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아프리카TV…. 바야흐로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시대’다. 혹자는 ‘뉴미디어 시대’라고도 한다. 우리 삶은 이미 소셜미디어에 적응돼 있다. 이런 시대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이들이 있다. 대박을 터뜨린 이들도 적지 않다.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기 사업을 일구고 창업 기회를 찾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30대 직장인 J씨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카카오톡 웨더뉴스에서 보내주는 날씨를 확인한다. 오후에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으면 우산을 꼭 챙긴다.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는 페이스북을 열어 밤새 뉴스피드에 쌓인 새로운 이야기를 확인한다. 언론사 페이지에서 최신 뉴스, 웃기는 동영상, 맛집 정보를 읽다가 전철에서 내린다.
30대 주부 C씨는 오전 시간에 집안일을 마무리한 다음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들어간다. 최근 실내 인테리어를 새로 한 뒤 수리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렸는데, 사이트 방문자가 부쩍 늘었다. 외출할 때는 휴대폰으로 접속한다. 새로 바꾼 소파의 사용 소감을 묻거나 가격 등을 문의하는 ‘쪽지’에 답을 하는 등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그는 여러 사람에게서 인정받는다고 느낀다.
대학생 L씨는 취업스터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스터디 구성원들과 함께 카페에서 공부하고 관련 내용을 네이버밴드에 정리해 올린다. 휴대폰으로 네이버밴드에 접속해 스터디 회원들이 올린 다양한 사진을 보며 쏠쏠한 재미도 맛본다. 회원들과 일상 사진을 공유하고 대화하다 보니 많이 친해졌다. 모임의 목적인 스터디 활동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할 정도다.
취업준비생 S씨는 새로 알아낸 맛집에서 친구들과 저녁을 자주 먹는다. 자신을 포함한 인스타그램 친구들은 새로운 맛집 정보(사진 등)를 수시로 올린다. 맛집 주인이나 종업원 이야기를 올리는 경우도 많다. 취업준비 스트레스를 인스타그램으로 해소하는 셈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여성 Y씨는 화장에 관심이 많다. 손님이 뜸해지는 오후 4시쯤이면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자주 본다. 요즘에는 ‘뷰티 유튜버’ 영상을 챙겨 보고 있다. 동영상을 올린 ‘유튜버’가 어떤 제품으로, 어떻게 화장을 했는지 꼼꼼히 살펴본다. 자신에게 어울릴 만한 화장법이 있으면 직접 해보기도 한다.
소셜미디어 인간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위 사례처럼 ‘소셜미디어’는 우리네 삶의 일부가 됐다. 휴대폰의 일상화, 대중화로 그 비중은 더 커지고 있다. 요컨대 소셜미디어는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며 대인관계를 넓혀가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를 블로그,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 사회관계망서비스), UCC(User Created Contents : 일반인이 직접 만든 콘텐츠), 마이크로블로그 등으로 나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등이 대표적인 SNS이고, 유튜브와 아프리카TV는 UCC이며, 트위터는 마이크로블로그에 속한다. 소셜미디어를 SNS라 통칭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분류체계를 몰라도 된다. 우리는 어느새 ‘소셜미디어 인간’으로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중 채널 네트워크 MCN(Multi Channel Network)이다. 유튜브를 통한 ‘콘텐츠의 빅뱅’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MCN은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관리,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신개념 비즈니스다. 흔히 유튜브를 떠올리지만, SNS를 대표하는 페이스북도 동영상 서비스를 하면서 유튜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비즈니스의 기본 수익구조는 ‘광고’다. 동영상이나 인터넷 방송에 광고를 게재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구조다. 그런데 최근 들어 양상이 달라졌다. 콘텐츠 자체로 수익을 내기도 하고, 온라인의 특징인 ‘상호 소통’을 살려 새로운 상거래 유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소셜미디어가 전자상거래와 ‘만나면서’ 소셜미디어 시장은 빅뱅을 일으키고 있다.
MCN 기업은 10여 년 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현재 대표적 글로벌 기업으로 메이커스튜디오, 풀스크린, 어섬니스TV, 배보, 머시니마, 스타일하울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음악, 게임, 스포츠, 패션 등의 동영상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BJ(인터넷 방송진행자), 인플루언서(SNS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 등을 대거 확보해 전 세계 구독자를 만들어낸다.
