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헬스케어 접목 스마트벨트 개발, 헬스산업 선봉자 돼야죠”
‘웰트’는 허리띠에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벨트를 만드는 헬스케어 벤처기업이다.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독립한 청년이 만들었다. 의사 출신 벤처기업가의 도전정신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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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트
헬스케어 스타트업(신규 벤처기업) 웰트의 강성지(31) 대표는 “건강은 바둑과 같다”고 말한다. “잘 먹고 운동하는 것이 ‘묘수’라면, 나쁜 거 먹고 담배 피우는 건 ‘악수’죠. 악수가 쌓이면 일찍 죽습니다. 바둑을 두듯 생활습관을 미리 파악하고 질병을 예방하면 오래 살 수 있겠죠. ‘웰트’는 우리가 ‘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알려주는 일종의 도구입니다.”
사명(社名)과 동일한 이 회사 제품 웰트는 허리둘레를 자동 측정해 과식 여부를 판단하고, 걸음 수와 앉아 있는 시간, 패턴 등을 파악해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강 대표는 벨트 입장에서 바라보면 모든 것이 보인다고 한다.
“예를 들어 벨트를 차고 푸는 시간만으로 하루 활동 시간과 주기 등을 알 수 있죠. 이를 통해 생활습관을 파악할 수 있고요. 사소한 질병도 체크할 수 있죠. 화장실에 갈 때 벨트를 풀고 앉아 있는 시간이나 횟수를 데이터화해 대장증후군까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웰트는 확장성 측면에서 무궁무진해요.”
강 대표가 의사 출신이라는 사실을 통해 ‘벨트’와 ‘건강’이 만난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발명가, 사업가적 재능을 발휘했다.
“고등학교 때 전국학생발명대회에 나가려고 준비하던 중 ‘스마트 가로등’을 생각해냈어요. 거울을 이용해 전력 효율을 높인 가로등이었죠. 뜻밖에 이걸로 대통령상을 받았어요. 그 덕에 고등학교 2학년 때 수시전형으로 연세대 의대에 들어갔습니다.”
정부 시범사업 참여하며 사업가의 길 걸어
호기심 많던 ‘의대생 강성지’는 1학년 때부터 다른 과의 수업을 많이 들었다.
“다른 과는 무얼 배우는지 궁금했어요. 수업이 빌 때마다 법대, 경영대 수업을 청강했죠. 생활과학대 수업도 들었고요. 그러던 중 제가 경영학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의대 졸업 후 병원을 차린다면 경영학 지식이 크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제대로 공부했습니다.”
강 대표가 사업가를 꿈꾸기 시작한 것은 보건복지부의 건강관리 시범사업에 군 대체복무로 근무하면서부터다. 그는 전역 후 남들처럼 병원에 들어가 인턴 과정을 밟지 않고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의 첫 사업은 ‘모티브앱’ 개발이었다. 위치 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특정 장소에 들어가면 음료 쿠폰을 주는 앱이었는데, 쉽게 말하자면 포켓몬고와 같은 개념이다. 하지만 보기 좋게 실패했다. 발상은 좋았으나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병원으로 돌아가 인턴 과정을 밟으면서 기회를 엿보기로 했다. 마침내 때가 왔다. 삼성전자에서 헬스케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의사를 찾는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면접을 보아 2014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입사했다. 이듬해 2월 스마트벨트 아이디어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에 참여한 후 2016년 7월 삼성전자에서 나와 회사를 차렸다.
난관은 곧바로 찾아왔다. 웨어러블 기기의 특성상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어야 하는데 그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전 사업의 실패 경험을 떠올렸다.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방향이 정해지면 더는 물러서지 않기로 결심했다. 결국 한 달 이상을 쓸 수 있는 충전용 배터리를 개발해 제품에 장착했다. 그 결과 올해 1월 패션 브랜드 빈폴의 액세서리로 시중에 첫선을 보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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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트가 개발한 각종 스마트벨트 제품들. 허리둘레를 자동 측정해 과식 여부를 판단하고, 걸음 수와 앉아 있는 시간, 패턴 등을 파악해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웰트
CES 2017에 참가하며 세계에 이름 알려
회사를 설립한 지 반년이 채 안 된 2016년 하반기에 웰트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K글로벌 스타트업 IoT(사물인터넷) 신제품 개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 ‘CES 2017’에 참가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유럽부터 동남아 국가 30여 개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강성지 대표는 “먼저 가는 사람은 앞서 걸려 넘어지면서도 이를 극복하며 길을 찾아내는 도전자”라며 이렇게 말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오늘 뭐 먹나 하는 고민도 하잖아요. 사업도 마찬가지예요. 규모가 커지면서 선택하는 일이 어려워집니다. 게다가 선택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최상의 선택을 하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죠. 성공적인 경험을 쌓으려면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그런 면에선 제가 조금 앞서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대한민국 헬스케어 산업을 키우는 선봉자가 되고 싶습니다.”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
정부가 청년 창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43만 5000명(2016년 12월 기준)에 달하는 청년 실업자 때문이다. 2016년 청년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청년 창업 등 각종 일자리 창출 관련 지원사업을 벌여왔다. 현재 시행 중인 각종 청년 창업 관련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청년창업사관학교 기술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 창업자를 선별해 창업 기획 단계부터 사업화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한다.
스마트벤처창업학교 콘텐츠, 앱, 소프트웨어 융합 관련 창업자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개발 및 사업화 등 창업 과정 전반을 교육한다.
ICT 분야 재도전 창업 지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중소·벤처기업을 창업(또는 재창업)할 경우 사업 내용을 검토해 기획·제품화·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최대 3억 원 규모의 정부 지원금을 1년간 지원한다.
예비창업자 창업 아카데미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한 지 3년 미만인 창업자를 대상으로 창업 강좌, 멘토링 등을 실시한다.
스마트창작터 앱, 콘텐츠, ICT 융합 분야 등 유망 지식 서비스 분야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성을 검증해볼 수 있는 온·오프라인 창업교육을 제공한다.
창업기업자금 지원 기술력과 사업성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청년이 창업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한다.
중소기업 취업·창업 희망사다리 장학금 중소기업 취업 및 창업을 희망하는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고 대학 내 창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등록금 전액 및 창업 준비 장려금 200만 원을 지원한다.
찾아가는 창업 행사 개최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청년창업콘서트’, 청년위원회가 실시하는 ‘청년버스’ 등을 통해 각종 창업 정보를 제공한다.
창업 인프라 지원사업 창업보육센터의 건립(리모델링) 및 운영 지원을 통해 창업 초기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 활동과 지속 성장을 촉진한다.
본글로벌 창업기업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 글로벌 창업 스타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국내 연수 및 현지 보육, 해외 마케팅비, 사무공간, 체재비, 현지화를 위한 이론 및 실습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대학생 창업 아카데미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창업교육을 통해 창업 저변을 확대하고 성공적인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문의 K-스타트업 누리집(www.k-startup.go.kr)
중소기업통합콜센터 1357 / 중소기업청 창업진흥과 042-481-8921
기업마당 누리집(www.bizinfo.go.kr)
백승구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