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_IMAGE]1,original,left[/SET_IMAGE]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17대 총선이 치러졌다. 17대 총선에서 드러난 유권자의 표심은 낡은 정치의 청산과 새로운 정치의 요구였다. 그 결과 ‘의회권력의 교체’가 이뤄졌다. 의회권력을 독점해 왔던 보수세력이 위축되어 헌정사상 처음으로 개혁추진세력이 과반수를 차지했고, 진보정당이 43년 만에 원내에 진출했다. 남성 중심의 정치구조에 균열이 일어나 정치적 약자였던 여성의 의회 진출이 확대되었다. 한국정치를 썩게 만들었던 돈의 위력도 많이 줄어들었다.
국민의 정부 5년 내내, 그리고 참여정부 1년 동안 여당은 소수정당이었다. 국민의 정부 때 국민회의는 자민련과 손잡아 원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자민련의 보수성 때문에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었다. 참여정부에서도 소수파 정부·여당의 개혁 노력은 번번이 좌절되었다.
이제 여당이 1988년 이후 16년 만에 원내 과반수를 차지했고, 야당 가운데 민주노동당과 새천년민주당의 성향도 개혁적이므로 개혁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개혁의 성공에 가장 필요한 조건은 크게 개혁의 청사진, 개혁의 사령탑, 국민의 지지 등 세 가지다. 시대정신이 개혁이고 많은 국민이 개혁을 지지하더라도 개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편함이나 고통까지 국민이 다 참아주지는 않는다. 잘못된 구조에서 고통받던 국민은 개혁의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잘못된 구조에서 이익을 누렸던 국민이나 아무런 손익이 없다고 느끼는 국민은 개혁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국민을 설득해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혁의 청사진을 보여주어야 한다.
개혁을 누가 끌고 나가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의 정부가 추진했던 개혁이 좌절된 까닭은 개혁의 사령탑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소수 정파였던 김대중 정부는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자민련과 손잡았고, 국민통합을 위해 보수세력을 많이 포섭했다. 그러다 보니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었고 심지어 개혁의 대상이 개혁의 칼을 휘두르는 경우도 생겨났다. 개혁이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상황, 개혁의 소리는 높지만 실제로는 곳곳에서 발목이 잡힌 상황이 ‘개혁 피로감’으로 나타났고,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 문제가 드러나면서 개혁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개혁의 드림팀’을 만들어야 한다. 당·정·청은 개혁을 기준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과거의 경력이나 대통령과의 친소관계, 선거에서의 공헌도 등이 아니라 개혁의 의지와 개혁 추진 능력, 도덕성 등이 인사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17대 총선의 화두는 변화와 개혁이다. 다시 말하면 개혁만이 살 길이다. 개혁에 실패한다면 우리 사회에 앞날은 없다.
노무현 시대는 문민 과도기인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시대를 마무리짓고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어가야 한다. 문민 과도기에 민주주의가 확대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권위주의 시절에 일어났던 권력의 오·남용은 물론 일제 식민통치의 잔재도 아직 남아 있다. 17대 국회와 참여정부가 역사의 찌꺼기, 야만과 광기의 역사를 청산하고 개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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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