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결혼한 전 아무개(33) 씨는 식을 올리기 전 근사한 프러포즈를 준비하기 위해 몇 달간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 평생 피아노를 배워본 적이 없는 그에게 사랑의 세레나데를 준비하는 일이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다 보면 마음과 손이 영 따로 노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고 한다.
‘음악을 듣는 만큼 건반을 두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피아노는 악기 문외한인 성인에게 더욱 까다롭게 느껴진다. 현실에 치여 살다 보면 악기를 배우고자 음악학원의 문을 두드리기도 쉽지 않다.
<바이엘>, <체르니> 등 기존 학습 방식을 소화하려면 한두 해는 걸리기 때문이다. 전 씨의 말처럼 “다시는 시도하고 싶지 않은 배움”으로 쉽게 포기하기 일쑤다.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고도 쉽게 피아노를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한 책이 나왔다. 음악 전공자도 아니고 피아노 정규수업을 받은 적도 없는 ‘비전문가’의 전문가급 노하우가 담긴 책이다.
저자는 특별한 날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멋진 연주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피아노를 독학했다고 한다. 그는 “피아노를 즐기기 위한 정도로 치려고 하는 사람에게 기초를 배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너무 가혹하다”며 “취향에 따라 자신만의 반주법을 익힌다면 피아노와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반주 패턴에 주목해 다양한 반주법을 유형별로 정리했다.
이 책은 피아노 학원에서 배워야 하는 이론을 최대한 간결하게 압축해 설명했다. 피아노 반주의 기초적인 원리를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음악의 기초 구성인 음계·박자·화음 등을 초보자들도 이해할 수 있게 풀이했다. 피아노 반주법을 코드 반주법과 멜로디 반주법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음표 하나만 그려져 있어도 다양하게 변주가 가능한 방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단순한 피아노 교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혼자 터득한 피아노의 원리와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동요부터 1970~80년대 명곡,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곡들까지 70곡 이상의 악보를 수록했다.
‘거리에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마법의 성’ 등 모두 잘 알려진 곡들이다. 특히 곡마다 반주법이 붙어 있고 악보 자체에 반주 음표가 첨부되어 있어 연습도 편하게 할 수 있다. 액센트와 페달 사용법까지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피아노 반주 원리를 익혀 보자.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글·박지현 기자 2014.03.10
단신
사람은 어떻게 말을 하게 되었을까
루트 베르거 지음 | 김희상 옮김 알마 | 1만8,500원
인간은 어떻게 언어를 쟁취했을까? 언어의 흔적을 찾아 자연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언어학자인 저자는 인간 언어에 관해 생물학, 신경과학, 고고학, 화석인류학의 연구 성과들을 풀이해 준다. 왜 유인원이 말을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지, 화석유골인 ‘호모에렉투스’의 언어 능력은 어느 정도였는지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문화가 도시를 살린다
원제무 지음 | 피앤씨미디어 | 1만5천원
우리 도시가 문화도시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철길을 산책로로 만든 뉴욕, 문학을 도시재생에 녹인 더블린…. 세계문화도시들이 경험했던 문화관련 이슈, 정책과 그 해결책을 살펴보며 우리 도시가 문화도시로 가야 하는 이정표를 보여준다. 저자는 휴머니즘 가치가 복원되는 공간을 만들고 생명적 가치로 도시문화의 표준을 새로 만들어가자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