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졸업장은 취업을 위한 필수조건일까요? 지금도 많은 채용 공고에 ‘4년제 대졸 이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이력서에는 최종 학력을 적는 칸이 빠지지 않죠. 하지만 한편에서는 ‘실력이 더 중요하다’, ‘요즘 시대에 꼭 대학을 나올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도 들려와요. 실제로 사회에 나와보면 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실무에서 쓰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어떤 사람들은 졸업장을 얻기 위해 들인 시간과 비용이 너무 아깝다고 말하기도 해요. 이번 생생 MZ 톡에서는 졸업장이 취업과 직장생활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학벌보다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MZ세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어요.
참가자
디미(30세, 사무직)
완두콩(31세, 사무직)
주냥(21세, 개발자)
중력(31세, 사무직)
새마루(31세, 공무원)
나루(30세, PD)
정클립(35세, 사무직)
양양(35세, 사무직)
맥모닝불여일견(32세, 창작자)
인사로도(28세, 교육업)
Q. 대학 졸업장이 직장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완두콩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4년제 대학에 편입했거든요. 전문대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은 직장에서 많은 제약을 받았어요. 예전 회사에서는 2년제 대학 졸업 직원들만 직무전환 대상이었고 승진도 어려웠습니다.
주냥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했는데 대졸자와 차별이 있다고 느낍니다. 실제 채용 단계를 보면 서류 접수부터 초대졸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라도 대학 졸업장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마루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꼭 대학을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학위를 위한 대학 과정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저 ‘남들이 가니까’ 대학에 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봐요.”
정클립
제가 다니는 공공기관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있으면 ‘6급 갑’, 고졸이면 ‘6급 을’로 입사하는데 6급 을도 4년이 지나면 6급 갑으로 승진해요. 또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에는 이력서에 출신 대학을 적지 않아요.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려면 대학 졸업장이 필요할 수 있지만 입사한 이후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Q. 학벌보다 더 중요한 능력이나 경험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나요?
디미
“비판적 사고를 할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본주의사회 구조나 권력관계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 광고나 뉴스에 휘둘리지 않고 잘 선별해내는 능력 같은 거요. 우리 사회는 여전히 학벌 중심의 줄세우기 문화가 강하지만 인구도 줄고 사회 구조도 바뀌는 만큼 언젠가는 그 틀도 무너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중력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해요.”
완두콩
실무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주변엔 고졸인데 입사 후 3~4년 만에 업무를 장악해서 대졸 신입보다 훨씬 실력 있는 사람이 꽤 있었어요. 하지만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이 늦거나 승진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아요. 대학 졸업장이 아닌 실제 직무 능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맥모닝불여일견
실무 경험과 전문 분야에 대한 준비된 태도가 학벌보다 더 중요해요. 얼마나 성실하게 준비해왔는지 함께 일을 해보면 알겠더라고요. 자격증 취득이나 실습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의지와 역량을 보여주는 것도 학벌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대학 진학 대신 직업교육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나루
실습이 중요한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직업교육 프로그램은 실제 현장과 연결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정작 배운 이론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몰라 답답했던 적이 있어요. 직무 체험 중심 교육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양양
“저는 특성화고를 나왔는데 졸업 전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냉혹한 현실을 많이 겪었어요. 실습생은 정규직 전환 없이 값싼 인건비로만 쓰고, 일하다 다쳤을 때는 학교와 회사가 서로 책임을 미루기 바빴거든요.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직업교육은 사람을 소모시키는 구조예요.”
인사로도
“직업교육은 단지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이어야 해요. 지금의 직업교육은 너무 자격증 중심인 것 같아요. 직무에 대한 이해와 자세 등 입체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교육 설계가 바뀌어야 해요.”
주냥
자격증 취득이나 고졸 취업 장학금 같은 금전적 지원 제도는 꽤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문제는 현재의 직업교육이 자격증 취득률, 취업률처럼 눈에 보이는 수치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직업교육도 대학처럼 개인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워주는 방식으로 변화했으면 좋겠어요.
*어피티는 MZ 맞춤형 경제 콘텐츠를 뉴스레터에 담아 매일 아침 50만 구독자에게 보내는 MZ세대 대표 경제 미디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