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자 압력입니다.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 놓고 살다 그 자리를 온전히 아이에게 내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서 오는 갈등, 그리고 충만함은 엄마만이 누릴 수 있는 감정입니다. 이정윤의 ‘on the edge(경계에 서서)’는 초보엄마의 심정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아기코끼리는 출근하는 엄마의 꼬리를 붙잡고 뒤로 버팅깁니다. 아침마다 아이를 떼어놓고 출근하는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장면입니다. 육중한 몸매를 뾰족한 하이힐에 구겨넣은 채 살아가는 하루는 고달프기 그지없습니다. 집에 두고 온 아이의 모습도 눈에 밟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녀는 하루 종일 일과 육아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엄마코끼리의 모습을 절반만 보여준 이유도 그녀의 마음이 두 세계에 걸쳐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이고 싶지만 무리에 속하기를 바라고, 변화를 원하지만 안정감이 좋고, 나아가고 싶지만 멈추는 것을 희구할 때 우리 모두는 경계에 서 있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똑같은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됩니다.
조정육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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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