우 큐딜리온 대표는 "몇 달 만에 16개 은행과 연동해 안심거래를 할수 있는 모바일 앱을 쉽게 개발해 중고물품 거래 시 사기거래를 방지하고 편의성을 높일 수 있었다. 올해 하반기 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결제원과 코스콤은 향후 핀테크 오픈 플랫폼 센터를 통해 사용을 신청하는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기능별 API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핀테크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가상의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환경을 이용한 금융전산망 연동 테스트, 각종 기술 컨설팅 등을 지원키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핀테크 기업들이 오픈 플랫폼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이 향후 글로벌 핀테크 선도국으로 가게 하는 고속도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 조영실(위클리 공감 기자) 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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