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 통의 대부분이 불량으로 판명돼 폭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최근 정부에서 LPG통을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선 것도 폭발 위험을 예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LPG는 크게 택시 등에 쓰이는 부탄과 가정에서 쓰는 프로판으로 나뉘는데, 특히 프로판 가스의 수요는 매년 급감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하는 LPG 통의 절반 이상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 무렵에 만들어진 것이라 벌써 30년이 다 되어간다고 한다. 1960년대 후반에 ‘새 시대의 연료’로 각광받던 LPG가 이제는 불량 가스통 문제로 위험시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석유공사의 광고 ‘새 시대의 연료’ 편(매일경제 1966년 6월 29일)에서는 연료가 새로 나왔음을 알리며 국민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새 시대의 연료 LP까스(가스) 프로판 부탄까스(가스) 안내”라는 헤드라인 아래 “정부에서 무연탄의 매장량을 감안한 장기 연료 수급정책에 따라 석유류 연료사용의 장려를 위한 대책”을 수립했다는 사실을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다. 나아가 프로판 가스의 특기(特記)할 만한 장점을 소개한 다음 구체적인 사용법을 세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광고에 나타난 프로판 가스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악취가 전혀 없는 편리하고 깨끗한 연료이고, 10킬로그램 한 통에 420원으로 5인 가족에게 필요한 한 달치 요리용 연료로 충분하며, 무연탄과 같이 저장용 창고가 필요 없는 청결한 연료라는 것. 그리고 여름철처럼 난방이 불필요한 계절에 더욱 이상적이고, 재나 유독성 가스가 나오지 않아 위생적이며, 유의사항만 잘 지키면 가장 안전한 연료라는 것이다. 사용할 때 용기를 그늘에 세워둬야 하고, 사용 후에는 반드시 ‘발부(밸브)’와 ‘콕크(코크)’를 잠그라는 주의사항도 빼놓지 않았다. 이 광고에서는 LPG를 새 시대의 연료로 격찬하고 있다. 사실 프로판 가스가 등장한 다음부터 우리나라의 연탄 소비량이 줄었고 자연스럽게 대기오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나타났으니 새 시대의 연료임이 분명했다.
도시가스(LNG)가 들어오지 않는 산간 오지라 할지라도 통만 있으면 LPG를 쓰는 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 가스통이 골칫덩이로 떠올랐다. 정부는 전국에 유통되고 있는 가스통 670만여 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용기의 제조 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높이고, 가스 용기 이력관리제를 도입하며, 용기 운반차량의 등록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예 통을 없애고 LPG 저장탱크를 지하에 묻어 집집마다 연결시키는 배관망 구축사업도 벌인다고 한다. 도시가스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1966년 광고에서도 강조했던 용기(容器·가스통)의 안전 문제가 거의 50여년 만에 해결되는 셈이다. 잘 가라, 가스통!
글·김병희 (한국PR학회 회장·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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