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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5년 동안 살았던 일산 신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특별한 연고도 없는 조치원의 아파트로 이사 왔습니다. 아들을 결혼시키고 난 지 1개월 후의 일이었습니다. 아내와 딸 등 우리 세 식구의 새로운 삶은 그렇게 낯선 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조치원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작은 도시에서 ‘인생 2막’을 열어보겠다는 열망을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아파트를 처분하고 이전부터 구상했던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 이웃 전동면 청송리에 주택을 지어 이주했습니다.
소중한 인연을 맺어가며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흥을 맛보고 있습니다.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자산을 얻었다고 할까요. 고불고불한 개미고개를 넘나들며 달리는 시내버스에서 시골의 정취를 감상하고, 버스 정류장에서 반갑게 만나는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또 다른 행복입니다. ‘역시 이곳에 오길 잘했어’ 하는 마음에 정신도 건강해졌습니다. 열심히 텃밭을 가꾸며 얻어낸 무공해 채소들로 채워진 밥상은 진수성찬 부럽지 않습니다.
혼자 즐겁게 사는 걸 넘어 이웃들을 위한 일을 맡기도 합니다. 제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세종특별자치시 마을신문인 <마중물소식>의 편집장을 맡았습니다. 어느새 2년이 다 되어갑니다. 나눔과 봉사정신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에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요즘 즐겨 찾는 장소는 운주산입니다. 집에서 가까운 운주산은 세종시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해발 460미터라 그리 높지는 않지만, 찾는 발길이 예전보다 잦아졌을 만큼 명소가 되었습니다. 3킬로미터가 넘는 운주산성은 백제시대에 축조되었는데, 둘레길이 있고 봄에는 진달래꽃으로 화전놀이 행사도 열립니다. 등산로 곳곳에 설치해 놓은 볏짚 새둥지 역시 신선한 볼거리입니다.
‘시민이 행복한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건설되고 있는 세종시에는 변화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정부 부처의 이전과 더불어 세종시의 자족 기능을 확충하기 위한 기틀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기업들을 산업단지로 유치하고, 읍면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대학교 캠퍼스 설립, 의료시설 입주, 국제교류협력 강화 등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종시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발전 양상이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게 될 경우 지역 간에 괴리감이 생길 것입니다. 이러한 걱정이 없도록 지자체와 관련 기관이 노력해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세종시의 항공사진과 영상물을 보며, 날로 달라지는 세종시의 위상에 자긍심을 가져봅니다.
글·장석춘 모든정보테크 대표 세종특별자치시 마을신문 <마중물소식> 편집장 201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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