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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는 964명.
이 가운데 ‘빅 3’를 꼽으라면 수영의 박태환(25·인천시청), 리듬체조 손연재(20·연세대), 체조 양학선(22·한국체대)이라는 데 큰 이견은 없을 것이다.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를 쥐락펴락하는 스타들이지만 이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라이벌들이 있다. 반드시 라이벌을 넘어야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 없다.
박태환 VS 쑨양 박태환은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아시아경기대회 2회 연속 3관왕에 올랐다. 남자수영 개인종목으로는 사상 최초였다. 박태환이 자신의 이름을 단 ‘박태환 수영장’에서 3회 연속 3관왕을 이룬다면 누구도 넘보기 힘든 ‘전설’로 남는다. 박태환은 자유형 100·200·400·1,500미터와 단체종목인 계영 400·800미터, 혼계영 400미터에 출전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개인종목 3관왕을 포함해 3회 연속 7개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중국의 쑨양(24)은 개인종목 가운데 200·400·1,500미터에 출격한다. 200미터는 지난 7월 세계랭킹 1위 기록을 찍은 박태환의 우위가 예상되지만 1,500미터에서는 세계기록 보유자인 쑨양이 좀 더 강해 보인다.
최대 승부처는 400미터다. 박태환의 주종목이지만 올 3월 징계에서 풀린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쑨양의 페이스가 무섭다. 지난해 11월 무면허 운전을 하다 적발돼 국가대표 자격을 잃었던 쑨양은 지난 8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400미터 기록이 2012년 런던올림픽 때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당시 쑨양은 3분40초14, 박태환은 3분42초06을 찍었다. 박태환은 “(아시아경기대회) 준비는 잘하고 있다. 마무리도 잘해서 최고 기록을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손연재 VS 덩썬웨 손연재의 라이벌은 ‘중국의 손연재’ 덩썬웨(22)다. 덩썬웨는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손연재(5위)를 누르고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손연재는 지난 8월 10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끝난 던디 월드컵에서 덩썬웨를 누르고 개인종합 동메달을 획득,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손연재는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도 사상 첫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총출동한 월드컵에서 손연재는 동메달을 목에 건 반면 덩썬웨는 7위에 그쳤다.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다.
당시 덩썬웨는 발목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은 까닭에 100퍼센트 자기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손연재는 최근 소속사인 IB스포츠를 통해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뿐”이라며 “다들(덩썬웨 등) 출중한 실력이 있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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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VS 리세광 ‘도마의 신’ 양학선과 북한 리세광(29)의 대결도 흥미롭다. ‘양학선’과 ‘양학선 2’ 기술을 보유한 런던올림픽·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리스트 양학선처럼 리세광도 자신의 이름을 건 ‘리세광’ 기술로 금메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리세광’은 도마를 옆으로 짚어 두 바퀴 돈 뒤 한 바퀴를 비트는 고난도의 기술이다. ‘양학선’과 ‘양학선 2’, ‘리세광’은 도마 최고 난도인 6.4점짜리다. 지난해 10월 벨기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양학선이 ‘양학선 2’를 쓰지 않고도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반면 리세광은 예선 탈락했다. 종합 10위를 목표로 하는 북한 선수단이 리세광에게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리세광이 도마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리세광은 2006년 도하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이후 점차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리세광의 신기술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다. 양학선은 최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금메달도 중요하지만 도마에서는 개인적인 욕심이 더 크다”면서 “도마 이외에 링과 마루에서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글·최경호 기자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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