중국은 세계 최대 MCN 시장이다.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투도우’, 중국판 아프리카TV인 ‘후야TV’ 등 거대한 플랫폼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수천만 명의 팔로워를 두고 한화(韓貨) 기준으로 매월 억대 수준의 돈을 버는 중국판 파워블로거 ‘왕훙(網紅)’도 수두룩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MCN 시장은 2013~2014년 급성장했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 동영상 콘텐츠를 게재하는 크리에이터가 늘면서 이를 사업화한 업체가 증가했다. 현재 CJ E&M과 아프리카TV가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2015년 트레져헌터, 메이크어스를 비롯해 KBS, MBC 등 기존 방송국이 뛰어든 뒤 시장은 급팽창했다. 국내 MCN 기업 수는 2015년 말 기준으로 100개를 넘었다.
한국의 톱 크리에이터로는 국내 최고 창작자 ‘대도서관’, 먹방의 대표주자 ‘밴쯔’, 편안한 잠을 추구하는 ‘다나’, 뷰티 강자 ‘씬님’, 천하의 악동 ‘쿠쿠크루’, 더빙 전문 ‘유준호’, 초등학생의 대통령 ‘양띵’, 여캠 BJ의 최고참 ‘김이브’, 샌드박스 게임 개발자 ‘도티’ 등이 있다.
국내 최초 뉴스 전문 멀티채널 네트워크 기업인 SMCTV의 이은영 부사장도 그중 한 사람이다. ‘뉴스 읽어주는 여자’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 중인데 구독자 수가 1만여 명에 달한다. 이은영 부사장은 MCN을 회전초밥집으로 설명한다. 초밥 접시는 콘텐츠, 요리사는 크리에이터, 회전대는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고리타분한 얘기지만 우리나라가 소셜미디어 시대의 선두주자가 되려면 콘텐츠 산업을 집중 투자, 육성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SNS 이용행태 분석
남성은 개방형, 여성은 폐쇄형·시각형 SNS 선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보고서 (대상 연도 2015년, 2016년 4월 조사 발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9873명 중 4250명(43.1%)이 SNS를 이용하고 있다. 전년 대비 3.2%포인트 증가했지만,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이용률 증가 추세는 2배 정도 늘었다. 연령별로는 20대의 SNS 이용률이 75.6%로 가장 높고, 30대 65.1%, 10대 51.3%, 40대 50.2%, 50대 30.4% 순으로 나타났다. 예년에 비해 30~50대 이용률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남녀 성별 간 이용률 차이는 2.5%포인트로 별 차이가 없다. 다만 남성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개방형 SNS를 선호하고, 여성은 카카오스토리나 인스타그램 등 폐쇄형, 시각형 SNS를 상대적으로 좋아한다. 이용률이 가장 높은 SNS는 카카오톡이고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밴드, 싸이월드 미니홈피, 인스타그램이 그 뒤를 이었다. SNS 이용자의 하루 평균 사용시간은 1시간 5분, 전년에 비해 소폭 늘었다.
SNS의 열 가지 특징
●마케팅 도구로서 SNS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웹사이트 트래픽이나 소비자의 주의를 끌고자 하는 마케팅 방식, 과정, 전략을 포함한다.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으로서 SNS 미디어적 속성은 물론 이를 매개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 성격도 띤다.
●사회관계망으로서 SNS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하나의 사회관계망 형태를 보인다. 개인, 집단, 조직, 심지어 사회 전체가 SNS로 특정 ‘관계’를 만들고 있다.
●권력행사 장으로서 SNS 정치학, 정치사회학적으로 볼 때 SNS는 권력관계가 드러나는 장(場)으로 기능한다.
●연산 가능한 사회현상으로서 SNS 대규모 데이터를 컴퓨터로 연산함으로써 독특한 규칙성이나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재매개로서 SNS 미디어가 또 다른 미디어의 인터페이스, 표상 양식, 사회적 인식을 차용하고 나아가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재매개는 경의, 경쟁 두 양상으로 나타난다.
●텍스트 확장 및 환유로서 SNS 하이퍼링크라는 명시적 장치를 통해 단순한 텍스트 확장 이상의 결과를 가져온다.
●에크프라시스로서 SNS 시각적 예술작품을 언어로 묘사하는 것이 에크프라시스(ekphrasis)다. SNS는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등을 결합해 ‘디지털 에크프라시스’를 만들어낸다.
●비장소로서 SNS 전통적 장소 개념이 아닌 사이버 공간에서 새로운 상호작용과 커뮤니케이션적 관습을 형성한다.
●문화소프트웨어로서 SNS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은 하나의 문화적 소프트웨어다.
백승구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