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어 발생한 안전사고는 국민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어요. 공장 화재, 역주행 사고 등 반복되는 사고로 언제든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요. 우리 사회는 과연 안전한 곳일까요? 혹시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설문조사를 통해 최근 발생한 안전사고와 재난에 대한 MZ세대의 생각을 알아봤어요.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고 느껴요
설문에 참여한 MZ세대의 절반 가까이는 사회 안전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고 대다수가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어요. 먼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47.4%가 ‘불안하다(38.7%)’ 또는 ‘매우 불안하다(8.7%)’고 답한 반면 ‘안전하다’ 또는 ‘매우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8.2%에 불과했고 나머지 24.4%는 ‘보통이다’라고 답했어요.
M세대 DBDB 님은 “지난해 반지하 침수 사건, 최근 오피스텔 승강기 침수 사망 사고 등을 보면서 집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난이나 사고가 언젠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두려움도 생겨요”라고 말했어요.
다음으로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이 존재한다고 느끼는지 질문한 결과 안전불감증이 ‘매우 많이 있다(38.5%)’ 또는 ‘어느 정도 있다(44.9%)’고 답했어요. 반면 안전불감증이 ‘없다(거의 없다 3.2%, 전혀 없다 0.2%)’고 응답한 비율은 3.4%에 불과했어요.
M세대 DUMBO 님은 “아파트에 거주 중이에요. 화재 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방화문을 필수로 닫아놓으라는 포스터를 층마다 붙여놓았음에도 대부분의 입주민이 방화문을 열어놓고 생활하는 것을 보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안전에 대한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어요. 이처럼 많은 MZ세대가 안전불감증을 큰 문제로 여기고 있고 이러한 생각은 사회적 안전에 대한 불안감과도 직결되는 것으로 보여요. 안전불감증이 가장 심각하게 느껴지는 상황으로는 ‘교통 안전(364명)’, ‘재난 대비(302명)’, ‘작업장 내 안전(212명)’ 등이 꼽혔어요. 특히 교통 안전에 대해서는 음주운전,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보행자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도로 환경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어요.
최근 서울 시청역에서 일어난 자동차 역주행 사고로 고령 운전자에 대한 운전 능력 평가와 면허반납제도 도입이 논란이 되고 있어요. 이에 대한 조사 결과 ‘65~70세 사이에 운전면허를 반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참여자가 39.7%에 달했어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65세 이상’ 11.2%, ‘70세 이상’ 28.5%, ‘75세 이상’ 12.1%, ‘80세 이상’은 3.2%로 나타났어요. 하지만 ‘건강 상태에 따라 다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3.1%로 가장 높았어요. 나이보다는 개인의 건강 상태가 중요한 기준이라는 생각이 큰 것 같아요.
오히려 MZ세대는 고령 운전자보다 음주운전, 무단횡단, 보복운전 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었어요. 도로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에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M세대 제이 님은 “음주운전 단속 및 처벌을 강화하고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더욱 무거운 처벌이 필요해요. 칼치기, 보복운전 등 위험한 운전 행위에 대한 규제도 강화돼야 하고요. 일상에서 가장 밀접한 교통 안전 분야에서부터 안전의식이 높아질 필요가 있어요”라고 이야기했어요.
산업재해와 관련한 규제와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어요. 근로자 안전을 소홀히 하는 사업주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어요. 지진, 홍수 등의 재난상황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참여자도 많았어요.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로 인한 지진, 태풍, 홍수 등의 자연재해 피해가 해마다 증가하지만 관련 안전 기준은 과거에 지어진 건물들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어요.
Z세대 럭키비키니 님은 “한국도 더 이상 지진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에서 안전한 나라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노후 건물과 지진 대비가 미흡한 신축 건물이 여전히 많고 특히 수도권의 경우 빌딩들이 밀집해 있어 더 걱정이에요”라고 말했어요.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대처할 수 있을까요?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것은 개인에게도 적용돼요. 재난에 대비해 구비하고 있는 비품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44.6%(196명)가 ‘구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고 ‘소화기(179명)’, ‘손전등 및 배터리(107명)’, ‘응급처치 키트(85명)’, ‘비상식량 및 생수(58명)’ 순으로 구비하고 있다고 대답했어요. 반면 ‘비상 탈출 도구(6명)’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화재나 지진 등 비상시 탈출 및 대피 방법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학교나 직장에서의 안전교육을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편(49.4%)으로 보이지만 모른다(잘 모른다 28.7%, 전혀 모른다 1.1%)도 29.8%로 큰 비율을 차지해 좀 더 적극적인 안전교육과 대피훈련이 필요해 보여요.
소화기 사용 방법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79.7%)으로 나타났지만 M세대 고야고야 님은 소화기가 방치돼 있는 집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어요. “소화기 사용법을 아는 사람은 많을지 몰라도 관리법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소화기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만 아는 걸로는 부족해요”라고 말했어요.
그렇다면 안전교육은 제대로 받고 있을까요? 최근 1년간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받은 적 없다’는 답변이 41.7%에 달했어요. 48.0%는 ‘직장에서 안전교육을 받았다’고 답했어요.
이와 관련 지진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지진대처 교육 부족을 지적한 참여자가 많았어요. M세대 그니당 님은 “우리나라에서도 지진이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데 관련 안전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실제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더 큰 피해를 입게 될까봐 겁나요”라고 이야기했어요.
재난 대비 및 대응 시스템을 개선해야 해요
한편 MZ세대는 재난 대비와 안전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어요. 구체적인 응답 결과를 보면 재난과 사고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비 상황에 대해 ‘매우 충분하다’ 0.2%, ‘충분한 편이다’가 2.1%에 불과한 반면 ‘충분하지 않다’ 54.0%, ‘전혀 충분하지 않다’는 22.3%로 나타났어요. 참여자들은 안전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재난 대비 및 대응 시스템 개선(26.0%)’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적했어요. 그다음으로 ‘안전교육 및 인식 개선(22.1%)’, ‘교통 안전 강화(21.9%)’, ‘범죄 예방을 위한 치안 강화(17.5%)’, ‘산업 및 기업 내 안전 강화(7.5%)’ 등을 꼽았어요.
이처럼 재난과 재해에 대비하고 안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예요.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사회를 넘어 개인도 힘을 합쳐야 해요. 안전한 사회는 모두의 바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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