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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0만 원씩 적자만… 가맹점 계약해지하고 싶어요!

게티이미지

개인 식당을 운영하던 박 사장은 2025년 초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창업 상담을 받았습니다. 영업담당자는 “사장님 가게가 있는 상권이면 월매출 3000만 원, 순수익 500만 원은 어렵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박 사장은 그 말을 믿고 가맹비에 인테리어 비용 등 1억 5000만 원을 들여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그런데 문을 연 첫 달부터 매출은 들은 이야기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여섯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월 500만 원씩 적자만 쌓이고 있습니다.
“이대로 문을 닫을 수도, 계속 버틸 수도 없는데… 지금이라도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다만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가맹사업법 위반만으로 계약해지는 어렵습니다
가맹본부가 가맹사업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어겼다고 해서 곧바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도 이 법이 위반행위에 대해 가맹금 반환이나 시정조치 등의 구제수단을 별도로 마련해 둔 것일 뿐 위반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무효로 하거나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취지는 아니라고 봅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3다232403 판결)
그렇다면 어떤 조건이 더 필요할까요. 계약해지를 받쳐주는 근거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먼저 계속적 계약의 법리가 있습니다. 가맹계약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오래 이어지는 계약은 그 신뢰가 무너져 계약을 그대로 끌고 가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생기면 상대방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다59629 판결)
다른 하나는 상법입니다. 제168조의10은 계약기간을 얼마로 정해뒀든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 상당한 기간을 정해 예고한 뒤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부득이한 사정’이 되려면 세 가지가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서울고법의 ‘부득이한 사정’에 대한 판단은 세 가지 요소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서울고법 2025. 8. 22. 선고 2024나2000854 판결)
첫째, 영업담당자가 객관적 근거 없이 예상수익을 부풀려 설명했어야 합니다. 가맹사업법 제9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허위·과장 정보제공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 매출이 조금 부진한 정도가 아니라 가게를 계속 굴리기 어려울 만큼 손실이 쌓여 있어야 합니다.
셋째, 부풀린 수익 설명이 계약 체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그 설명과 손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세 가지가 모두 인정된다고 보고 해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부수적으로 맺은 렌털계약까지 함께 해지하고 미지급 렌털료는 손해배상채무와 상계하도록 했습니다.

해지를 받아주지 않은 경우
서울중앙지법 2022가단5375702 판결은 허위·과장 정보제공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그것만으로 신뢰관계가 파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계약해지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본 계속적 계약의 법리가 정면으로 문제 된 대목입니다.
특히 원고가 손실을 알고도 계약 체결일로부터 4개월 안에 가맹금 반환을 요구하지 않고 12개월 동안 영업을 계속한 사정 등이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다만 손해배상은 인정됐습니다. 해지가 막혀도 배상까지 막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손실의 정도입니다. 법 위반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더 이상은 영업을 이어갈 수 없을 만큼 손실이 쌓였다는 점이 인정돼야 합니다. 손실을 확인하고도 아무 말 없이 오래 장사를 계속하면 그 사정이 계약해지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확인되면 즉시 이의를 제기해 둬야 하는 이유입니다.

손해배상은 어디까지 청구할 수 있을까요
영업담당자의 허위·과장 정보제공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면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같은 법 제37조의2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맹사업법 위반을 주장하는 경우 가맹본부가 스스로 고의·과실이 없었음을 밝히지 못하면 책임을 지도록 해서 입증 부담이 가맹점사업자가 아니라 본부로 넘어갑니다.
가맹사업법 제9조 제1항 위반이 인정되면 가맹본부는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집니다.(제37조의2 제2항) 배상액을 정할 때 법원은 고의성과 손해 발생을 인식한 정도, 피해 규모, 본부가 챙긴 경제적 이익, 위반행위의 기간과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다만 실무에서 3배까지 인정되는 일은 드뭅니다. 대부분 실제 손해액 언저리에서 정해진다고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배상 범위는 넓어졌습니다. 과거에는 계약을 맺고 점포를 여는 데 들어간 비용만 통상손해로 보는 흐름이 강했지만, 문을 연 뒤 쌓인 영업손실도 통상손해에 포함될 수 있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다226104 판결)고 보았습니다. 가맹비와 교육비, 인테리어·시설비, 초도물품비는 물론 개점 이후의 적자까지 배상 범위에 넣어 다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도 제동장치가 있습니다. 법원은 가맹점사업자에게도 스스로 입지와 상권, 영업 전망을 살펴볼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아 배상액을 깎습니다. 앞서 본 서울고법 2024나2000854 판결에서도 영업손실 가운데 60%만 가맹본부의 잘못과 연결된 손해로 인정한 뒤 다시 본부의 책임을 50%로 제한했습니다.

가맹금 반환 청구도 가능합니다
허위·과장된 정보나 중요사항 누락이 계약체결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고, 계약체결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서면으로 가맹금 반환을 요구했다면, 가맹본부는 요구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가맹금을 돌려줘야 합니다.(가맹사업법 제10조 제1항 제3호) 다만 제9조 제1항 위반이 있는 경우 자동으로 가맹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정보가 계약을 맺는 데 ‘중대한 영향’을 줬다는 점도 인정돼야 합니다. 만약 계약을 체결한 지 4개월이 이미 지났다면 반환청구 대신 손해배상청구로 가야 합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날로부터 얼마가 지났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 셈입니다.
도장을 찍었다고 해서 모든 책임이 사장님 몫이 되지는 않습니다. 근거 없는 숫자로 사람을 끌어들인 쪽에도 책임져야 할 몫이 있습니다. 다만 법은 가만히 있는 사람을 대신해 움직여주지는 않습니다. 적자가 계속 쌓인다면 그저 참지만 말고 기록부터 남기세요. 내용증명 한 장이 나중에 큰 힘이 됩니다.

가맹점 계약해지,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STEP 1. 손실을 확인한 즉시 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문제를 제기하세요. 일찍 이의를 제기해 둔 기록이 나중에 해지와 손해배상 양쪽에서 근거가 됩니다.
STEP 2. 영업담당자의 수익 설명을 뒷받침할 증거를 모으세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이메일, 통화녹취, 상담 때 받은 브로슈어 원본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STEP 3. 실제 매출과 손실 자료를 정리하세요. POS 매출데이터, 매입·매출 장부, 통장 거래내역, 부가세 신고자료를 월별 손익 추이표로 묶어 두면 손실이 버틸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쉽습니다.
STEP 4. 계약체결일로부터 4개월이 지났는지 확인하세요. 아직이라면 가맹금 반환청구를, 지났다면 손해배상청구로 방향을 잡습니다.
STEP 5. 가맹점사업자가 계약해지를 통보할 때는 상법 제168조의10에 따라 상당한 기간을 정해 예고한 뒤 해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가맹본부가 계약을 해지하려면 가맹사업법 제14조 제1항에 따라 2개월 이상 유예기간을 두고 2회 이상 서면으로 시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양쪽 절차가 다르니 헷갈리지 마세요.

장영화
기업의 시작과 성장을 돕는 스타트업 전문 변호사이자 창업 15년 차 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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